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에게 260만원대 로저비비에 가방을 선물한 혐의로 기소된 김기현 국민의힘 의원 부부 측이 첫 재판에서 공소사실을 부인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11일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받는 김 의원과 배우자 이모 씨의 첫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공판준비기일은 본격 심리에 앞서 쟁점과 증거를 정리하는 절차로 피고인 출석 의무는 없으며, 이날 김 의원은 법정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날 김 의원 측은 배우자 이 씨가 김 여사에게 클러치백을 전달한 사실은 있지만 김 의원이 이에 관여한 사실은 없다고 주장했다.
아울러 특검 측과 김 의원 측은 청탁금지법 위반 성립 요건으로 공직자 배우자에게 제공된 금품과 공직자의 직무 사이 관련성이 필요하다는 점에서는 입장을 같이했으나, 재판부는 직무 관련성은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 구성요건 해당성과는 무관하다는 취지로 설명했다.
재판부는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는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 관계와 무관하게 공직자나 배우자가 100만원을 초과하는 금품을 수령하면 공직자의 직무에 관한 사회 일반의 신뢰를 해칠 수 있다는 측면에서 처벌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특검은 “공직자 배우자에게 (금품을) 제공한 경우이기 때문에 공직자 직무와 관련성이 필요하다”고 했다. 특검은 국민권익위원회의 유권 해석을 근거로 의견을 정리해 법원에 제출하겠다고 했다.
변호인도 청탁금지법 조문에는 직무 관련성이라는 문언이 없지만, 법 해석상 직무 관련성을 요건으로 포함해 봐야 한다고 부연했다.
재판부는 “양 측에서 해당 내용이 쟁점이라고 해 검토하겠다”면서도 “권익위 해석이 법원 판단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는 의문”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금품 전달 사실 자체에 큰 다툼이 없다면 쟁점이 복잡한 사건은 아닐 것”이라고 덧붙였다.
김 의원 부부는 2023년 3월 8일 이뤄진 국민의힘 당대표 선거에서 지원해준 대가로 같은 달 17일 김 여사에게 267만원 상당의 로저비비에 클러치백을 제공한 혐의를 받는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김 의원 부부가 대통령 직무와 관련한 일로 가방을 선물했다고 판단해 청탁금지법 위반 혐의를 적용했다.
특검팀은 지난해 11월 윤석열 전 대통령의 자택을 압수수색하는 과정에서 로저비비에 클러치백과 함께 이 씨가 쓴 감사 편지를 발견하고 이 사건 수사에 착수했다. 가방 결제 대금이 김 의원 세비 계좌에서 빠져나간 정황이 드러나면서 김 의원도 함께 입건됐다.
김 의원은 이 씨가 가방을 선물한 사실은 인정하면서도 ‘사회적 예의’ 차원이었고 부정한 청탁은 없었다고 주장해왔다.
재판부는 2차 공판준비기일을 내달 27일 오후 2시로 지정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