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교육감 '진보 4강' 단일화 전쟁…유은혜·안민석 거물 격돌, 임태희 재선 막을 카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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속도전 안민석 vs 신중론 유은혜, 단일화 시기·룰 놓고 신경전 격화 속 보수 임태희 '현직 프리미엄' 벽 넘을지 설 민심이 가늠자

▲경기교육 부문의 '진보적 동맹' 개념에 초점을 맞춰 한국의 역동적인 정치적 논쟁 장면 이미지. (김재학 기자·오픈AI 달리)
전국 최대 규모의 학생과 교원을 품은 경기도교육감 자리를 놓고 진보진영이 거물급 인사 4명을 집결시키며 역대급 단일화 전쟁에 돌입했다.

유은혜 전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 5선의 안민석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 박효진 전 전국교직원노동조합 경기지부장이 경기교육혁신연대의 단일화 테이블에 앉았다.

2009년 교육감 직선제 도입 이후 13년 만에 보수진영에서 선출된 임태희 교육감의 재선 도전에 맞서, '누가 단일후보가 되느냐'가 아닌 '어떻게 하나로 모이느냐'가 6·3 경기교육감 선거의 승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떠올랐다.

△ 진보 4강, 역대급 대진표 완성

4일 경기도의회 브리핑룸. 전국학교비정규직노동조합 경기지부, 경기민주언론시민연합 등 164개 교육·시민단체가 참여해 1월 20일 발족한 경기교육혁신연대가 단일화 참여 예비후보 등록 결과를 발표하고 공동선언 서명을 받았다.

4명의 예비후보는 "이번 선거는 단순한 인물 경쟁이 아니라 경기교육의 방향과 가치, 책임 주체를 다시 세우는 중대한 사회적 선택 과정"이라며 "단일화 절차를 통해 도출된 결과를 따르겠다"고 약속했다.

대진표의 무게감이 예사롭지 않다. 유은혜 전 장관은 문재인 정부에서 사회부총리 겸 교육부 장관을 역임한 중앙정부 교육행정의 최고 경험자다. 10일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며 '기본교육의 표준'과 '숨 쉬는 학교'를 핵심 키워드로 제시했다. 경기도 파주 출신으로 3선 국회의원을 지내며 교육정책의 입법과 집행 양쪽을 모두 경험한 이력이 강점이다.

5선의 안민석 전 의원은 교육위원회 활동을 기반으로 한 입법 전문성과 높은 대중 인지도를 무기로 속도전을 주문하고 있다. 3일 예비후보 등록을 가장 먼저 마치며 선제적 행보를 보였다.

성기선 전 한국교육과정평가원장은 교육과정·평가 분야의 정책 전문가로, 교육 현장과 연구를 잇는 '행정 경험형' 후보로 분류된다.

박효진 전 전교조 경기지부장은 학교 현장 중심성 회복을 강조하며 경쟁·성과 중심 교육에서의 탈피를 출마 명분으로 내걸었다.

후보별로 행정 경험형과 현장 중심형으로 색채가 갈리면서 단일화 과정에서도 평가 기준을 둘러싼 논의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속도전' vs '신중론', 단일화 시기 놓고 신경전 격화

단일화의 성패는 '시기'와 '룰'에 달려 있다. 그리고 이 두 쟁점에서 이미 후보 간 신경전이 격화되고 있다.

안민석 예비후보는 "선거 90일 전인 3월3일까지는 단일화 후보를 내야 필승의 조건을 만들 수 있다"며 속도전을 요구하고 있다. 당초 설 연휴 전 단일화를 주장했던 안 예비후보는 진보진영이 도전자 입장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빠른 결론을 압박한다.

반면 유은혜 전 장관은 "단일화 시기를 논하기에는 이제 겨우 후보로 등록한 것에 불과하다"며 "충분히 캠페인을 전개해 각자 지지율을 부양한 뒤 최대한 단일화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시점이어야 바람직하다"고 신중론을 펼쳤다.

