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규모 대학 10곳 중 9곳 AI 도입…AX 전환 '가속' [AX 시대 대학평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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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가 교육·연구·행정 AI 확산...성공 열쇠는 '평가 혁신'

대규모 대학 94.9% 도입…중·소규모·지역대는 격차
수업·챗봇 중심 48%…고도화 단계는 40% 못 미쳐
AI 단과대학·캠퍼스 확산…대학별 AX 전략 본격화

▲국내 대학 AI 도입 현황 및 AI 활용 분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

국내 대학가에 생성형 인공지능(AI)을 교육과 연구, 행정 전반에 도입하려는 움직임이 확산되고 있다. 실제로 대규모 대학 10곳 중 9곳 이상이 AI를 활용한 교수·학습 혁신이나 대학 운영 개선에 나설 만큼 AI 도입은 이미 대학 현장에서 빠르게 확산되고 있다. 그러나 AI 활용이 학습 성과를 어떻게 검증하고 평가할 것인지에 대한 기준은 여전히 뚜렷하지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27일 한국사립대학총장협의회(사총협)의 ‘국내 대학 AI 활용 현황’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기준 대규모 대학의 94.9%가 AI를 활용해 교수·학습 방식 개선이나 대학 운영·정책 평가, 학생 선발 등 혁신 대응에 나선 것으로 나타났다. 반면 중규모 대학의 AI 대응 비율은 77.1%, 소규모 대학은 57.4%에 그쳐 대학 규모에 따른 대응 격차가 확인됐다.

AI 활용 분야는 ‘AI 관련 수업 개설과 챗봇 도입’이 48.0%로 가장 많았고, 연구 및 데이터 분석, 개인 맞춤형 학습과 교수법 개발, 학습관리시스템(LMS)에 AI를 적용한 사례는 37.8%에 그쳤다. AI를 전혀 활용하지 않는 대학도 18.9%(28개교)에 달했는데, 이들 대학은 재정·투자 여력 부족과 전문 인력 확보의 어려움을 주요 원인으로 꼽았다. 지역별로도 수도권과 광역시 소재 대학의 대응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았고, 시·도 단위 지역 대학은 63.8%에 머물렀다.

일부 대학들은 전교생 대상 생성형 AI 서비스 제공이나 학사 구조 개편 등 보다 적극적인 인공지능 전환(AX) 전략을 추진하고 있다. 숭실대는 국내 대학 가운데 처음으로 AI 단과대학을 신설하고, AI 기술을 대학 전 교육·연구·행정 영역에 통합하는 AX 비전을 선포했다. 교직원과 재학생 전원을 대상으로 챗GPT, 클로드, 제미나이 등 유료 생성형 AI 서비스도 대학 차원에서 지원하고 있다.

숭실대 관계자는 “대학 구성원이 수업, 연구, 창의적 프로젝트, 창업 활동, 행정 업무 등 전 분야에서 유료 버전의 생성형 AI를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게 했다”며 “이번 지원 정책을 출발로 생애 주기별 ‘AI 통합 교육 모델’을 확립하고, 국제 공동연구와 스타트업 생태계 활성화를 통해 AI 시대의 표준 대학으로 도약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계명대는 전교생과 교직원을 대상으로 챗GPT와 제미나이 등 8종의 생성형 AI 서비스를 무상 제공하고, KT·한국마이크로소프트와 협력해 AI 기반 디지털 교육 혁신을 위한 ‘K-MIND 센터’를 설립했다. 부산대는 총장 직속 AX 선도위원회를 구성하고, 자체 거대언어모델(LLM) 구축과 AI 전용 데이터센터 조성을 포함한 중장기 로드맵을 추진 중이다.

교육 현장 지원에 AI를 접목한 사례도 늘고 있다. 경북대는 국립대 가운데 처음으로 정규 교과 전체에 AI 기반 실시간 통·번역 서비스를 도입했으며, 단국대는 전교생 대상 AI 교육을 실시하는 ‘AI 캠퍼스’를 조성하고 단과대별 AI-PD 교수를 배치했다. 국민대는 AI디자인학과를 중심으로 생성형 AI를 활용한 디자인·콘텐츠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다만 교육계에서는 이러한 AX 전환 흐름이 ‘평가 방식의 전환’까지는 이어지지 못한다고 꼬집는다.

황인성 사총협 사무처장은 “AI 활용을 전제로 사고 과정과 판단 근거를 검증하는 평가 체계를 재설계하기보다 여전히 AI 사용 여부를 사후에 판별하거나 규정 위반 여부를 따지는 대응에 머물러 있다”며 “대학별 재정·인력 여건에 따라 평가 체계 전환 속도까지 격차가 벌어질 경우 AI 전환이 단순한 기술 도입을 넘어 대학 경쟁력을 가르는 구조적 분기점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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