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업계 이견 좁히는 절충안 마련 우선 방침
제도 설계·조문 작업 남아 2월 발의는 불투명
발의 주체는 미정…정책위·TF 모두 가능성 열려

더불어민주당이 디지털자산기본법의 태스크포스(TF)안과 정부안을 절충해 하나의 당 안으로 발의하는 방향을 추진한다. TF안은 완료된 상태로, 핵심 쟁점인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지분 구조와 가상자산 거래소의 대주주 지분 분산 문제에 대해 정부와의 조율을 거쳐 최종 법안을 확정한다는 구상이다.
디지털자산 TF 간사인 안도걸 의원은 11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디지털자산TF 회의 후 기자들과 만나 "TF 안은 다 마련됐다"면서도 "TF 안을 바로 발의하기보다는 자문위원들 이야기를 듣고, 정부안과 절충할 수 있는 노력을 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안 의원은 "가능한 합의를 도출해서 합의된 내용을 담아 발의하는 게 가장 바람직하다"며 "절충안을 만드는 노력을 우선하자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쟁점에 대한 합의가 이뤄지면 이를 반영한 단일 법안을 당 안으로 발의하겠다는 뜻이다.
발의 주체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다. 당 정책위원회 관계자는 "TF안과 정부안을 조율하려는 것"이라며 "조율된 안이 TF 차원에서 나갈 수도 있고, 정책위의장 명의의 당론으로 나갈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법안의 핵심 쟁점은 두 가지다. 먼저 원화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의 지분 구조 문제다. 정부는 제도 초기 안정성을 이유로 은행이 지분 50%+1주 이상을 보유하는 은행 중심 컨소시엄 방식을 제시했으나, TF 내부와 업계에서는 핀테크 등 비은행 기업에도 발행 주체 참여를 열어둬야 한다는 의견이 강하다.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의 지분 제한 문제도 쟁점이다. 정부는 거래소 독점 구조를 해소하기 위해 대주주 지분을 15~20% 이하로 제한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지만, 업계와 일부 TF 의원들은 공격적 투자와 경영 혁신을 위축시킬 수 있다며 반대하고 있다.
안 의원은 "정부안도 시장의 의견을 수용하고, 시장에서도 50 이상 수정할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정부안이 수정돼서 담길 수 있다"며 "어느 한쪽의 생각을 일방적으로 100% 담는 안은 있을 수 없다"고 했다. TF 소속 이강일 의원이 제시한 절충안을 포함해 다양한 대안이 검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TF는 이를 위해 이달 24일 디지털자산 자문위원회를 열고 법안 전체 내용에 대한 리뷰를 진행할 예정이다. 자문위원회에서는 쟁점을 포함한 전체 법안을 살피고, TF 내부에서는 두 가지 쟁점에 대해 집중적으로 대안을 마련하는 방식으로 병행 추진된다.
당초 법안은 2월 중 발의가 예상됐으나 늦춰질 가능성이 점쳐진다. 안 의원은 “(2월 중 발의가) 아무래도 조금 어려울 수 있다"며 "합의안이 당장 만들어지기 어려운 부분이 있고, 구체적인 제도 설계와 조문 작업도 필요하다"고 답했다. 다만 "합의가 안 될 경우 정부가 별도로 정부안을 내겠다고 하는데, 그렇게 되면 정기국회로 밀릴 수밖에 없다"며 "그건 너무 늦다"고 강조했다.
전날 한정애 민주당 정책위의장은 원내대책회의에서 빗썸 비트코인 오지급 사태를 언급하며 "이달 중 디지털자산기본법을 발의하고 입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한 의장은 내부 통제 기준 마련 의무화, 대주주 적격성 심사, 전산사고 시 무과실 책임 규정 등을 법안에 담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안 의원은 한 의장의 발언에 대해 "쟁점에 대해 타협의 여지가 있다면 조금 늦춰도 될 수 있다"고 말했다.
빗썸 사태가 대주주 지분 제한 논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안 의원은 "본질적으로 따져야 될 부분을 기준으로 논의가 되는 것이지, 별개의 문제"라며 선을 그었다. 내부 통제 시스템 관련 사안에 대해서는 "우리 법안에 충분히 담겨 있다"며 "구체적인 행정 조치는 정무위에서 논의될 것"이라고 했다.
민주당 디지털자산TF는 지난 달 두 차례 전체회의를 열고 의원 발의 법안 5건을 기초로 TF 단일안을 마련해왔다. 당초 설 연휴 전 발의를 목표로 했으나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와 거래소 지분 제한 등 핵심 쟁점에 대한 정부·업계 간 이견이 좁혀지지 않으면서 일정이 밀려왔다.
안 의원은 "중요한 것은 내부 프로세스가 아니라 당국과 시장이 합의할 수 있는 내용을 만드는 것"이라며 "TF에서 쟁점에 관해 집중적으로 대안을 마련하겠다"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