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후변화로 강릉까지 올라온 남방큰돌고래…해양생태계 변화 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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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해안 첫 확인, 제주 정주종 남방큰돌고래 북상 신호
난류성 어종 증가 명태·오징어 감소…기후변화가 바꾸는 수산 지도

▲올해 1월 30일 강릉항내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모습. (사진제공=국립수산과학원)
제주 연안에서만 확인되던 남방큰돌고래가 강릉항 인근 동해안에서 처음 발견되면서 기후변화가 한반도 해양생태계 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가시화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해수온 상승에 따라 해양포유류뿐 아니라 수산물 어종 분포와 어획 구조까지 빠르게 바뀌고 있다며 체계적인 대응 필요성을 강조하고 있다.

국립수산과학원 고래연구소는 최근 강릉항 인근 해역에 지속적으로 출현한 돌고래를 조사한 결과 어린 남방큰돌고래로 공식 확인했다고 밝혔다. 남방큰돌고래는 제주도 연안 약 120마리 규모의 정주 계군으로만 알려져 있었으며 제주 외 해역에서 확인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연구진은 해수온 상승과 해양환경 변화가 서식 범위 북상에 영향을 줬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이번 사례는 단순한 돌고래 출현을 넘어 한반도 주변 해양생태계가 빠르게 변하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된다. 최근 동해와 남해에서는 난류성 어종의 어획 비중이 늘고 오징어와 명태 등 전통적인 냉수성 어종의 어획량은 장기적으로 감소하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제주와 남해에서 주로 잡히던 방어와 부시리 같은 아열대성 어종이 동해안까지 북상하고 있으며 열대성 해양생물 관측 사례도 꾸준히 증가하는 추세다.

수산 현장에서도 변화는 뚜렷하다. 과거 겨울철 대표 어종이던 명태는 국내 어획에서 사실상 자취를 감췄고 살오징어 어획량 변동성도 커졌다. 반면 고수온에 강한 전갱이와 삼치 등은 어획 비중이 확대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변화가 어업 방식과 지역 어가 소득 구조까지 바꾸고 있어 장기적인 자원 관리 전략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강릉항에서 발견된 남방큰돌고래 ‘안목이’는 특정 선박을 따라다니거나 사람과 교감하는 듯한 행동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호기심 많은 어린 개체의 특성상 선박 스크류 충돌이나 폐어구인 그물과 낚싯줄에 감길 위험이 커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 고래연구소는 돌고래에게 먹이를 주거나 소리를 지르며 접근하는 행위는 야생성과 생존율을 떨어뜨릴 수 있어 반드시 자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순욱 수산과학원장은 "기후변화로 한반도 주변 해양환경이 빠르게 달라지면서 해양포유류와 수산자원의 분포 변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있다"며 "강릉항 인근 해역에서 어린 남방큰돌고래 발견 시 선박은 즉시 감속하고 충분한 안전거리를 유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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