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협회 “비전문가·다수결 보정심 의대 논의, 웃지 못할 촌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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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 변화 최소화하고 전국 의과대학 교육환경 조사 선행해야”

▲김성근 대한의사협회 대변인 (사진제공=연합뉴스)

대한의사협회가 정부의 의대 정원 확대 논의에 반기를 들었다. 비전문가들이 의대 교육에 대한 이해 없이 정책을 결정하고 있다는 것이 의협의 지적이다.

김성근 의협 대변인은 29일 서울 용산구 의협회관에서 브리핑을 열고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회의 결과에 대해 깊은 유감과 강력한 항의의 뜻을 표한다”라고 밝혔다.

김 대변인은 “비전문성을 가진 위원들이 단순히 다수결로 사안을 결정하는 것은 그 위원회의 역할을 의심하게 하는 후진적인 절차”라며 “이 모습을 2년 전 지켜봤고 그 결과는 모든 국민이 알고 계시듯 의료현장의 처참한 붕괴”라고 말했다.

이어 “의사수급 추계위원회에서는 수요예측뿐만 아니라 상대적으로 예측이 용이한 공급 추계마저 결론에 이르지 못한 상태로 보정심에 자료를 제출했다”라며 “어떤 안이 가장 현실을 반영하고 있는가를 비전문가들이 다수인 보정심에서 선택하는 웃지 못할 촌극이 벌어지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인공위성을 발사할 때는 인공위성 제작과 운영의 전문가, 발사체 전문가, 지구과학과 천문학 전문가들이 논의하고 결정해야지, 지역의 유력인사나 시민단체가 관여해서 일을 결정해서는 안되는 것과 마찬가지”라며 날을 세웠다.

김 대변인은 의과대학 교육 현장에 대해 “24, 25학번이 한꺼번에 수업을 들어야 하는 예과 과정은 대학에 따라 이전 정원의 4배에 이르는 학생들이 제대로 된 교육을 받기 힘든 상황”이라며 “본격적인 의학교육이 진행되는 본과 과정에 진급한 후의 상황도 대비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는 “이전 정부에서 약속했던 교육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은 어디에서도 그 흔적을 찾을 수 없다”라며 “교육의 당사자들인 학생들과 교수들의 어려움은 전혀 고려되고 있지 않은 상태로 단순히 의대 정원 숫자만 언급되고 있는 지금의 현실이 개탄스럽다”라고 토로했다.

▲27일 서울 서초구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전문가자문회의장에서 열린 제5차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에서 김택우 의협회장 등의 참석자들이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의 발언을 듣고 있다. (사진제공=연합뉴스)

의협은 정원 규모 변화를 최소화하고, 장기적 관점에서 증원 논의를 진행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김 대변인은 “의과대학은 정원이 10%만 늘거나 줄어도 교육여건의 큰 변화가 일어나는 특수한 교육과정을 가지고 있다”라며 “정밀평가에서 제대로 된 의학교육이 이뤄지지 못한다는 판단을 받으면 의사국시를 치르지 못하는 경우도 발생한다”라고 설명했다. 또 “각 대학이 처한 상황이 매우 다르기에 여기에 대한 정밀한 조사도 선행돼야 한다”라고 덧붙였다.

이날 김 대변인은 “추계위는 지역별, 임상 과목별 추계 역시 해야 하는 책임이 있지만 당연히 시간이 필요하기에 법령에 경과규정을 두어 27년 2월로 이 결과를 미루고 있다”라며 “그렇다면 이 결과를 본 이후에 논의가 진행되는 것이 옳다”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전문가의 의견이 다수에 의해 무시되는 현재의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 구조와 논의 방식은 철저히 변해야 한다”라고 지적했다.

현재 의대 정원 문제는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추계위)가 계산한 데이터를 바탕으로 보건의료정책심의위원회(보정심)가 최종 합의 및 결정하는 구조로 논의되고 있다.

보건복지부는 이달 27일 서울 서초구 국제전자센터에서 보정심을 열고 추계위가 제안한 모델 가운데 2037년 부족 의사 수를 3660명에서 4200명 사이로 가정하는 증원 모델 3개를 중심으로 2027학년도 의과대학 정원 증원 논의를 진행했다.

보정심은 공공의대와 지역 신설 의대에서 2030학년도부터 신입생을 선발할 예정인 점을 고려해 부족 인력에서 600명을 제외하고 증원을 검토하기로 한 바 있다. 이에 따라 현재 운영 중인 비서울권 32개 의대의 증원 범위 3662명~4200명을 단순하게 5년으로 균등히 나눌 경우, 연간 700~800명을 증원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2027년도 의대 정원은 설 연휴 전 보정심 회의에서 정해질 전망이다. 의협은 31일 의협회관에서 전국의사대표자회의를 열고 의대 증원에 대한 협회 차원의 대응 방안을 논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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