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지부, '제5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26~2030)' 확정
국민연금공단이 치매 환자의 재산을 대신 관리해 주는 ‘공적 신탁’ 제도가 도입된다. 치매 노인을 노린 사기나 가족 간 재산 갈취 등 ‘경제적 학대’를 예방하기 위함이다. 정부는 국민연금을 활용해 치매 환자의 병원비와 생활비를 직접 챙기는 새로운 사회 안전망을 가동한다.
보건복지부는 12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의료원에서 이스란 1차관 주재로 국가치매관리위원회를 열고 이 같은 ‘제5차 치매관리 종합계획(2026~2030)’을 확정·발표했다.
정부는 먼저 4월부터 ‘치매안심 재산관리지원 서비스’를 시범 도입한다. 이는 판단력 저하로 금융사기나 재산 편취에 노출된 치매 노인들의 재산을 지켜주는 제도다. 관리 주체는 국민연금공단이다. 치매 환자(위탁자)가 국민연금공단(수탁자)과 신탁 계약을 맺고 재산을 맡기면, 공단이 미리 정해진 계획에 따라 병원비, 요양비, 각종 공과금 등을 대신 납부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경제적 학대 위험이 있는 기초연금 수급자 등 취약계층을 우선 지원한다. 대상 자산은 현금과 임대차보증금 반환채권, 주택연금 등으로 구성된다. 민간 시장과 마찰을 고려해 관리 자산 한도는 10억 원으로 설정한다.

재산 관리뿐 아니라 법적 의사결정을 돕는 인적 안전망도 강화한다. 치매 환자의 신상 보호와 필수 사무를 대리하는 ‘공공후견인’ 지원 규모를 현재 300명 수준에서 2030년 1900명으로 6배 이상 대폭 늘린다. 이는 급증하는 치매 인구를 고려한 조치다. 치매역학실태조사에 따르면 국내 65세 이상 치매 환자는 2030년 121만 명, 2050년 226만 명까지 불어날 전망이다.
아울러 치매 환자가 살던 곳에서 계속 거주할 수 있도록 의료·돌봄체계를 개선한다. 동네 의원 의사가 치매 환자의 건강을 통합 관리하는 ‘치매관리주치의’ 제도를 2028년까지 전국으로 확대한다. 교통사고 예방을 위해 치매 의심 운전자의 운전 능력을 객관적으로 평가하는 가상현실(VR) 진단 시스템을 도입하고, ‘조건부 운전면허’ 제도와 연계하는 방안도 검토한다.
이 밖에 정부는 치매 환자 보호자 전용 노인 일자리 공급, 장기요양 치매 수급자의 주야간보호시설 월 이용한도 상향, 치매안심센터용 자체 진단검사 도구 개발 등을 제시했다.
이스란 차관은 “치매가 있어도 환자와 가족이 안심하고 일상을 누릴 수 있는 권리가 보장되는 사회가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