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명절에는 열량이 높은 음식과 술을 즐기며 체중이 불어나기 쉽다. 최근에는 비만 치료제를 활용한 체중 감량이 대중적으로 알려져 쉽고 빠르게 다이어트를 할 수 있다는 잘못된 인식이 자리 잡았다. 단기간 급격한 감량을 시도했다가는 요요 현상은 물론, 담낭질환 등 부작용으로 건강을 잃을 수 있어 주의해야 한다.
김원준 강릉아산병원 비만대사질환센터장(내분비내과 교수)은 “비만치료제는 단기간 체중감량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질병으로서의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전문의약품”이라며 “적절한 대상과 기준 없이 사용될 때 오히려 부작용과 건강 위험을 키울 수 있어, 오남용에 대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15일 통계청의 ‘2025년 지역사회건강조사’에 따르면 연간 체중조절 시도율은 서울 기준 2008년 46.8%에서 지난해 71.7%까지 높아졌다. 체중 감량 시도가 반복되면서 더 빠르고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려는 심리가 커지고, 체중 감량과 관련된 정보에 관한 관심과 소비 역시 늘어나는 추세다.
김 센터장은 “빠르고 강력한 체중 감량 효과만을 강조한 정보가 온라인으로 확산하며, 오해가 커지고 있다”라며 “비만치료제를 미용 목적의 ‘다이어트 약’으로 받아들이는 대중의 잘못된 정보를 바로잡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설명했다.
비만은 단순히 체중이 늘어난 상태를 넘어, 다양한 만성질환의 발생 위험을 높이는 명확한 질병이다. 비만의 정도는 키와 체중으로 계산하는 체질량지수(BMI)와 복부비만을 확인하는 허리둘레 등을 통해 평가된다. 국내에서는 체질량지수 25kg/㎡ 이상을 비만으로 분류한다. 대한비만학회에 따르면 최근 우리나라 성인 비만율은 약 38% 수준으로, 성인 세 명 중 한 명 이상이 비만에 해당한다.

비만치료제는 질병인 비만을 치료하기 위한 약으로 체질량지수 30kg/㎡ 이상이거나, 27kg/㎡ 이상이면서 고혈압·당뇨병·이상지질혈증 등 체중 관련 동반 질환이 있는 때에만 의료진의 전문적인 판단 아래 처방된다. 정상 체중이거나 단순 과체중 상태에서 사용하는 경우, 기대하는 체중 감량 효과보다 부작용 위험이 더 클 수 있다.
김 센터장은 “비만치료제의 적응증에 해당하지 않는 정상 체중이나 과체중 상태에서 자가로 사용할 경우 안전성이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라며 “실제로 체중 감량을 목적으로 약제를 임의 구매해 사용하다 부정맥이나 기타 응급질환으로 입원하는 사례도 보고되고 있다”라고 지적했다. 이어 “개인의 만족이나 단기 목표가 아니라, 비만과 관련된 질병 위험도를 종합적으로 평가한 뒤 의료진과 상담 및 지속적인 모니터링을 하며 사용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비만치료제 사용 시에는 약제별 부작용과 금기 사항을 충분히 고려해야 한다. 최근 사용이 늘고 있는 주사형 비만치료제는 메스꺼움,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비교적 흔하게 나타날 수 있다. 또한 주사가 아닌 입으로 섭취하는 경구용 비만치료제들도 부작용 가능성이 있어 전문가 상담을 통한 처방 및 관리가 필요하다.
김 센터장은 “드물지만, 췌장염, 담낭 질환, 심각한 알레르기 반응이 발생할 가능성도 있다”라며 “모든 비만치료제는 임산부와 수유부에게는 사용이 금기이며, 특정 암 병력이나 췌장염 과거력이 있는 경우에도 사용이 제한된다”라고 밝혔다.
비만치료제 사용 여부와 관계없이 생활습관 교정은 체중 관리의 기본이자 필수 과제다. 대한비만학회 진료지침에 따르면 치료 전 체중의 5~10%를 6개월 이내에 감량하는 것을 1차 목표로 삼아야 하며, 이를 위해 개인의 특성과 건강 상태에 맞춘 식습관 조절과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다.
성인의 경우 주당 최소 150분 이상의 유산소운동과 함께, 대근육군을 중심으로 주 2~3회의 근력운동을 병행하는 것이 체중 감량과 유지에 도움이 된다. 이런 운동 습관은 체중 감소뿐 아니라 근육량 유지와 기초대사량 개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단기간에 체중을 줄이기 위한 극단적인 금식이나 과도한 운동을 하면, 일시적인 체중 감소 효과가 나타날 수 있다. 하지만 요요 현상이 찾아오며, 근골격계 부담을 가져올 수 있다. 또한 영양 결핍, 호르몬 불균형, 면역력 저하 등 다양한 부작용으로 이어져 오히려 건강을 해치게 된다.
김 센터장은 “장기적인 체중 관리와 건강 회복을 위해서는 단기 성과에 집착하기보다, 지속 가능한 생활습관 변화를 목표로 한 접근이 중요하다”라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