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법 “‘직물사업 철수’ 삼성물산, 손해배상 의무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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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법원 (연합뉴스)
2022년 직물 사업에서 철수한 삼성물산이 당시 원단 판매 위임계약을 맺었던 직물 도소매업자에게 손해를 배상할 필요는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7일 대법원은 직물 도소매업자인 A씨가 삼성물산을 상대로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서 ‘A씨의 손해 일부를 배상하라’는 취지로 내려진 2심 판결을 뒤집고 사건을 다시 심리하도록 서울중앙지법으로 돌려보냈다.

대법원은 “A씨와 삼성물산이 맺은 계약에 ‘계약조항 위반, 계약목적 달성 불가 등의 사유가 없더라도 상대방에게 3개월 전 서면 통지해 계약을 해지할 수 있다’는 내용이 포함돼 있다”는 점을 짚었다.

민법은 임의규정으로 ‘당사자 한쪽이 부득이한 사유 없이 상대방의 불리한 시기에 계약을 해지한 때에는 그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지만, A씨와 삼성물산이 이와는 다른 내용으로 별도의 해지사유와 절차, 손해배상 책임을 정한 계약을 체결한 것은 일반론적인 민법 적용을 배제하기 위한 것으로 봐야 한다는 것이다.

대법원은 “A씨와 삼성물산의 계약 조항에 따라 민법 임의규정이 배제되는 것인지, A씨에게 삼성물산이 손해를 배상해야 하는 근거가 무엇인지에 대해 심리하지 않았다”고 파기환송의 이유를 들었다.

원단 도소매업자인 A씨는 2011년 삼성물산과 숙녀복 원단 판매 권한을 위임받고 판매 실적에 따라 수수료를 지급받는 계약을 맺었다.

갈등은 10여 년이 흐른 2022년 3월 시작됐다. 삼성물산이 A씨에게 ‘직물 사업에서 철수하게 됐다’면서 ‘신규 수주를 받지 말아달라’, ‘기존 수주는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이메일을 발송한 것이다.

A씨는 계약이 1년 단위로 자동연장돼 왔던 만큼 2022년 10월 31일까지 유효하고, 삼성물산이 일방적으로 계약을 파기해 수수료에 해당하는 예상 수입을 잃게 됐다며 1억2000만원을 청구하는 이번 소송을 제기했다.

1심은 A씨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삼성물산이 직물 사업을 중단하기로 결정한 것은 경영상 판단이므로 이를 위법하다 보기는 어렵고, 배상의무도 인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2심은 입장을 바꿔 A씨 손을 일부 들어줬다. 삼성물산이 A씨에게 수수료 손해분 일부인 5000만원을 지급하라고 판결했다.

2심 재판부는 삼성물산이 2022년 3월 A씨에게 보낸 이메일이 ‘서면 계약 해지 통지’에 해당하고, 때문에 그로부터 3개월이 지난 2022년 6월부터는 위임 계약이 해지됐다고 봐 잔여 계약기간에 대한 손해를 배상해야 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그러나 이날 A씨와 삼성물산이 맺은 별도의 계약 조항을 다시 심리할 필요가 있다며 사건을 파기환송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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