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정명령·과징금 의견 제시…피심인들, 8주 내 방어권 보장

공정거래위원회가 '밀가루 담합 의혹 사건'에 대한 심의 절차에 본격 착수했다. 이번 담합으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이 약 5조8000억 원으로 산정된 가운데 현행 공정거래법상 해당 매출액의 최대 20%까지 과징금 부과가 가능하다.
공정위는 7개 밀가루 제조·판매사업자(피심인)에게 심사관이 조사한 행위사실과 위법성, 조치의견을 담은 심사보고서를 지난 19일 송부하고 이를 위원회에 제출해 전원회의 심의를 개시했다고 20일 밝혔다. 피심인은 대선제분, 대한제분, 사조동아원, 삼양사, 삼화제분, CJ제일제당, 한탑 등이다.
심사관은 민생물가 안정을 위한 담합 근절 조치의 일환으로 지난해 10월부터 이달까지 넉 달가량 사건을 조사했다. 심사관은 라면·제빵·제과사 등 대형 수요처와 직거래하는 국내 밀가루 B2B 판매시장에서 2024년 기준 88%의 점유율을 차지하는 피심인들이 약 6년간 판매가격과 물량을 사전에 합의·배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심사관은 이 사건 담합행위로 영향을 받은 관련 매출액을 약 5조8000억 원으로 산정했다. 공정거래법에 따르면 담합행위에 대해 관련 매출액의 최대 20% 범위에서 과징금을 부과할 수 있다. 최종 과징금 규모는 전원회의 심의를 거쳐 확정된다. 심사관은 해당 행위를 공정거래법(가격담합 및 물량배분 담합)을 위반하는 중대한 위법행위로 보고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의견을 제시했다.
아울러 심사보고서에는 각 제분사가 자발적으로 가격을 다시 정하도록 가격 재결정 명령을 내려달라는 의견도 포함됐다. 가격 재결정 명령이 내려질 경우 2006년 이후 20년 만이다. 유성욱 공정위 조사관리관은 이날 브리핑에서 "민생과 밀접한 품목에는 실효적인 행위가 필요하다는 판단에서 적극적으로 경쟁을 회복하는 조치로서 가격 재결정 명령을 (심사보고서에) 포함시켰다"고 설명했다.
피심인들은 심사보고서 수령일로부터 8주 이내 서면 의견을 제출할 수 있으며 증거자료 열람·복사 등 방어권을 보장받는다.
공정위는 밀가루 담합 사건이 민생물가와 직결된다는 점을 고려해 법령에 규정된 피심인 방어권 보장 절차가 종료되는 대로 최대한 신속하게 위원회를 개최하여 최종 판단을 내릴 계획이다.
공정위 관계자는 "공정위는 자유롭고 공정한 시장질서 유지를 책임지는 주무부처로서 시장경제 발전을 저해하는 암적 존재인 담합을 비롯한 불공정행위를 근절하기 위한 노력을 앞장서서 추진할 것"이라며 "특히 민생에 피해를 주는 불공정행위에 대해서는 예외 없이 법과 원칙에 따른 엄정한 법 집행이 신속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하는 방안도 적극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이 과정에서 공정위를 중심으로 범부처 총력 대응이 이뤄지도록 관계부처와 긴밀히 협력해 나갈 것"이라며 "이를 통한 민생경제의 회복과 물가 안정 성과를 국민이 체감할 수 있도록 지속해서 노력하겠다"고 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