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35.8%·안양 30.4%·과천 28.1%↑

이재명 대통령이 연일 다주택자를 향한 강력한 경고 메시지를 쏟아내면서 서울 강남권에 이어 경기 주요 상급지를 중심으로 매물이 늘어나고 있다.
19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이 대통령이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 방침을 밝히며 부동산 문제에 관해 SNS를 통해 본격적인 언급을 시작한 지난달 23일 이후 경기도 아파트 매물은 16만 4845건으로 1.4% 증가했다.
경기 전체 변화는 크지 않지만 소위 '상급지'로 분류되는 선호 지역은 달랐다. 성남시 분당구는 약 한 달 사이 매물이 2002건에서 2719건으로 무려 35.8% 폭증하며 도내 증가율 1위를 기록했다. 이어 안양시 동안구(30.4%), 과천시(28.1%), 성남시 수정구(22.6%), 용인시 수지구(22.2%) 순으로 매물이 무더기로 쏟아지고 있다. 하남(17.4%), 광명(15.5%), 의왕(12.5%) 등 이른바 경기도 내 '준강남' 지역들도 일제히 두 자릿수 증가율을 기록하며 매물 던지기 행렬에 가세했다. 실제 현장에서는 경기권 대장주로 꼽히는 과천위버필드 전용면적 매물이 최근 21억2000만 원에 급매로 나오는 등 하락 압력이 거세지는 모양새다.
안양시 동안구 호계동의 A 공인중개사는 "설 전후로 매도를 결정한 물건이 더 나올 것 같은데 이달 말까지는 지켜봐야 한다"며 "가격을 많이 싸게 내놓지는 않고 시세대로 내놓는 상황"이고 말했다. 성남시 분당구 정자동에 있는 B 공인중개사는 "요즘 들어 평소보다 더 나오고 있는데 급매는 많지 않다"고 설명했다.
다주택자에 대한 이 대통령의 압박이 지속되면서 시장이 반응하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 대통령은 연휴 기간에도 다주택자에 대한 문제 제기를 이어갔다. 이 대통령은 전날(18일) 엑스(X·옛 트위터)에 올린 글에서 "법과 제도를 관할하는 정치는 입법·행정 과정에서 규제·세금·금융 제도 등을 통해 이익이 아니라 손해가 되게 만들어 다주택을 회피하게 해야 한다"며 "방법은 얼마든지 있고 국민은 정치인들에게 그럴 권한을 맡겼다"고 강조했다. 앞선 16일에도 "국가 정책으로 세제·금융·규제 등에서 다주택자들에게 부여한 부당한 특혜는 회수해야 할 뿐 아니라 다주택 보유로 만들어진 사회 문제에 대해 일정 정도 책임과 부담을 지우는 게 공정하고 상식에 부합한다"고 밝히며 다주택자를 향한 전방위적인 압박 의지를 분명히 했다.
경기도 핵심지역에서의 매도 물량은 앞으로 더 늘어날 가능성이 있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은 "단순히 양도세 중과 유예 종료뿐만 아니라 임대사업자에 대한 임대업 이자상환비율(RTI) 강화와 같은 대출 규제 시그널이 시장에 하방 압력을 가하고 있다"며 "당장 올해 보유세가 폭등하긴 어렵겠지만, 6월 지방선거 이후 7월 세제개편안이 보유세 강화로 가닥을 잡는다면 이는 매물 출회의 강력한 동력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히 분당·과천 등 경기권 상급지는 주택가격이 높아 대출 한도가 적기 때문에 매각에 시간이 걸릴 것을 우려해 조금 빨리 팔고 싶은 사람들이 매물을 내놓는 여지가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