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순섭 서울대 교수 “법정공시 전환해야 데이터 신뢰 확보… 국제 정합성 확보 시급”[ESG공시 입법토론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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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 교수 "법정공시 전환해야 신뢰 확보”
국제 정합성 맞춰 ‘중복 규제’ 피해야
초기 세이프하버 도입해 법적 리스크 경감 제언

▲정순섭 서울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가 5일 서울 여의도 국회도서관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입법화와 정책 동향 토론회’에서 ‘지속가능성 공시 입법화’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이번 행사는 민병덕 더불어민주당 의원실과 사단법인 한국지속가능성인증포럼(KOSRA)이 공동 주최하고 이투데이가 주관했다. 토론회에서는 ESG 등 지속가능성 공시에 대한 글로벌 정합성 제고 및 국내 공시 로드맵 수립 등이 논의됐다. 신태현 기자 holjjak@

정순섭 서울대학교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환경·사회·지배구조(ESG)데이터 신뢰 확보를 위해 법정공시 전환과 국제 정합성 확보가 입법의 최우선 과제라고 강조했다.

정 교수는 5일 서울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열린 '지속가능성 공시 입법화와 정책 동향 토론회'에서 주제 발표를 통해 “투자 판단에 영향을 미치는 정보라면 재무와 비재무를 불문하고 공시 대상이 되는 것이 원칙”이라며 “그러한 수요를 충족시켜 줄 수 있는 제도를 갖추는 것은 입법의 의무”라고 말했다.

특히 그는 금융 규제의 ‘역외 적용’ 추세를 주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정 교수는 “G20 국가만 생각해도 우리 기업이 20개국 이상의 규제를 개별적으로 준수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할 수 있다”며 “중복 규제를 방지하려면 국내 공시 규제의 수준을 국제적 수준으로 갖춰야 한다”고 설명했다. 주요국들이 ‘동등성 판단’을 통해 자국과 동등한 수준의 규제를 받는 국가 기업에는 규제를 면제해주는 만큼 국내 제도가 미비하면 우리 기업만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분석이다.

민병덕 의원이 준비 중인 자본시장법 개정안에 대해서도 분석을 내놨다. 정 교수는 “해당 법률안은 사업보고서의 공시 사항에 지속가능성에 관한 사항을 포함하는 구조”라며 “법정공시로 전환할 경우에는 상당히 강한 실효성 확보 수단이 적용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시행 시기와 관련해서는 전자증권법 사례를 들어 입법적 유연성을 제안했다. 정 교수는 “전자증권법은 ‘공포 후 4년을 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시행령으로 정하는 날부터 시행한다’고 규정해 충분한 여유를 뒀다”며 “ESG공시 역시 구체적인 기술적 사항을 고려해 시행 시기를 유연하게 정하는 방법을 입법적으로 구현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공시 내용에 문제가 있을 경우 기업에 손해배상책임과 형사처벌을 면제하는 ‘세이프하버(책임 감경)’ 제도에 대해서는 신중한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특히 도입 초기 3개 사업연도 동안은 고의나 중과실이 아닌 경우 민·형사상 책임을 면제하는 등 구체적인 리스크 완화 장치가 입법 과정에 반영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정 교수는 "공시는 투자자에게는 새로운 정보이고 정책적으로는 새로운 규제 수단이 될 수 있지만 공시를 해야 하는 기업 입장에서는 비용"이라며 "공시 서류 작성 비용 뿐 아니라 공시 의무 위반 시 발생하는 법적 책임까지 포함해서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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