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늘 가는 데 실 간다…반도체 소부장으로 번지는 ‘업사이드’ [섹터 인사이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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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도체 슈퍼사이클과 함께 반도체 소부장의 강세가 기대되고 있다. (출처=구글 노트북LM)

반도체 업황이 개선 국면으로 진입할수록 주가 모멘텀은 자연스럽게 밸류체인의 ‘다음 고리’로 확산한다. 완제품(메모리·파운드리)에서 시작된 기대가 소재·부품·장비(소부장)로 이어지는 구조다.

1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KRX반도체 지수는 9239.16으로 0.32% 상승했다. 코스피 대비 성과는 낮았지만, 업종 지수 자체가 플러스여서 공정·밸류체인 내에서 강약이 갈린 장세로 해석된다.

KRX반도체 구성 종목 중 상승 종목이 11개, 하락 24개로 하락 우위를 보였다. 다만 지수 상단을 차지하는 대형주의 완만한 오름세와 개별 소부장 종목의 변동성이 동시에 나타나며 지수 탄력은 제한됐다. 구성 종목의 합산 시가총액은 1801조8227억 원이다. 전날까진 상승 종목이 우위를 보였으나 연휴 전 조정 국면에 들어갔다.

최근 시장이 주목하는 지점은 첨단 패키징(Advanced Packaging)과 미세 공정의 동시 확대다. 공정 난이도가 올라갈수록 투입되는 장비와 소재의 종류가 늘고, 공정별 스펙이 상향되면서 고부가 제품의 비중이 커진다.

첨단 패키징은 특히 AI 반도체 시대에 ‘병목 구간’이 되기 쉽다. 연산 성능을 끌어올리는 방식이 단순히 칩을 키우는 방향에서 HBM과의 결합, 칩렛(Chiplet) 기반 패키징으로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과정에서 후공정 장비의 중요도가 커지고, 생산능력(CAPA)과 장비 기술 격차가 곧바로 실적 격차로 연결된다. 후공정 장비가 단순한 ‘증설 수혜’가 아니라, 생산성·수율을 좌우하는 핵심 장비로 재평가되는 이유다.

이 흐름에서 한미반도체는 HBM용 TC 본더 분야에서 독보적 경쟁력을 보유한 업체로 거론된다. HBM 수요가 늘수록 본딩 공정의 중요도는 높아지고, 고객사 증설 속도에 따라 장비 발주가 연동되는 구조가 만들어진다. 특히 ‘패키징 병목’이 부각되는 구간에서는 장비 공급사의 협상력과 마진 방어력이 동반 강화될 수 있다. 시장이 한미반도체를 단순 장비주가 아니라 HBM 확산의 필수 파트너로 바라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선단 공정(최신 미세 공정)으로 갈수록 공정 수가 늘고, 공정 조건이 까다로워지며, 특정 장비의 대체 가능성이 낮아진다. HPSP가 보유한 고압 수소 어닐링 장비는 이런 맥락에서 ‘필수 장비’로 분류된다. 미세 공정에서 수율 안정화와 성능 구현을 위해 필요한 공정으로 인식되면서, 독점적 지위가 밸류에이션 프리미엄으로 이어질 여지가 있다는 평가다. 다만 선단 공정 장비는 고객사의 투자 타이밍, 공급망 조정, 지정학 변수에 따라 수주 사이클 변동성이 큰 만큼, 발주 가시성을 함께 점검할 필요가 있다.

부품 영역에서는 리노공업이 테스트 소켓 수요 증가의 직접 수혜주로 꼽힌다. 고성능 반도체 비중이 늘수록 테스트 난이도가 높아지고, 고사양 소켓 수요가 증가하는 구조다. 특히 신규 공정·신규 패키지 전환기에는 연구개발(R&D)과 양산 전환 과정에서 테스트 수요가 늘 수 있다.

소재 영역에서는 솔브레인과 동진쎄미켐이 고부가가치 식각액과 감광액 공급 확대 기대를 받는다. 미세 공정 확대는 소재 스펙 상향을 동반한다. 불순물 관리가 강화되고, 공정별 맞춤형 레시피가 필요해지며, 고객사 인증(퀄)을 통과한 공급사의 진입장벽이 높아지는 구조다. 소재주는 장비 대비 ‘투자 사이클’과의 연동이 상대적으로 완만할 수 있지만, 한 번 채택되면 안정적인 공급 체인이 형성된다는 점에서 프리미엄이 붙을 여지가 있다.

장비주 중에서는 원익IPS가 차세대 공정 장비 수주 회복세가 뚜렷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장비주는 실적보다 수주가 주가를 선행하는 경우가 많다. 수주 회복이 확인되면 실적 저점 통과 기대가 먼저 반영되고, 이후 납품·매출 인식 구간에서 실적이 뒤따르는 패턴이 반복된다. 원익IPS가 ‘차세대 공정’이라는 키워드로 재평가되는 이유도, 단기 실적보다 수주 모멘텀의 방향성이 중요해지는 구간이기 때문이다.

시장이 반도체 다음의 수혜처를 찾는 과정에서 소부장은 매력적인 후보로 올라왔고, 기대를 실적으로 연결할 수 있는지가 주가를 갈라놓을 전망이다. 반도체 산업의 강세는 당분간 지속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최보영 교보증권 연구원은 “이번 슈퍼사이클은 2027~2028년까지 더 크고 길게 이어질 수 있어 단기적 노이즈를 넘어 AI 시대 필수 인프라로서 메모리 반도체가 재평가받는 과정에서 나타나는 구조적 밸류에이션 확장 국면은 당분간 지속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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