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통령 지적에 금융당국 점검 착수⋯‘다주택자 대출 연장’ 제한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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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 대통령, ‘다주택자 대출연장 혜택’ 지적⋯임대사업자 겨냥 해석
임대사업자 대출 1년마다 갱신⋯실태 조사 후 연장 제한 등 검토

(금융위원회)

이재명 대통령이 다주택자의 관행적인 대출 연장을 지적하자 금융당국이 시중은행과 실태 조사에 나섰다. 당국은 다주택자들의 대출 현황을 파악한 뒤 대출 만기 연장 제한 검토 등에 착수할 것으로 보인다.

금융위원회는 13일 “다주택자 대출이 관행적으로 연장되는 실태와 개선 필요 사항을 면밀히 살펴보고 신속하게 조치하겠다”며 “오늘 전 금융권 점검 회의를 개최하겠다”고 밝혔다.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금융 혜택의 형평성 문제를 언급한 데 따른 후속 조치다.

이 대통령은 이날 엑스(옛 트위터)를 통해 “다주택자들의 기존 대출은 만기가 되면 어떻게 처리해야 하나”라며 “집값 안정이라는 국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자가 주거용 아닌 투자·투기용 다주택 취득에 금융 혜택까지 주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어 “양도세까지 깎아주며 수년간 기회를 주었는데도 다주택을 해소하지 않고 버틴 다주택자들에게 대출 만기가 되었는데 그들에게만 대출 연장 혜택을 추가로 주는 것이 공정한가”라며 “규칙을 지키고 사회질서를 존중한 사람들이 부당한 이익을 노리고 규칙을 어긴 사람들보다 불이익을 입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금융권은 이 대통령의 발언이 주거용 임대사업자를 겨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개인대출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은 20~30년 만기의 원리금 분할상환 구조다. 원금을 나눠 갚아나가는 방식이기 때문에 사실상 연장이라는 단어가 어울리는 상품이 아니다.

다만 임대사업자 대출의 경우 사업자의 현금 흐름에 따라 1년마다 대출 연장이 가능하다. 한 은행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시설자금 대출이라고 해서 1년 단위로 연장할 수 있다”며 “주거용으로 해도 은행 기업대출로 보면 비중이 매우 낮지, 다주택자에 대한 경고성으로 임대사업자를 저격한 듯하다”고 말했다.

국민·신한·하나·우리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주거용 임대사업자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총 15조1777억원으로, 전체 부동산 임대사업자 대출(178조4395억원)의 8.5% 수준이다. 이 대통령은 이날 추가로 엑스에 ‘서울 임대사업자 아파트 15%가 강남 3구에 몰려 있다’는 내용의 기사를 공유하기도 했다.

현재 금융당국은 수도권·규제지역에서 주택을 사들일 때 주담대 최대한도를 6억원으로 제한하고 있다. 앞서 지난해 6·27대책에 따라 수도권·규제지역 내 다주택자에 대한 신규 주담대와 생활안정자금 주담대는 엄격하게 금지되고 있다.

또 9·7대책으로 수도권·규제지역 내 주택을 담보로 하는 주택매매·임대사업자 대출(매입 임대사업자 대출)도 막혔지만, 임대주택 공급 위축 등의 부작용 발생 가능성을 감안해 주택을 신규 건설해 공급하는 경우 등 일부 예외를 허용하고 있다.

금융위는 다주택자들의 대출 현황과 만기 구조 등을 파악한 뒤 대출 연장 제한 방안 등을 검토할 전망이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우선 은행별 실태를 살펴보고 개선 방안을 마련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사업자 대출을 할 때 주거용에 대해선 LTV(주택담보대출비율)나 RTI(임대업 이자상환비율) 기준 강화 등 방법이 있을 듯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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