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탕부담금’ 입법화 시동에...식음료업계 “왜 또 우리만 갖고 그래”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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李대통령 화두 1주일 만에...與, 가당음료 부담금 법안 발의
식음료업계 “곧바로 대응 사실상 어려워...비용 부담↑”
“설탕부담금 현실화하면 일차적 소비자 부담 커질 것”
“원재료비 부담에 내수부진까지...전방위적 압박 커져”

▲1월 29일 서울 시내의 한 대형마트에 일반 콜라, 사이다와 제로 콜라, 사이다 제품이 진열돼 있다. (연합뉴스)

이재명 대통령이 제안한 ‘설탕 부담금’이 입법화로 현실화 될 가능성이 커지자, 식음료업계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앞서 이 대통령이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서 일명 설탕세 화두를 던졌을 당시엔 ‘설마’ 했던 분위기가 대부분이었지만, 여당에서 이를 뒷받침할 법안 마련에 나서자 ‘진짜 되려나’ 하는 두려움이 커진 탓이다.

3일 국회와 식음료업계에 따르면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여당 간사 이수진 의원이 이날 ‘국민건강증진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 발의했다. 국민건강증진법 제23조가 규정하는 ‘국민건강증진부담금’ 부과 대상을 기존 담배에서 가당음료로 확대하는 내용이 골자다. 부담금 부과 대상은 가당음료 제조·가공·수입업자가 판매하는 가당음료다.

법안 발의 소식이 전해지자, 식음료 A사 관계자는 “지난달 28일 대통령이 화두를 던진 뒤 일주일여 만에 법안이 발의된 상황을 우연이라 보기 어렵다”며 “행정부와 입법부가 발맞춰서 속도감 있게 (설탕세를) 추진하려는 신호로 여겨지는 게 사실”이라고 밝혔다.

식음료업계에선 설탕 부담금이 현실화하면 소비자 부담으로 돌아올 것이라고 우려한다. 대체당이 대안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식음료 B사 관계자는 “법이 통과될 경우 기업 입장에선 당장 우려하는 첫 번째가 비용 부담”이라며 “법 시행 이후 곧바로 적절한 대체당을 찾거나, 제품의 맛과 향을 그대로 유지하면서 설탕 사용만 줄일 수 있는 레시피 개발도 어렵다. 결국 일차적으로 소비자가격이 오르게 될 것”이라고 토로했다.

법 시행의 실효성에 대한 의문도 제기됐다. 식음료 C사 관계자는 “해외 사례에서도 설탕세가 과당 제품 판매량은 줄일 수 있어도 건강을 증진시키는 경우는 드문 것으로 확인됐다”며 “세금이나 부담금이 주는 서민경제 부담까지 감안하면 더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식음료 D사 관계자는 “식음료업계가 추진 중인 ‘저당‧저칼로리’ 포트폴리오 강화 정책에도 정부가 주목해야 한다”며 “건강한 식문화 조성을 지원하는 방식도 검토해 볼만 하다”고 전했다.

업계의 더 큰 우려는 업계 전반으로 확산할 수도 있다는 점이다. 부담금 부과 대상이 처음엔 가당음료에서 시작하지만, 향후 빵류·과자류 등까지 부담금 부과품목이 늘어날 가능성도 있기 때문. 속전속결 법안 처리를 위해 소비자 체감도가 큰 가당음료부터 부과금을 적용한 것이란 분석도 나온다.

대내외적으로 악재가 겹친 상황에서 식품업계만 코너에 몰리고 있다는 볼멘소리도 나온다. 검찰은 전날 밀가루, 설탕 담합 사례를 적발, 관련 기업을 대부분 기소했다. 식품업계 한 관계자는 “불공정 거래는 뿌리 뽑아야 할 부분이지만 전반적으로 식음료업계를 둘러싼 최근 상황이 삼엄한 느낌”이라며 “고환율에 따른 원재료비 부담, 내수 부진 등이 겹친 상황에서 설탕세 화두까지 제기돼 진퇴양난인 상황”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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