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세’ 이어 ‘투자 점검’도 기다린다…‘미국식 국가 자본주의’ 공습 [2년차 접어드는 트럼프 2.0 ④]

재집권 2년차⋯본격 투자이행 점검
고용과 생산 등 확인된 성과 요구할 듯
中견제 여파⋯대미 투자기업 불똥 우려
비전통적인 접근 방식도 경계 대상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로이터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재집권 2년 차에 접어들면서 경제와 무역 방면에서 미국의 대외 압박 수단은 이제 관세에 ‘투자 이행 점검’까지 더해질 것으로 예상된다. 숫자로 약속한 투자를 넘어 고용과 생산이라는 실체를 '얼마나 이행했는지'가 트럼프 행정부 평가의 핵심 기준이 될 것으로 관측된다.

18일 미국 투자컨설팅기관 유라시아그룹과 악시오스ㆍ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트럼프 행정부는 올해부터 대미 무역 협상을 마무리한 주요국을 상대로 현장에서 확인되는 성과를 요구할 것으로 전망된다. 투자 계획이 실제 공장으로 이어졌는지, 고용이 창출됐는지, 미국 경제에 어떤 기여를 했는지 본격적으로 평가하는 셈이다.

유라시아그룹은 분석 보고서를 통해 "투자의 성과가 미진하다고 판단될 경우, 또 다른 규제를 내세워 압박할 수 있다"라며 "작게는 입국(비자 심사의 강화)부터, 크게는 현지에 진출 외국계 기업에 대한 규제를 우려해야 한다"고 분석했다.

관련 보고서에 따르면 특히 주목되는 대목이 '미국 정부의 평가 방식 변화'다. 단순한 투자액 규모보다 ‘질’을 보겠다는 신호가 뚜렷하다. 고용 인원과 임금 수준, 현지 생산 비중 같은 지표가 강화될 가능성이 크다. 이는 한국 기업으로서 비용 구조 전반을 다시 짜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미국식 국가 자본주의' 확산 역시 대미 투자를 결정한 한국과 일본, 대만 등이 넘어야 할 벽이다. 중국을 겨냥한 미국의 보이지 않는 견제가 지속되는 가운데 한국과 일본ㆍ대만까지 여파가 이어질 수 있다.

▲기아 멕시코 공장 전경. 기아는 이곳에서 미국 수출형 소형차를 생산해왔다. (출처 기아 미디어)

예컨대 미국은 중국이 멕시코를 통해 미국으로 상품을 수출하는 것을 막는 데 집중하고 있다. 멕시코에서 미국으로의 자동차와 자동차 부품 수출 제한이 강화되면, 한국 자동차 제조업체의 사업 모델이 어려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에 한국 기업이 공장을 세웠다 한들, 부품의 상당 부분을 멕시코에서 생산하기 때문이다.

때문에 올해 예정된 미국·멕시코·캐나다 협정(USMCA) 재협상 여부에 따라 우리 기업의 희비가 엇갈릴 수 있다. 미국이 멕시코를 상대로 규제를 강화하며 중국을 견제할 경우, 이곳을 통해 미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들은 전략 수정도 불가피하다.

우리 정부의 외교적 대응이 적잖은 역할을 해낼 수 있으나 한계도 분명하다. 상호관세가 국가를 상대로 한 압박이었다면, 통상 압박은 점진적으로 개별 기업에 집중될 수 있다. 국가 간 협상으로 완충할 수 있는 공간은 좁아지고, 기업 스스로 미국 경제에 어떤 가치를 제공하는지를 입증해야 하는 것. 로이터는 "국가 대 국가의 문제에서 ‘기업 대 미국 시장’의 문제로 무게 중심이 옮겨가고 있다"고 분석했다.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들 역시 미국 행정부의 지속적인 투자 점검과 성과 평가에 대한 대응을 필요로 하고 있다. 미국 경제에 기여하고 있다는 명확한 증거를 쌓지 못한 기업은 언제든 압박의 대상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유라시아그룹은 "트럼프 대통령의 비전통적인 접근 방식, 법치주의 무시, 그리고 절차 위반에 대해 우려해야 한다"며 "결과적으로 대미 투자 기업들은 올해 주요 사업 결정에 있어 미국 정부의 투자이행 점검 여부를 반드시 반영하고 이를 적극적으로 알려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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