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상자산 규제 주도권 정책위로…'지분 제한·은행 중심' 힘 실리나

기사 듣기
00:00 / 00:00

거래소 지분 제한·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정책위 채택 기류
민주당 TF “논의한 적 없다”…정책위 결정과 온도 차
업계·ICT 단체 반발 확산…경쟁력 훼손 우려 제기

▲더불어민주당 디지털자산 태스크포스(TF) 위원장인 이정문 의원이 지난달 28일 국회의원회관에서 열린 TF 회의에서 TF 소속 의원들과 대화하고 있다. (연합뉴스)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최종 법안에 반영될 가능성이 커졌다. 국내 주요 가상자산 거래소들이 국회를 찾아 직접 우려를 전달했지만, 민주당 디지털자산 TF와 정책위 간 시각차만 더욱 뚜렷해졌다는 관측이 나온다.

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서울 여의도 국회 이정문 의원실에서 국내 5대 가상자산 거래소(업비트·빗썸·코인원·코빗·고팍스) 대표단과 디지털 자산거래소 공동협의체(DAXA) 관계자들이 참석한 비공개 면담이 열렸다. 이번 면담은 금융위원회가 추진 중인 ‘거래소 대주주 지분 15% 제한’과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규제가 더불어민주당 정책위원회 최종 법안으로 수용되는 흐름이 감지되면서, 업계가 우려를 전달하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자리에서는 민주당 TF 안이 이미 정책위원회로 넘어갔고, 정책위 의장이 금융위 안을 중심으로 법안을 정리하겠다는 뜻을 밝힌 사실이 공유됐다. 정무위원회 관계자는 “TF 안이 반영되지 않은 이유는 정책위 의장에게 직접 확인해야 할 사안”이라며 “TF에서 수용하지 않은 쟁점들이 금융위를 통해 정책위로 전달됐고, 그 결과 은행 중심 구조와 거래소 지분 소유 제한이 핵심으로 채택됐다”라고 설명했다.

거래소 지분 규제를 둘러싼 논의도 집중됐다. 참석한 거래소 대표들은 가상자산 시장이 국경 없는 글로벌 경쟁 환경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시장 점유율이 낮은 거래소에 대한 차등 규제 필요성을 언급했다. 해외 거래소와 경쟁하는 상황에서 국내 사업자만 강한 규제를 적용받으면 경쟁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됐다. 정무위는 의견을 청취하는 수준에서 논의를 마무리했다.

민주당 TF 내부 분위기는 정책위 결정과 다소 결이 달랐다. TF 측은 거래소 지분 제한과 이른바 ‘은행 51% 룰’이 TF 논의 과정에서 합의된 사안이 아니라고 선을 그었다. TF 안에는 해당 조항이 포함되지 않았고, 금융위 역시 지난해 12월 23일 이전까지는 거래소 지분 제한을 공식적으로 제안하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정책위가 금융위 안을 수용한 결정은 TF 차원의 판단과는 무관하다는 점도 재차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 발행 주체를 은행 중심으로 제한하는 방안에 대해서는 강한 반대 의견이 나왔다. 정무위 관계자는 “은행 중심 스테이블코인 발행 구조로는 글로벌 시장에서 경쟁이 어렵다”라며 “혁신 기업도 일정 요건만 충족하면 발행에 참여 가능해야 달러 기반 스테이블코인과 경쟁이 가능하다”라고 말했다. 발행 주체를 과도하게 제한할 경우 국내 금융 산업의 확장성과 정책 효과가 크게 제약될 수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현재 민주당 내부에서는 TF 통합안을 정책위에 넘긴 뒤 정책위 주도로 금융위 안과 조율하는 방향이 유력하게 거론된다. TF 측은 “이제는 TF 안이 아니라 ‘정책위 안’ 단계로 넘어갔다”라며 “2월 중 발의를 목표로 하지만, 정무위 일정과 조율 과정에 따라 시점은 달라질 수 있다”라고 전했다. 업계에서는 정책위 최종안에 거래소 지분 제한과 은행 중심 구조가 그대로 반영될 경우, 국내 가상자산 산업 전반의 사업 구조와 경쟁 환경에 상당한 변화가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

한편 한국인터넷기업협회는 이날 성명서를 내고 가상자산 거래소 대주주 지분 제한과 은행 주도의 스테이블코인 발행 추진에 반대 입장을 밝혔다. 협회는 해당 규제가 민간의 혁신으로 성장해 온 산업을 사후적으로 통제하려는 과잉 규제라며, 스타트업 생태계 전반의 투자 위축과 국부 유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우려했다.

  • 좋아요0
  • 화나요0
  • 슬퍼요0
  • 추가취재 원해요0
주요뉴스
댓글
0 / 300
e스튜디오
많이 본 뉴스
뉴스발전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