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금 유치가 부담으로⋯저축은행, 역마진 공포에 수신 조절

대출 막힌 저축은행, 예금 늘릴수록 비용 부담
예보 한도 상향에도 금리 낮춰 자금 유입 차단

저축은행 업계가 예금자보호 한도 상향이라는 호재에도 불구하고 예금 금리를 낮게 유지하며 사실상 수신 확대에 선을 긋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여파로 대출 여력이 위축된 상황에서 무리한 자금 유치는 역마진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판단에서다.

14일 저축은행중앙회 공시에 따르면 전국 79개 저축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평균 금리는 연 2.93%로 집계됐다. 전년(연 3.28%) 대비 0.35%포인트(p) 낮고, 2024년과 비교하면 0.95%p 하락한 수준이다.

통상 저축은행은 시중은행보다 높은 금리를 앞세워 수신을 확대해왔다. 그러나 최근에는 주요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연 3.0~3.2%)보다도 낮은 수준으로 내려오며 금리 역전 현상이 뚜렷해지고 있다.

수신 감소 흐름도 이어지고 있다. 저축은행 업권의 총 수신 잔액은 지난해 9월 말 105조 원에서 연말 99조 원으로 줄어 100조 원 아래로 떨어졌다. 지난해 9월 예금자보호 한도가 5000만 원에서 1억 원으로 상향됐지만, 금리 매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서 자금 유입 효과는 제한적이었다는 평가다.

저축은행들이 고객 이탈을 감수하면서까지 금리를 낮추는 배경에는 수익성 악화에 대한 경계가 깔려 있다. PF 리스크 관리 강화로 신규 대출이 크게 위축된 상황에서 고금리로 예금을 유치해도 이를 운용해 수익을 낼 마땅한 투자처가 없기 때문이다.

대출이 막힌 상태에서 예금만 늘어날 경우 경영 부담이 커질 수 있는 만큼, 무리한 외형 확대보다는 속도 조절과 내실 다지기에 방점을 찍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

저축은행 업계 관계자는 “2024년 PF 사태 이후 부실채권을 대거 매각하면서 대출 규모 자체가 줄었고, 이에 따라 수신도 자연스럽게 감소하는 흐름”이라며 “감소 속도가 과도하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이어 “대출 전략이 뚜렷하지 않은 상황에서 수신 금리를 높게 유지하면 역마진 위험이 커질 수밖에 없다”며 “단기적으로는 최소 상반기까지 보수적인 기조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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