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김건희 여사의 ‘집사’로 알려진 김예성 씨의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횡령 등 혐의 사건에서 법원이 일부 혐의는 무죄로 판단하고, 나머지 혐의는 공소를 기각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6부(이현경 부장판사)는 9일 특경법상 횡령 등 혐의로 구속 기소된 김 씨 사건에서 이같이 선고했다.
우선 재판부는 김 씨가 자신의 차명법인인 이노베스트코리아의 자금 24억3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김 여사 관련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비마이카(현 IMS모빌리티) 투자금 귀속처를 확인하다가 자연스럽게 인지한 범죄”라며 “특검이 수사한 의혹과 합리적 관련성이 인정되는 관련 범죄 행위로 보는 것이 타당해 이에 대한 수사와 기소는 적법하다”고 밝혔다.
다만 범죄 증명이 없다며 해당 혐의는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이노베스트코리아의 경제적 이익을 실현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 볼 여지가 있다”며 “횡령 행위로 단정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김 씨의 나머지 혐의에 대해서는 “수사가 김 여사와의 연관성에서 비롯됐다고 보기 어렵고, 수사 필요성도 인정되지 않는다”며 “특검 수사 대상 사건과 합리적 관련성이 있는 범죄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다.
김 씨 측은 재판 초기부터 이번 사건이 특검법이 정한 수사 범위를 벗어난 별건 기소라며 절차적 위법성을 주장해왔다. 김 씨 측 변호인은 첫 공판준비기일에서 “이 사건은 특검법이 열거한 수사 대상에 포함되지 않는 별건 기소”라며 “공소 제기 절차가 위법하다”고 주장했다.
또 특검이 이 사건을 ‘16호 인지 사건’으로 분류한 데 대해 “이를 인정하려면 특검법이 정한 1~15호 개별 사건과의 관련성이 입증돼야 한다”며 “특검이 그 관련성을 충분히 소명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특검팀은 “코바나콘텐츠 관련 기업들의 뇌물·협찬 의혹을 수사하는 과정에서 이번 사건을 인지했기 때문에 적법한 인지 수사에 해당한다”며 “비마이카(현 IMS모빌리티)가 코바나콘텐츠에 협찬한 사실도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김 씨는 이노베스트코리아와 설립에 관여한 IMS모빌리티 등에서 총 48억원가량을 빼돌린 혐의로 지난해 8월 구속 기소됐다. 민중기 특별검사팀은 지난해 12월 열린 결심공판에서 김 씨에게 징역 8년과 추징금 4억3000여만원을 선고해달라고 재판부에 요청했다.
김 씨는 이른바 ‘집사 게이트’ 의혹의 핵심 인물이기도 하다. 집사 게이트는 IMS모빌리티가 카카오모빌리티·HS효성·한국증권금융 등으로부터 184억원을 부당하게 투자받았다는 의혹이다. 특검팀은 투자 주체들이 김 씨와 김 여사의 친분을 고려해 일종의 보험성 또는 대가성 자금을 제공했을 가능성을 의심했다.
다만 특검팀은 지난해 12월 수사를 종료하며 집사 게이트 사건을 경찰청 국가수사본부로 넘겼다. 당시 김형근 특검보는 “IMS모빌리티가 정상적으로 투자할 만한 기업이 아니다라는 부분에 대해서만 수사가 그쳤다”며 “기업들의 투자 경위나 배임 혐의까지는 결론에 이르지 못했다”고 설명했다.
한편 앞서 국도 공사 과정에서 ‘뒷돈’을 받고 사업상 특혜를 준 혐의로 기소된 김모 국토교통부 서기관 사건도 공소가 기각된 바 있다.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2부(조형우 부장판사)는 해당 사건이 특검법상 수사 대상인 ‘양평 고속도로 노선 변경 특혜 의혹’과 범행 시기·유형·인적 연관성 측면에서 합리적 관련성이 없다며 공소기각을 판결했다.
김 씨 변호인은 선고를 마친 뒤 취재진과 만나 “수사 대상에 대한 통제는 영장 단계부터 이뤄졌어야 한다”며 “지금이라도 재판부가 수사 대상에 대한 통제를 해줬다는 점에 대해 다행”이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