성기선 전 원장과 박효진 전 지부장도 빠른 단일화에는 공감하나 정책 토론회와 진보 진영 공통의 정책 마련이 선행돼야 한다며 3월 초는 무리한 일정이라는 입장이다.

지역정가의 분석은 명확하다. 통상 단일화에서 여론조사 비중이 50% 안팎에 이르는 만큼, 이른 시점에 단일화를 진행하면 상대적으로 인지도가 높은 안민석 예비후보에게 유리하다. 반대로 정책토론회와 검증과정을 거쳐 유리한 고지를 점한 뒤 단일화를 추진해야 한다는 것이 나머지 후보군의 셈법이다.

경기교육혁신연대는 이달 말 여론조사 시기·방식, 선거인단 구성 방식 등을 담은 구체적인 단일화 '룰'을 정한 뒤 3월 말 단일 후보를 선출해 발표한다는 구상이다. 최소 3차례의 정책토론회를 TV방송과 유튜브를 통해 개최할 계획이어서, 토론회가 유권자 판단의 근거를 제공하는 동시에 후보 간 역학관계를 뒤흔드는 변수가 될 수 있다.

▲경기도 교육감 진보 후보 4인 (경기도교육감 후보 캠프)
△ 역대 단일화 전적…3승 1패의 공식 통할까

진보진영의 단일화 전적은 설득력 있다. 경기교육혁신연대는 △2010년 국민여론조사를 통한 합의 △2014년 선거인단 60%·여론조사 40% △2018년 선거인단 70%·여론조사 30% △2022년 여론조사 50%·공론화위원회 50% 등의 방식으로 단일화 경선을 치러왔다.

윤석열 정부 출범 직후 치러진 2022년 6·1지방선거를 제외한 3번의 선거에서 모두 진보 단일 후보가 당선됐다.

그러나 단일화 성공이 곧 본선 승리를 보장하지 않는다는 점은 2022년이 증명했다. 게다가 이번에는 법적 강제력 없는 서약서만으로 4명의 후보가 결과에 승복할지도 미지수다.

경기교육혁신연대 측은 "예비후보 모두 단일후보를 도와 선거에 임하겠다고 약속한 만큼 이탈자는 생기지 않을 것으로 믿는다"고 했지만, 역대 교육감 선거에서 단일화 불복이 판세를 뒤집은 전례가 있어 긴장감은 사라지지 않는다.

△ 임태희 '현직 프리미엄'의 벽

진보 진영이 단일화 전쟁을 벌이는 사이, 맞은편에는 임태희 교육감이 재선 도전의 진지를 구축하고 있다. 2022년 13년 만에 보수 진영 교육감을 탄생시킨 임 교육감은 현직 프리미엄을 최대 무기로 삼을 전망이다.

경기도교육감 선거에 도전장을 낸 보수진영 후보로는 임 교육감이 가장 강력한 후보로 점쳐진다. 예비후보 등록 현황에서 이해문 전 경기도의원이 이름을 올렸지만 보수진영 내 뚜렷한 대항마는 보이지 않는 상태다.

진보진영의 과제는 분명하다. 단일화를 성공시키되, 그 과정에서 지지층의 에너지를 소진하지 않는 것. 그리고 단일후보가 확정된 뒤 4명의 후보군이 진정한 '원팀'으로 움직이는 것. 이 두 조건이 충족되지 않으면 임태희의 현직 프리미엄 앞에서 다시 한번 13년의 벽에 부딪힐 수 있다.

△ 설 민심, 교육감 선거도 가른다

경기도교육감 선거는 정당 공천 없이 치러지는 만큼, 유권자의 직접적 인지도와 정책 평가가 다른 어떤 선거보다 결정적이다.

설 연휴 가족 모임에서 "교육감은 누가 좋으냐"는 질문이 오갈 때, 진보 4강의 이름이 얼마나 오르내리느냐가 단일화 이후 본선 경쟁력을 가늠하는 첫 지표가 될 것이다.

이달 말 단일화 룰 확정, 3월 정책토론회, 3월 말 단일후보 발표로 이어지는 일정표 위에서 전국 최대 교육자치의 향방이 결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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