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10.15 대책 등 부동산 규제 영향에 증가폭 ↓
4분기 판매신용, 연말 카드결제액 증가에 증가폭 커져

지난해 4분기 국내 가계빚 잔액이 1980조 원에 육박하며 또다시 역대 최대치를 갈아치웠다. 정부의 6.27, 10.5 대책 등 부동산 정책 영향으로 은행권을 중심으로 한 가계대출 잔액 증가폭이 축소됐지만 상호금융기관 등 비은행권 가계대출 규모가 커진 데다 연말 카드사용액이 늘면서 판매신용 규모가 확대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20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5년 4분기 가계신용(잠정)'에 따르면 4분기 말 가계신용 잔액은 전분기 말보다 14조 원 증가한 1978조8000억 원으로 집계됐다. 가계신용은 금융권 전체 가계대출과 더불어 카드사와 백화점, 자동차 등의 판매신용(일시불+할부)을 더한 액수다.
우선 가계신용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가계대출 잔액은 4분기 기준 1852조7000억 원으로 직전 분기보다 11조1000억 원 늘었다. 이는 전분기 증가폭(+11조9000억 원)과 비교해 소폭 둔화한 것이다. 1년 전부터 줄곧 증가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계대출은 2분기(+23조5000억 원) 급등한 뒤 증가 흐름이 둔화한 모습이다.

가계대출을 유형별로 보면 4분기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규모가 1170조6000억 원으로 전기 대비 7조3000억 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2분기 이후 3분기 연속 증가폭이 축소된 것이다. 브리핑에 나선 이혜영 한은 경제통계1국 팀장은 "가계대출 증가폭 축소는 정부의 부동산 정책 등에 기인한 측면이 크다"며 "정부가 4분기 발표한 10.15 대책에는 서울과 경기도 12개 지역을 중심으로 한 조정대상지역·투기과열지구·토지거래허가구역 추가 지정 내용이 담겼고 주택가격에 따른 주담대 여신한도 차등화 등도 포함돼 있다"고 설명했다.
반면 신용대출과 마이너스 통장 등을 포함한 기타대출의 경우 전분기 대비 3조8000억 원 늘어난 682조1000억 원으로 증가 전환했다. 한은은 기타대출 증가 역시 정부가 3분기 시행한 6.27 대책 등 영향이 컸다고 봤다. 앞서 6.27 대책을 통해 신용대출 한도를 차주별 연소득 이내로 제한하면서 3분기 중 감소한 기타대출이 4분기 중 반등하는 기저효과가 나타났다는 것이다. 여기에 훈풍이 불었던 증권시장으로의 자금 이동 가능성도 제기됐다.
이 팀장은 "기타대출 취급 금융기관을 보면 보험사(보험약관대출)가 증가 전환했고 카드사(카드론) 감소폭도 축소됐다"며 "해당 자금이 어떤 용도로 사용됐는지 여부는 파악하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도 "3분기 중 카드론을 포함한 신용대출을 연소득 이내로 제한을 뒀기 때문에 그에 따른 기저효과도 있을 것이고 기타대출 자금이 주식투자에 사용됐을 가능성도 배제하긴 어렵다"고 답변했다.
4분기 카드결제 등을 통한 판매신용 잔액 규모는 전분기 대비 2조8000억원 늘어난 126조 원으로 집계됐다. 계엄과 탄핵 이슈가 한창이던 지난해 1분기 192조 원으로 감소하던 개인카드 이용액 규모는 △2분기 196조9000억 원 △3분기 203조2000억 원 △4분기 204조3000억 원으로 꾸준히 상승하고 있다.
가계신용을 취급기관별로 보면 예금은행(1009조8000억원)과 비은행예금취급기관(316조8000억원)이 각각 6조 원, 4조1000억 원 가량 증가한 것으로 파악됐다. 예금은행은 주담대 상품 축소로 가계신용 증가폭이 둔화된 반면, 비은행의 경우 주담대 취급을 늘리면서 규모가 커졌다. 이 팀장은 "상호금융기관을 중심으로 연말 주담대 상품을 늘린 것으로 파악된다"며 "연말을 맞아 은행들이 총량규제에 대응한 대출 관리에 나서면서 비은행으로 이동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2025년 연간 가계신용 규모는 전년 대비 56조1000억 원(2.9%)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연간 가계신용 증가폭은 2022년(0.2% ↑) 이후 꾸준히 확대되고 있다. 이에대해 이 팀장은 "연간 가계신용 동향을 보면 주담대가 정책대출 중심으로 축소된 반면 증권사 신용공여가 늘면서 기타대출이 증가 전환했다"며 "판매신용 역시 증가폭이 커지면서 연간 증가폭이 전년 대비 확대됐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