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1년부터 5년 연속 빚 증가…10억 미만 지방채 9건→ 77건

이투데이 취재를 종합하면 김한슬 경기도의회 의원(국민의힘, 비례)은 이날 경기도가 제출한 공식자료를 토대로 2014~2026년 채무·기금·지방채 내역을 시각화한 '경기도 빚 지도'를 공개했다. 김 의원은 경기도의회 기획재정위원회 소속이다.
△ 방향이 꺾인 해는 2021년
숫자가 가리키는 변곡점은 분명하다. 경기도 채무 잔액은 2020년 1조7693억원으로 저점을 찍은 뒤 2025년 6조1357억원이 됐다. 5년 새 4조3664억원, 3.47배다. 2026년 6월말 잔액은 6조2368억원이다.
2016~2020년은 갚은 돈이 빌린 돈보다 많았다. 2021년부터 뒤집혔다. 2021~2025년 5년 연속 발행액이 상환액을 웃돌았고, 이 기간 발행 6조1564억원, 상환 1조7900억원이다. 2021년 한 해에만 채무가 1조1419억원 늘었다.
성격도 달라졌다. 2021~2024년의 증가는 지역개발채권 잔액이 커진 데 따른 것이었다. 지역개발채권은 자동차 등록이나 공사 계약 때 의무적으로 매입하는 채권으로, 도가 필요해서 빌리는 돈과는 성격이 다르다.
그러다 2025년 별도 지방채가 등장했다. 지역개발채권을 뺀 지방채 잔액은 2014년부터 2024년까지 내내 0원이었다. 2025년 9430억원, 2026년 6월 말 1조6610억원. 2년 만의 일이다.
△ "빌려서 그 기금 빚을 갚는다"
자료가 파고든 두 번째 대목은 회계 사이를 도는 돈이다.
2026년 지역개발기금 융자금 5299억원 가운데 3309억원이 같은 기금의 원리금 4132억원을 갚기 위해 다시 빌리도록 편성됐다. 전체 융자금의 62.4%다. 경기도의회 검토보고는 이를 '내부 차환구조'로 지적했다. 융자 항목 목록에서 2026년 최대 항목은 예산담당관 소관 '예수금 원리금상환' 3309억원이다.
재난기금에도 같은 경로가 있다. 재난관리기금 2500억원과 재해구호기금 2100억원을 조성하려고 발행한 지방채 4600억원 중 2709억원이 통합계정을 거쳐 일반회계로 넘어갔다. 경기도는 2025회계연도 결산 심의에서 이를 확인했다. 조달금리 3.58%, 통합계정 금리 1.78%로 차이는 1.80%포인트. 2709억원에 적용한 연간 환산액은 약 48억8000만원이다.
비상금고의 잔량도 드러났다. 경기도의회 2025년 계획안 검토 당시 전체 기금 조성액은 2022년 말 6423억 원에서 2025년 말 5850억 원으로 8.9% 줄어들 것으로 예상됐다. 그러나 일반회계에 빌려준 돈을 뺀 순수 기금조성액은 같은 기간 4623억원에서 100억 원으로 97.8%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검토 보고는 다른 회계나 기금이 활용할 재원이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시군으로 나가던 융자는 멈췄다. 2024년 15개였던 시군 대상 융자는 2025년과 2026년 모두 0개다. 같은 두 해 경기도 대상 융자는 166개 항목, 1조5523억원이다.
△ 10억 원 미만 항목이 9개에서 77개로
지방채가 어디로 갔는지도 항목 단위로 정리됐다. 2026년 지방채 사업 금액 7179억7200만원 가운데 도로정책과·하천과·복지정책과 소관이 5628억2900만원, 78.4%다. 복지정책과 소관 1260억7600만원 중 1259억4000만원은 고유가 피해지원금이다.
쓰임의 결도 바뀌었다. 10억 원 미만 지방채 항목은 2025년 9개에서 2026년 77개로 여덟 배 넘게 늘었다. 1000억 원 이상 항목은 2건에서 1건으로 줄었다. 대형 투자사업 재원이던 지방채가 소액 사업까지 내려왔다는 뜻이다.
'경기도 빚 지도'는 2014~2026년 지역개발기금 융자, 통합재정안정화기금 융자, 지방채 발행내역 등 재정항목 766개를 사업명·지역·기관·부서로 검색할 수 있게 했다.

사이트의 출발점은 7월 20일 경기도 기획조정실 업무보고였다. 앞서 7월 7일 추 지사는 도정연설에서 "민선9기 경기도는 7조 원이 넘는 채무를 안고 출발했으며, 재정 여력 부족으로 약 3000억 원 규모의 필수사업을 예산에 반영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의원은 채무 총액만 강조할 것이 아니라 증가 시점과 원인, 차입금으로 추진한 사업과 효과, 이자 부담과 상환계획까지 종합 분석해 도민에게 공개하라고 요구했다. 정두석 경기도 기획조정실장은 "관련 재정자료를 외부에 종합적인 형태로 공개한 적은 없다"며 기획재정위원 대상 별도 설명회를 제안했다.
김 의원은 이를 받지 않았다. 그는 "도의회 보고로만 그쳐서는 안 된다. 도민들도 재정 상황을 정확히 알아야 예산 편성과 사업 조정의 필요성을 납득하고 동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후 연도별 재정 상황과 기금 융자 사업, 지방채 발행 내역 등 자료 일체를 받아 직접 분석해 사이트를 만들었다.
△ "공포감보다 정보를"
김 의원은 경기도 재정 여건이 어려워진다는 사실 자체는 외면할 수 없다면서도, 상황을 단순화하거나 막연한 위기감을 조성하는 방식은 경계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경기도의 재정이 어렵다면 무엇이 얼마나 어려운지, 언제부터 어떤 이유로 부담이 커졌는지를 먼저 정확하게 공개해야 한다"며 "막연히 공포감을 심어주는 것보다 도민이 충분한 정보를 토대로 경기도의 재정운용을 평가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재정의 투명성과 책임성을 높이는 길"이라고 강조했다.
김 의원은 사이트를 도민참여형 재정검증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수치와 설명 보완 사항은 물론 예산 삭감·미반영으로 현장에서 겪는 피해 사례, 기금 활용과 세출 구조조정에 대한 의견을 직접 받는다.
김 의원은 "잘못된 부분이 있다면 즉각 바로잡고, 현장에서 제기되는 문제와 도민들의 목소리는 객관적 자료로 사실관계를 확인한 뒤 다가오는 예산심사와 행정사무감사, 정책개선에 적극 반영하겠다"고 밝혔다.
이어 "경기도의 빚이 누구의 책임인지를 따지는 데서 멈출 것이 아니라, 왜 이런 재정구조가 만들어졌고 앞으로 어떻게 지속가능하게 바꿀 것인지 대안을 찾아야 한다"며 "도민에게 숫자를 숨기지 않고, 숫자를 과장하지도 않는 투명한 재정 감시를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