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영하 "민간인 금감원에 인지수사권은 헌법에 위배”
금감원장 "특사경 인지수사는 권한 아닌 법적 책임"

범여권 의원들이 단행한 국정감사 위증 증인 검찰 고발을 둘러싸고 여야 간 격렬한 공방이 벌어졌다. 금융감독원의 인지수사권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여야를 가리지 않고 '민간기관의 권한 팽창'이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범여권 의원들은 5일 열린 국회 정무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이달 2일 김형석 독립기념관장,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 등 7명을 증언·감정에 관한 법률(증감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고발한 건의 후속 조치를 촉구하며 포문을 열었다.
김승원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MBK 김병주 회장과 김광일 부회장이 구속영장 실질심사 때 영장이 기각되면 홈플러스 종사자와 입점업체에 대한 임금 지급 등을 적극 약속했는데 기각되자마자 한 곳이 폐업을 선언하면서 노동자들과 입점업체, 피해자들을 사지로 몰고 있다"고 비판했다. 김 의원은 "검찰에서 보완수사를 통해 구속영장 재청구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박범계 민주당 의원은 "국민의 법감정을 정말 건드린 나쁜 사람들이 있지 않느냐"며 "위원장이 선도적으로 양당 간사를 불러 모아 합의 고발할 대상을 추려내자"고 중재안을 제시했다.
야당 측은 즉각 반발했다. 유영하 국민의힘 의원은 "증감법 조항은 위원회 명의로 결의가 전제된 것인데 위원회 결의 없이 고발한 것은 전제조건이 다르다"며 절차적 문제를 제기했다. 다만 유 의원은 "일곱 분 중 몇 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고발돼야 한다고 믿고 있다"고 여지를 남겼다. 여야 간 입장 차는 좁혀지지 않았고, 강준현 민주당 간사가 "3월 전체회의 전까지 여야 간사가 위원장과 머리를 맞대겠다"고 정리하며 일단 봉합됐다.
범여권이 고발한 7명은 △김형석 독립기념관장(관용차 사적 이용·근무지 이탈 관련 허위 진술) △유철환 전 국민권익위원장(위증) △정재창 권익위 대변인(위증) △김병주 MBK파트너스 회장(위증) △김광일 MBK파트너스 부회장(위증) △이종근 명륜당 대표(국감 불출석) △김형산 더스윙 대표(국감 불출석)다. 이번 고발은 개정 증감법 제15조에 따라 상임위원장 결의 없이 재적위원 과반수 연서로 이뤄진 첫 사례다.
이날 전체회의에서는 금감원의 인지수사권 확대 요구에 대해서도 집중포화가 쏟아졌다. 유 의원은 "지난해 12월 대통령 업무보고에서 금감원장이 자본시장 특별사법경찰(특사경)뿐 아니라 기업회계감리, 민생금융범죄 대응까지 특사경 확대를 요구했다"며 "지난 1월 27일 국무회의에서 대통령이 '금감원만 인지수사를 검사 승인받도록 제한하는 것은 부당하다'는 취지로 발언하니까 금융위원회가 반대에서 검토로 태도를 바꿨다"고 지적했다.
이어 "금감원 직원들은 공무원이 아닌 민간인"이라며 "민간인에게 조사 영역의 행정력을 넘어 수사 영역까지 주는 것은 헌법에 위배된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인지수사권은 기관 내부 판단으로 강제수사를 할 수 있다는 것인데, 금감원이 매년 특정 업권이나 상품을 중점감독 대상으로 선정하는 만큼 정책 우선순위가 수사 대상 선정 기준으로 바뀔 수 있다"고 우려했다.
유 의원은 세계에서 전례가 없는 일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현재 금감원과 같은 권한을 가진 외국 기관 중 인지수사권을 가진 곳이 한 군데도 없다"며 "통제는 전혀 안 받고 권한만 강화시키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지수사권을 가져가려면 먼저 공공기관 지정부터 받아야 한다"고 촉구했다.
이강일 민주당 의원도 금감원의 인지수사권 확대에 의문을 던졌다. 이 의원은 이찬진 금감원장에게 "인지수사권이 인정되면 민중기 특검의 주식 내부거래 수사할 겁니까"라고 직격했다. 이 원장은 "조사의 실익이 없는 게 시효가 훨씬 많이 지나간 상태"라며 "이미 수사기관에 고발된 상태여서 거기서 진행하는 것이 적절하다고 판단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 원장은 인지수사권 논란에 대해 "특사경은 형사소송법에 '범죄의 혐의가 발견되면 즉시 수사하여야 한다'고 명시돼 있다"며 "인지수사는 권한이 아니라 사실상 법적 책임"이라고 반박했다. 이 원장은 "인지권을 제한하려면 형사소송법을 개정해 특사경 전부에서 인지권을 다 배제해야 하는 문제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억원 금융위원장은 "대통령 업무보고 이후 필요성과 통제를 어떻게 할지 금융위와 금감원이 계속 협의해 왔다"며 "처음부터 갑자기 된 게 아니라 양 기관 간 합리적 제도 설계에 대해 의견을 모아 가는 중"이라고 설명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