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공화국의 그늘
해외 가맹점은 로열티 중심인데
국내선 공급 유통마진 수익 구조
계약관계 투명한 수익구조 핵심
가맹본사 지속가능 역량 갖춰야

국내 프랜차이즈 시장이 가맹점 수 36만 개를 돌파하며 일본을 앞질렀지만, 여기엔 ‘성장의 함정’이 있다. 가맹본사의 불투명한 수익 구조와 영세성으로 인해 가맹점의 수익성은 오히려 악화되는 진통이 계속 되고 있기 때문이다. ‘차액가맹금 줄소송’은 이처럼 가맹본사와 점주 간 깊었던 갈등이 결국 외부로 터져나온 경우다. 이에 우리 보다 먼저 프랜차이즈를 시작한 미국과 일본의 사업 구조를 비교, 해법을 찾아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24년 기준 국내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36만5014개로 본사 직영점(8802개)의 40배가 넘는다. 그야말로 ‘프랜차이즈 공화국’이다. 해외와 비교하면 미국(80만6270개)보다는 적지만, 우리보다 20년 먼저 프랜차이즈를 도입한 일본(25만2783개)보다도 훨씬 많다.
반면 질적 성장은 더딘 상황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2021년 대비 2024년 프랜차이즈 가맹점 수는 약 21% 늘어난 반면, 가맹점당 매출액 증가율은 약 15%에 그쳐 점포 수 확대 속도를 매출 성장세가 따라가지 못한 모습이다. 작년 공정거래위원회 실태 조사에서 ‘본사로부터 차액가맹금 등과 관련한 불공정거래 행위를 겪었다’는 가맹점주가 전체의 절반(47.8%) 가까이에 이른 것도 이런 불만의 방증이다.
낮은 수익성, 가맹본부와 가맹점주 간 갈등의 일차적 요인은 국내 가맹본사의 독특한 수익 구조에 있다. 해외 프랜차이즈가 로열티 중심 수익 모델을 택한 것과 달리 K프랜차이즈는 로열티 비중이 낮은 대신 원‧부자재, 필수품목 공급 과정에서 발생하는 차액가맹금 등에 수익을 의존해온 사례가 적지 않다. 점주 입장에선 창업 초기비용이 낮지만, 운영 과정에서 본사가 각종 수수료 명목으로 비용을 수취하면 감당하기 어렵다. 일례로 맘스터치는 맛의 차이를 이유로 1.5배 높은 가격에 ‘현미유’를 공급했지만 이후 튀김유 성분 배합이 변경하면서 맛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고 말을 바꾼 사례도 있었다. 본사가 설명하지 않으면 알 수 없는 비용이 더해질 수 있는 구조인 것이다.
물론 한국피자헛 사례에서도 대법원은 차액가맹금 그 자체가 불법은 아니라고 봤다. 핵심은 계약 관계의 투명성이다. 문제는 이 투명성에서 우리 프랜차이즈업계가 미흡하다는 점이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등록하는 정보공개서 의무화는 2008년에야 시작됐다. 보다 세세한 정보공개 항목, 즉 차액가맹금과 리베이트 내역 공개가 의무화된 것도 2019년부터다. '사전' 정보 공개를 기본으로 하고 책임을 개인에 넘기기보다는 '사후 규제'가 기본 전제였던 탓이 크다.
반면 미국은 FTC(Federal Trade Commission) 프랜차이즈 규칙에 따라 극단적으로 상세한 수수료·공급 제한·마케팅 비용을 사전 정보공개서(FDD)에 기재하도록 한다. 이에 따라 추후 오해하거나 명목을 알 수 없는 비용 발생의 가능성을 사전에 방지하는 게 기본 구조다. 일본도 본사의 납품업체 지정 권한을 인정하되, 공정거래위원회 가이드라인에서 원재료 강제 구매ㆍ거래처 강요ㆍ계약서에 없는 비용 전가 등을 독점금지법 위반으로 명시한다.
보다 근본적으론 영세한 가맹본사의 한계가 크다. 우리나라는 100개 이상의 가맹점을 가진 대형 브랜드가 전체의 4% 수준에 불과하다. 그만큼 자본력이 없고 가맹사업을 보다 지속가능하게 유지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지 못한 기업들이 많다는 의미다.
한상호 영산대 외식경영학과 교수는 “미국의 경우 프랜차이즈로 등록하려는 본사에 대해 엄격한 기준을 요하는 반면 우리나라는 비교적 쉽게 프랜차이즈를 할 수 있는 환경”이라며 “그만큼 가맹본사가 검증된 수익모델과 교육, 브랜드 등을 제공하고 그에 대한 대가를 가맹점이 지불하는 기본 구조가 자리잡기 어려운 경우가 많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프랜차이즈 생태계를 다시 잡아가는 과정이 필요한 때”라고 강조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