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 때만 쓰고, 고통의 시간엔 어디 있었나"…민주당, 김동연 경기도지사 집단 직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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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변인·현역의원·전직 부지사 연쇄 이탈…"셀프 화해·의리 실종·노선 이탈" 3중 포위망에 경기도정 사면초가

▲경기도청 (경기도)
선거 때는 총괄을 맡기고, 당선 후엔 등을 돌리고, 정치적 위기가 닥치자 다시 손을 내밀었다.

더불어민주당이 김동연 경기도지사의 4년 행보를 이 한 문장으로 압축하며 전방위 공세에 나섰다. 당의 공식 대변인, 현역 국회의원, 전직 경제부지사까지 당 안팎의 핵심 인사들이 연달아 공개 비판에 나서면서 '개인 불만' 수준을 넘어 '집단 심판'의 구도로 번지고 있다.

경기도정을 향한 포화는 '인간적 의리 실종', '셀프화해 정치쇼', '민주당 노선 이탈'이라는 세 방향에서 동시에 꽂혔다.

이재명 대통령의 경기도지사 재임 시절 비서관을 지낸 김지호 더불어민주당 대변인은 1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김동연 경기도지사님, 셀프 화해 프레임보다 먼저 인간적 도리가 우선입니다"라고 직격했다. 이 발언이 묵직한 이유는 발화 주체 때문이다. 당의 공식 대변인이, 이재명 대통령의 최측근 참모였던 인물이 현직 광역단체장을 향해 '인간적 도리'를 공개 요구한 것은 단순한 개인 소신을 훌쩍 넘는다.

김 대변인이 꺼내든 첫 번째 팩트는 '만남의 주도권'이었다. 그는 "이번 만남은 김용 전 부원장이 먼저 요청해 초청한 자리가 아니라, 김동연 지사가 직접 오겠다는 의사를 밝힌 것으로 알려졌다"며 "이를 마치 상대측이 손을 내민 것처럼 해석하거나 정치적 의미를 과도하게 부여하는 것은 균형을 잃은 접근"이라고 경계했다. 김 지사측이 먼저 손을 내밀어 놓고 '화해 시그널'인양 정치적으로 포장했다는 직격이었다.

더 날카로운 질문은 그 다음이었다. 김 대변인은 "김용 전 부원장이 억울한 옥고를 치르는 동안 과연 김 지사가 인간적 차원의 위로나 면회를 한 적이 있었는지 묻지 않을 수 없다"며 "동지적 관계와 인간적 신의가 우선이었다면, 그 시간에 보여줬어야 할 모습이 있지 않았겠나"라고 따져 물었다. 고통의 시간엔 침묵하다가 정치적 국면이 유리해지자 출판기념회장에 등장하는 것. 그 행보가 진정성인지, 계산인지를 당의 대변인이 공개 심문한 것이다.

김 대변인은 "정치는 계산일 수 있지만, 관계까지 계산이 돼서는 안 된다"며 "그간 충분히 정치적 맥락에서 활용됐다면 이제는 그만두는 것이 맞다"고 못박았다.

하루 앞선 17일, 한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고양을)도 같은 칼자루를 쥐었다. 한 의원은 페이스북에서 "김용 전 부원장의 변호사에 따르면 이번 북콘서트 참석은 김동연 지사 측의 요청으로 이뤄졌다"고 폭로한 뒤 "경기도지사 경선부터 김용 전 부원장이 김동연 캠프의 총괄책임자였다"고 환기했다. 이어 "이재명의 사람들이 대선 패배의 아픔도 추스르지 못한 채 김동연 후보의 승리를 위해 온 힘을 다했다"며 "그 동지들이 당선 후 도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직격했다.

"필요할 때는 총괄을 맡기고, 당선되고 나서는 거리를 두고, 다시 필요해지니 찾는 것이냐" 한 의원의 이 한 문장은 김동연 지사의 4년을 세 토막으로 해부한 것이었다. 그는 "이건 정치적 도의는커녕 인간적 예의도 아니고 사람을 수단으로 삼는 일"이라고 규정한 뒤 "동지는 정치적 장식이 아니다. 필요할 때 쓰고 버리는 대상은 더더욱 아니다"라고 쐐기를 박았다.

임윤태 전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부의장도 같은 날 "김동연 지사 측에서 참여를 요청해 수용했는데, 마치 정치적인 화해 운운하며 이용하는 데 대해 참으로 안타깝고 개탄스럽다"며 가세했다. 당 대변인·현역 의원·전직 당직자가 동일한 팩트를 근거로 같은 날 일제히 포문을 열었다는 사실은 단순한 우연으로 읽기 어렵다.

비판의 불씨는 사실 더 이른 시점에 지펴졌다. 김지호 대변인은 16일에도 "사과보다 먼저 계승과 방향에 대한 분명한 설명이 필요하다"며 수원 집중 공공기관 20여개의 분산 이전 이행 현황, 전국적 광역통합 흐름에 역행하는 경기분도 구상, 전임 도정 '색깔 지우기' 논란을 조목조목 추궁했다. 당의 공식 대변인이 현직 광역단체장을 향해 정책 이행을 공개 심문한 것 자체가 이례적 장면이었다.

사태의 뿌리는 1월로 거슬러 올라간다. 염태영 더불어민주당 의원(수원무)은 1월 12일 SNS에 "'기회소득'은 민주당의 길이 아니다"라며 사실상의 결별을 선언했다. 경기도지사직 인수위원회 공동위원장·도정자문위원장·경제부지사를 차례로 역임하며 4년간 김동연 도정의 핵심 동력이었던 인물의 공개 이탈이었다.

염 의원은 경기도의회 예산심의에서 청년기본소득 예산 614억 원이 전액 삭감될 당시 김 지사가 침묵하며 기회소득 증액에만 총력을 기울였다고 지적했다. 나아가 이명박·박근혜 정부 시절 기획재정부 고위 관료로 활동하던 김 지사의 사진까지 직접 게시하며 "걸어온 길이 다르고, 가치와 철학이 다르다. 민주당과의 어색한 동행을 멈추는 것이 맞지 않겠느냐"고 공개 통보했다.

앞서 김동연 지사는 최근 유튜브에 두 차례 출연해 "당원들과 일체감에 부족한 점이 있었다"며 고개를 숙였다. 그러나 사과로 봉합할 수 있는 국면은 이미 지났다는 것이 당내 중론으로 굳어지는 분위기다. 이재명 대통령의 전직 비서관 출신 당 대변인, 현역 국회의원, 전직 경제부지사가 나란히 겨눈 화살이 단일한 방향을 가리킨다. 정책 연속성과 인간적 도리, 두 가지 모두에 대한 답을 지금 당장 내놓으라는 것이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20일 수원 경기아트센터에서 열리는 김용 전 부원장의 출판기념회에 참석할 예정이다. 김 전 부원장은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1·2심 유죄 판결을 받고 보석 석방 중이며, 저서 '대통령의 쓸모-김용이 기록한 이재명의 시간' 홍보 행사를 이어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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