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관급 민생물가 TF 출범에 "시장 자율성 침해" 우려도 [물가 안정, 독과점 정조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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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일 서울 시내 한 대형마트 모습. (뉴시스)
정부가 불공정거래 근절을 통해 민생 물가 안정을 유도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드러낸 가운데 불법·위법 행위에 대한 처벌 필요성에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있다. 다만 과도한 시장 개입에 따른 장기적인 물가 불안 등 부작용 우려도 함께 제기된다. 전문가들은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권을 물가 억제 수단으로 활용하는 것을 경계했다.

이인호 서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11일 "공정위 조사는 시장 경쟁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 본연의 목적"이라며 "이를 정부의 물가 목표치를 맞추기 위한 수단으로 동원하는 것은 기업의 경영 자율성을 심각하게 위축시킬 우려가 크다"고 지적했다.

시장 원리를 무시할 경우 부작용을 키울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는 "인위적인 가격 억제는 기업들이 공급을 줄이거나 품질을 낮추는 방식으로 대응하게 한다"며 "억눌린 가격은 감시가 느슨해지는 순간 더 크게 튀어 오르는 용수철 효과를 나을 수 있다"고 했다.

정부 대응이 미시적 단속에 치중됐다는 지적도 이어졌다. 강성진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는 "물가는 통화량, 환율, 원자재 가격 등 거시적 요인이 복합된 결과물"이라며 "현장 점검 같은 미시적 대응은 관치 물가의 전형일 뿐 근본적인 해법이 되기 어렵다"고 말했다.

한국개발연구원(KDI), 현대경제연구원 등 싱크탱크들도 인위적 가격 통제가 체감 물가를 일시적으로 낮출 수는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시장 왜곡과 공급 위축 등 비용이 더 커질 수 있다고 지적해왔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범정부 차원의 전방위 압박은 기업의 투자 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다"며 "비용 상승분을 무시한 가격 인하 압박보다는 유통 구조 개선 등 시장 친화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식품업계에서도 볼멘소리도 나오고 있다. 고물가ㆍ고환율과 소비 침체로 부담이 커진 상황에서 설탕부담금 이슈와 담합 수사에 이어 장관급 태스크포스(TF)까지 출범하면서 기업 옥죄기가 심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다.

A사 관계자는 "모든 업체가 가격이나 품질 경쟁력을 고려해 각각의 전략을 가지고 경쟁을 한다"면서 "유통채널에서도 계약 조건에 따라 가격을 달리하는데 정부가 불공정행위 단속을 명분으로 지나치게 개입하면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고 토로했다. 이어 "향후 영업 환경이 더 쉽지 않을 것 같다"고 덧붙였다.

B사 관계자는 "장관급 TF 출범 자체가 가격 인상을 자제하라는 메시지로 읽힌다"며 "당장 업계가 나서서 대응할 단계는 아니지만 이미 물가 안정을 위해 진행 중인 프로모션과 원가 절감 노력 수준에서 향후 상황을 예의주시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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