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산 물량 축소 우려ㆍ적기 공급은 미지수”

정부가 서울 용산·태릉과 경기 과천 등 도심에 6만 가구 공급과 2027년부터 착공에 나선다는 계획을 내놨지만 업계는 실현 가능성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이 우세하다.
29일 부동산 전문가들은 정부가 ‘도심 주택공급 확대 및 신속화 방안’을 통해 핵심 입지 내 공급 계획을 제시한 점은 긍정적으로 평가하면서도 실제 사업 추진 과정에서 공급 규모와 속도, 실현 가능성 측면에서 한계가 뚜렷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공급 물량을 둘러싸고 정부와 서울시의 갈등이 뚜렷한 용산국제업무지구에 대한 우려가 크다. 본지 자문위원인 양지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핵심 물량으로 제시된 용산 국제업무지구는 아직 서울시와의 협의가 완료되지 않은 상태”라며 “서울시가 기반시설 수용 한계를 이유로 공급 물량을 8000가구 수준으로 보고 있는 만큼, 향후 협의 과정에서 물량 축소나 사업 지연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고 진단했다.
노원구 태릉CC 역시 주민 반발로 사업이 무산된 전례가 있어 사업 추진이 쉽지 않을 수 있다는 평가다. 서진형 광운대 부동산법무학과 교수는 “태릉CC는 문화재 보존 문제와 밀접하게 맞물려 있고 동부권에서 서울 도심으로 진입하는 교통 인프라 구축도 함께 검토돼야 하는 지역”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시 등 지방자치단체와 지역 주민에 대한 설득 과정이 필수적인 만큼, 이러한 절차가 원활하게 진행돼야만 주택 공급이 가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국토부가 기대하는 시장 안정화 효과에 대해서도 회의적인 의견이 우세하다. 송승현 도시와경제 대표는 “6만 가구 공급은 누적된 수요를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한 수준”이라며 “대출 규제와 토지거래허가구역 지정 등으로 억눌린 수요가 상당한 만큼 체감상으로는 이보다 몇 배 이상의 물량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이어 “주택가격 안정을 위해서는 단기간 내 입주와 거래가 가능한 물량이 중요한데 2027년 착공을 기준으로 하면 실제 공급 효과는 2030년 이후에나 나타난다”며 “사업 지연 가능성이 존재해 당분간 가격 안정 효과를 기대하기 어렵다”고 내다봤다.
함영진 우리은행 부동산리서치랩장(본지 자문위원)은 중장기적으로 시장의 향방은 주택 공급 대책의 실행력에 달려 있다고 진단했다. 함 랩장은 “핵심지 공급이 계획대로 추진되고 일정 수준 이상의 물량이 실제 시장에 나오게 된다면 주택 가격은 점진적인 안정 국면에 접어들 수 있다”면서도 “반대로 주택 공급이 정체되고 속도가 제한된 상황에서 하반기 세금·규제 부담이 커질 경우 시장은 ‘가격은 잘 안 떨어지지만 거래도 거의 없는’ 국면으로 진입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주택 공급 정책의 핵심인 유휴부지 활용의 한계에 대한 지적도 나온다. 이은형 대한건설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공공이 활용할 수 있는 유휴부지와 비축 토지는 유한하고 특히 주요 도심에서는 공급 여력이 더욱 제한적”이라며 “유휴부지에 기반을 둔 주택 공급은 구조적으로 단발성에 그칠 가능성이 크다”고 우려했다. 이어 “현시점에서는 유휴부지 활용이 불가피하더라도 장기적으로는 도심 정비사업과 연계된 큰 그림이 필요하다”며 “유휴부지에 지어진 주택을 일반분양할 경우 공공 소유 토지가 감소하는 문제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