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일 용인시장 "與 중진의원들의 반도체 팹 탈취 공언, 국익 훼손하는 무지의 소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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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정훈·안호영 의원 잇단 '용인 팹 이전' 선언에 정면 반박…"반도체는 집적과 생태계가 생명, 국회의원 시선은 지역 넘어 나라에 미쳐야" 일갈

▲이상일 용인시장이 페이스북을 통해 여당 3선 중진 의원들의 용인 반도체 팹 이전 발언을 정면 반박하고 있다. 이 시장은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의 '집적'과 '생태계'를 강조하며 "국회의원의 시선은 지역을 넘어 나라 전체에 미쳐야 한다"고 일갈했다. 게시글 하단에는 신정훈 의원(전남 나주화순·국회 행정안전위원장)과 안호영 의원(전북·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의 페이스북 원문이 함께 첨부돼 있어, 팩트에 기반한 조목조목 반박의 근거를 시민들에게 공개한 점이 눈에 띈다. (이상일)
이상일 용인시장이 여당 3선 중진 국회의원 두 명의 잇단 '용인 반도체 팹(Fab) 탈취' 공언에 대해 "국가전략산업에 대한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며 정면 반박에 나섰다.

이 시장은 반도체 산업의 본질인 '집적'과 '생태계'를 정면 부정하는 발언이 국회 상임위원장급에서 터져 나오는 현실을 직시하며, 국익 수호 차원에서 거침없는 고언을 쏟아냈다.

이 시장은 16일 페이스북을 통해 "이번에는 전남에서"라며 운을 뗐다. 신정훈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3선·전남 나주화순·국회 행정안전위원장)이 13일 페이스북에 "삼성과 SK의 2단계 반도체 공정을 용인이 아닌 전남광주통합특별시로 불러오겠다"고 호언한 데 대한 즉각 대응이다.

이 시장은 신 의원의 발언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신 의원이 "정치력으로 정부를 설득하고 반도체 공정을 유치하겠다"고 장담한 것에 대해 이 시장은 "국가전략산업인 반도체에서 '집적'과 '생태계'를 강조하는 이유가 무엇인지, 국책사업으로 용인에서 진행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반도체 투자 프로젝트가 국익과 국가경쟁력 측면에서 얼마나 중요한지 국정운영 책임을 진 여당 정치인들이 도무지 모르는 것 같다"고 꼬집었다.

앞서 안호영 더불어민주당 국회의원(3선·전북·국회 기후에너지환경노동위원장)도 페이스북에서 용인 반도체 메가팹의 전북 유치가 '30년 만의 퀀텀점프 기회'라고 주장한 바 있다. 전북에 이어 전남까지, 여당 상임위원장급 3선 의원 두 명이 나란히 국책사업 해체를 공론화한 셈이다.

이 시장은 "지역의 미래 먹거리를 발굴하겠다는 것은 좋으나 그것이 용인반도체 팹 '탈취'라고 생각한다면 오산일 뿐 아니라 무지를 드러내는 것"이라고 일축했다. 용인시 이동·남사읍에는 삼성전자의 첨단시스템 반도체 국가산단(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이, 원삼면에는 SK하이닉스의 용인반도체클러스터 일반산단(국가첨단전략산업특화단지)이 조성되고 있다. 글로벌 반도체 패권전쟁이 나노미터 단위 속도전으로 치닫는 상황에서 생산라인을 분산 이전하자는 발상은 산업의 근간을 흔드는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 시장의 비판은 여당 중진들에 대한 고언으로 이어졌다. "국회의원의 시선은 지역뿐 아니라 나라 전체에까지 미쳐야 한다"며 "지역의 표만 바라보면서 지역에 함몰돼 있지 말고 사고와 인식의 지평을 나라로 넓혀서 국익에 보탬이 될 이성적인 행동을 하라"고 안호영·신정훈 의원에게 직언했다.

이 시장은 용인지역 여당 인사들의 침묵에도 날을 세웠다. 신정훈 의원과 안호영 의원이 공개적으로 팹 탈취를 선언하고 있는데도 용인의 여당은 잠자코 있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속도전의 세계에서 치열하게 경쟁해야 하는 대한민국 반도체 산업의 발목을 잡는 논란을 더 이상 일으키지 말라, 국익에 손상을 주는 언행을 자제하라고 질책하거나 충고할 만한데도 그랬다는 이야기는 들리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총리실 산하 사회대개혁위원회가 26일 부산에서 열리는 '광장시민과 함께하는 정책토론마당'에 '용인반도체 국가산단 타당성 검토'를 의제로 올린 데 대해서도 이 시장은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확정된 국책사업의 타당성을 '광장시민' 입을 빌려 재검토하겠다는 의도가 노골적인데도 용인 여당 인사들이 역시 조용하다는 것이다.

이 시장은 "평소 '우리 모두 용인당'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는 이들이 용인 반도체 프로젝트를 난도질하려는 여당 일각과 총리실 기구의 움직임에 대해 취하는 태도를 보고 용인과 나라를 걱정하는 시민들이 어떻게 생각할 것인지 묻지 않아도 알 듯하다"며 글을 맺었다.

이상일 시장의 이번 발언은 단순한 지역 수장의 항의를 넘어 국가 반도체 전략의 일관성과 정치권의 책임을 정면에서 묻는 것으로, 용인시민은 물론 대한민국 반도체산업의 미래를 우려하는 국민적 공감대를 이끌어 낼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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