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출 규제 숨통 트이나…'서울시 이주비 이자 직접 지원' 조례 발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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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정비촉진구역 이주비 이자 공공 보전 추진
이주비 융자 이자의 50% 이내 지원 근거 마련

▲서울시 재정비촉진사업 이주비 이자 지원 조례안 주요 내용 (출처=서울시의회, Gemini 활용해 이미지 생성)

정부의 잇따른 부동산 대출 규제가 정비사업의 필수 절차인 '이주' 단계까지 발목을 잡으면서 사업 차질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서울시의회에서 조합원의 이주비 대출 이자를 직접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조례 개정안이 발의됐다. 이번 개정안이 통과되면 대출 규제 강화로 지연됐던 서울 주요 재정비촉진사업장의 이주 절차에도 숨통이 트일 전망이다.

12일 서울시의회에 따르면 주택공간위원회 김영철 의원(국민의힘·강동5)은 재정비촉진사업의 원활한 추진과 시민의 주거 안정을 위해 이주비 융자 이자의 일부를 공공이 지원할 수 있도록 하는 '서울시 주택사업특별회계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대표 발의했다.

이번 개정안의 핵심은 재정비촉진사업 계정의 세출 항목에 '이자 지원'을 명시하는 것이다. 기존의 주민 이주비 지원을 넘어 이주비 융자에 따른 '이자 비용'까지 지원 대상에 새롭게 포함했다. 그동안 법적 근거 미비로 지원이 불가능했던 이자 비용을 주택사업특별회계나 주택진흥기금으로 보조하겠다는 취지다. 다만 조합 등 민간이 시행하는 사업장의 경우 주민 이주비 융자 이자의 50% 이내에서 보조할 수 있도록 규정했다.

현재 정비사업 이주비 대출은 주택도시보증공사(HUG) 보증을 통한 '기본 이주비 대출'과 시공사 신용보강 방식의 '추가 이주비 대출'로 나뉜다. 그러나 6·27 대책 이후 기본 이주비 대출 한도가 6억원으로 축소됐고 10·15 대책으로 서울 전역이 투기과열지구로 묶이면서 담보인정비율(LTV)이 40%까지 축소됐다. 이로 인해 감정평가액 15억원 이하 주택을 보유한 조합원조차 최대한도인 6억원을 채 받지 못하는 상황이 속출하고 있다.

다주택자 비율이 높은 재개발 구역 등은 시공사 보증을 통한 추가 이주비 대출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이 경우 금리가 기본 대출보다 최소 1~2%포인트(p)가량 높아 조합원들의 이자 부담이 가중되는 실정이다. 재개발촉진구역 A 조합장은 "이주를 해야 사업이 진행되는데 은행 대출이 막히니 결국 이율이 높은 시공사 보증 대출에 매달릴 수밖에 없다"며 "일반 담보대출보다 이자가 1.5배에서 2배까지 더 비싼데, 1억 원만 빌려도 5년이면 추가 이자만 수천만 원"이라고 말했다. 이어 "조합원이 이사를 하면서 이자를 더 낸다고 누구 하나 이득 보는 사람도 없는데 왜 이런 짐을 져야 하나"고 토로했다.

나아가 자금력이 부족한 영세 조합원들이 임시 거주지를 구하지 못해 이주가 늦어지면 이는 곧 '이주 지연→사업 연기→사업비 증가→주택공급 차질'이라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서울시의회는 24일부터 다음 달 13일까지 열리는 제334회 임시회에서 해당 조례안을 심의할 예정이다. 현재 시의회 의석 대다수를 국민의힘이 차지하고 있어 본회의 문턱은 무난히 넘을 것으로 관측된다. 통상 시의회 조례는 본회의 통과 후 일주일 내 서울시장이 공포하며 이 절차가 마무리되면 이르면 4월 초부터 현장 적용이 가능해질 것으로 보인다. 서울시 관계자는 "조례안이 발의되면 서울시에서 회의를 거쳐 지원 대상지 등 구체적인 사항을 정하게 된다"고 말했다.

이번 조례안이 통과되면 서울 내 '뉴타운' 등 재정비촉진구역 전반이 수혜를 입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지난달 오세훈 서울시장이 직접 현장을 점검했던 양천구 '신정4구역'이 대표적이다. 3월 이주를 앞둔 신정4 재정비촉진구역은 최근 대출 규제 강화로 조합원들의 자금 확보 고민이 깊어진 상황이다. 당시 오 시장은 주민들과 만나 "정비구역 지정이라는 첫 단추는 물론 이주와 착공 등 주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무 단계까지 시가 책임지고 관리하겠다"며 전폭적인 지원을 약속한 바 있다.

신정4구역 외에도 서울의 주거 지형을 바꾸고 있는 장위·이문·휘경 등 동북권 뉴타운과 상계, 신길, 북아현 등 서울의 주요 재정비촉진구역들이 이번 정책의 직접적인 영향권에 들어올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이주를 앞두거나 진행 중인 현장에서는 이번 조례안이 정체된 정비사업 공급 흐름을 되살릴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전문가들은 조례 개정이 사업 정상화의 실질적 계기가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최황수 건국대 부동산대학원 교수는 "서울시의회가 조례를 입안했다는 것은 실제 사업 현장에서 체감할 수 있는 정책적 효과가 분명히 존재한다는 의미"라면서 "이번 조례안 통과가 정체된 재개발·재건축 사업에 활력을 불어넣고 주택 공급 촉진에 기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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