신학기 소비도 양극화...“비싼 가방은 백화점서” vs “소모성 학용품은 다이소에서”(르포)[K자 소비 올라탄 유통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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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방·가구는 백화점, 학용품은 다이소
"오래 쓸 물건은 비싸도 백화점서, 소모품은 다이소에서"
불황 속 '중간 실종' 트렌드
"초고가·초저가 타깃 명확히 해야"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의 한 다이소 지점의 모습 (황민주 기자 minchu@)

신학기를 맞은 학부모들의 소비 지형도가 극명하게 갈리고 있다. 오래 쓸 가방과 가구는 백화점에서 고가 브랜드를 고집하는 반면, 금방 쓰는 학용품은 다이소 등 초저가 매장에서 해결하는 ‘선택적 양극화’ 현상이 뚜렷했다.

20일 오후 1시30분경 찾은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 ‘더현대 서울’. 매장은 아이를 데리고 온 부모들로 북적였다. 사람들은 분주히 움직였다. 부모들은 아이들과 함께 물건을 골랐다.

11살 자녀를 둔 우병우(41) 씨도 백화점을 방문했다. 그는 “이사를 준비 중인데 마침 신학기이기도 해서 필요한 가구와 물품을 한 곳(백화점)에서 사서 포인트를 적립하려고 한다”고 말하며 방문 이유를 설명했다.

우 씨는 평소 아이 학용품을 살 때는 다이소를 더 자주 이용한다고 했다. 그는 "(학용품은) 소모품이기도 하고 품질 면에서 크게 차이를 못 느낀다"고 덧붙였다. 다만 그는 “가방이나 의류, 가구 같은 것들은 백화점에서 주로 산다”고 말하며 “가격대가 있더라도 오래 쓰기 위해 품질을 고려하다보니 아무래도 그렇다”고 말했다.

18세 도예은 씨도 백화점에서 동생 장난감을 샀다. 도 씨는 "지방에서 놀러왔는데 그 김에 동생이 좋아하는 레고를 샀다"고 말했다. 도 씨가 산 레고는 백화점이나 종합 쇼핑몰에서만 판매하는 제품이었다. 그는 물건 종류에 따라 구매처를 나눴다.

도 씨는 "가방이나 옷을 살 때는 백화점 이용한다. 다양한 브랜드와 눈으로 확인하고 사는 게 믿음직스럽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어 그는 "필기구나 생활 용품은 저렴한 다이소를 종종 이용한다“고도 덧붙였다.

오후 2시 반 영등포구의 한 다이소 매장으로 이동했다. 매장 안에는 계산을 기다리는 줄이 길게 늘어섰다. 구역마다 이것저것 구경하는 사람들이 많았다.

화이트보드와 마카펜을 고르던 37세 홍 모씨를 만났다. 홍 씨는 “다이소가 접근성이 좋고 싸서 자주온다”고 밝혔다.

홍 씨 역시 의류나 식품은 다른 곳에서 샀다. 홍 씨는 "식품이나 옷 살 때는 백화점 이용해요. 더현대나 IFC몰 자주가요"라고 말하며 다이소 의류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 그는 “의류는 아무래도 품질을 잘 모르겠고 디자인도 제한되어 있어서 사기가 망설여진다”고 평가했다.

전문가는 이런 현상의 원인을 경제 상황으로 분석했다. 김시월 건국대학교 소비자학과 교수는 "최근 소비자는 단순히 소득 수준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제품의 가치에 따라 지갑을 여는 기준을 달리하는 '평균 실종' 현상을 보인다"며 "오래 쓰는 고관여 제품에는 아낌없이 투자하고, 자주 교체하는 저관여 제품은 극강의 가성비를 따지는 합리적 양극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이어 그는 “기업들도 이에 맞춰 전략을 수정해야 한다. 어중간한 중저가 상품으로는 살아남기 힘들다”고 말하며 “가성비와 고급화 중 타깃을 명확히 설정해야 한다. 1+1 행사나 사은품 증정 등 맞춤형 혜택과 브랜드 간 컬래버 상품을 내놓는 것도 기업에 유리한 전략”이라고 조언했다.

▲지난달 28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더현대백화점 매장의 모습 (황민주 기자 minchu@)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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