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전 서사' 김길리…첫 멀티 메달리스트 등극

기사 듣기
00:00 / 00:00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한국 마지막 주자 김길리가 1위로 피니시라인을 통과하며 환호하고 있다. (연합뉴스)

"언니들에게 마음의 빚을 갚고 싶었다." 쇼트트랙 여자 대표팀 막내 김길리(성남시청)가 2026 밀라노·코르티나담페초 동계올림픽에서 끝내 약속을 지켰다.

김길리는 18일(현지시간) 이탈리아 밀라노 아이스스케이팅 아레나에서 열린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금메달을 확정지으며 한국 선수단의 첫 멀티 메달리스트로 이름을 올렸다. 앞서 여자 1000m에서 동메달을 따낸 데 이어 계주 금메달까지 보태며 이번 대회 두 번째 메달을 수확했다.

김길리는 결승선 두 바퀴를 남기고 직선 주로에서 인코스를 파고들어 선두를 달리던 이탈리아의 아리안나 폰타나를 제친 뒤 끝까지 선두를 지켜냈다. 마지막 코너에서는 두 손을 빙판에 짚다시피 하며 중심을 잡았고, 가장 먼저 결승선을 통과한 뒤 동료들에게 달려가 환호했다. 그는 경기 후 "거의 네 발로 타는 것처럼 안 넘어지려고 버텼다"며 "결승선을 통과하는 순간 언니들에게 달려가고 싶었다"고 말했다.

이번 금메달은 김길리에게 각별하다. 그는 2025 하얼빈 동계 아시안게임 여자 3000m 계주 결승에서 마지막 주자로 나서 1위를 달리다 중국 선수와 충돌해 넘어졌고, 대표팀은 메달 획득에 실패했다. 당시 막내였던 그는 공동취재구역에서 눈물을 쏟으며 "미안하다"는 말을 반복했다. 올림픽에서도 시련은 이어졌다. 혼성 2000m 계주 준결승에서 앞서 달리던 미국 선수가 넘어지며 그를 덮쳤고, 한국은 결승 진출에 실패했다.

그러나 김길리는 흔들리지 않았다. 여자 1000m에서 개인 첫 올림픽 메달을 따내며 분위기를 바꿨고, 계주에서 마침내 응어리를 풀어냈다. 생애 첫 올림픽 무대에서 두 개의 메달을 따낸 그는 단숨에 한국 쇼트트랙의 중심으로 올라섰다.

김길리는 이미 시니어 무대에서도 가능성을 증명해왔다.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서 열린 월드컵 1000m에서 성인 국제대회 첫 금메달을 따냈고, 월드컵 시리즈에서 꾸준히 메달을 쌓으며 세계 정상급 선수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주니어 시절 세계선수권 금메달을 거머쥔 데 이어 국가대표 선발전에서도 1위를 차지하며 태극마크를 달았다.

하얼빈의 눈물을 딛고 일어선 김길리는 21일 열리는 여자 1500m에서 이번 대회 세 번째 메달에 도전한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많이 본 뉴스
댓글
0 / 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