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 고충 시인…“규정 준수 위한 추가 인력 고용사례”
기본 관세 유지하되 파생상품 손볼 듯
가전·자동차 부품 등 혜택 기대

미국이 철강과 알루미늄 파생상품에 부과하던 관세 적용방식을 조정해 기업들의 부담을 더는 방안을 검토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17일(현지시간)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는 CNBC방송 인터뷰에서 “규정 준수를 위해 관세 적용 방식을 조정하는 게 필요할 수 있다”고 말했다.
그리어 대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철강과 알루미늄 관세는 엄청난 성공을 거뒀다”면서도 관세로 인해 셈법이 복잡해진 기업들의 고충을 시인했다. 그는 “규정 준수를 위해 추가 인력을 고용해야 했던 기업들의 사례를 들어본 적 있다”며 “그러나 직원들이 숫자 세기에 너무 많은 시간을 쏟아 회사를 제대로 운영하지 못하게 하려던 것은 아니었다”고 설명했다.
미국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기본 관세는 유지하기로 했다. 그리어 대표는 “해당 관세들은 분명히 올바른 방향으로 가고 있고 그대로 유지될 것”이라고 거듭 강조했다.
그리어 대표의 발언을 고려하면 미국 정부는 철강과 알루미늄이 함유된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 적용방식(분류·계산·범위)을 손볼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미국은 지난해 8월 철강과 알루미늄에 부과한 관세 50%를 407개 품목으로 확대 적용한 상태다. 이로 인해 기업들은 자사 판매 제품에 함유된 철강과 알루미늄을 계산해 관세를 가늠해야 하는 어려움을 겪고 있다. 트럼프 정부가 적용 대상을 줄인다면 한국 기업을 비롯해 미국에 철강과 알루미늄 파생제품을 판매하는 기업들의 부담을 덜 수 있다. 대표 파생제품은 냉장고와 세탁기 등 가전제품과 자동차 부품, 변압기 등이 있다.

애초 미국 정부 관계자들은 철강과 알루미늄에 대한 관세가 중국의 과잉생산 능력을 겨냥한 것이라고 밝혀왔다. 그러나 결과적으로는 한국과 캐나다, 멕시코, 유럽연합(EU) 등 다른 무역 파트너들에 큰 타격을 입혔다.
관세 계산이 어렵다는 기업들의 불평 외에도 EU의 인하 요구, 생활비 상승에 대한 미국인들의 불만 등이 트럼프 정부가 관세 적용 방식을 조정하려는 배경으로 꼽힌다고 블룸버그통신은 분석했다. 그중에서도 미국 유권자들의 불만은 11월 중간선거를 앞둔 트럼프 대통령에게 큰 위험 요소가 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각종 여론조사의 경제 분야에서 낮은 지지율을 기록했다. 이달 열린 텍사스 주의회 상원의원 보궐선거도 민주당에 내줬다. 해당 선거구는 트럼프 대통령이 1년 전 대통령선거 당시 17%포인트(p) 차로 압승했을 정도로 공화당 텃밭이었다.
관세로 경기가 어려워졌다는 자국민의 인식이 커지자 트럼프 대통령도 변화를 꾀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블룸버그는 “현 상황은 11월 중간선거에서 공화당의 의회 장악력을 위협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