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가 본궤도에 오르면서 '주민투표' 여부가 최대 변수로 부상하고 있다. 통합의 필요성에 대한 공감대는 형성됐지만, 최종 결정에 앞서 시도민의 직접적인 의사를 확인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속도보다 정당성과 지속 가능성을 우선해야 한다는 주문이다.
14일 부산시 등에 따르면, 부산·경남 행정통합 공론화위원회는 최근 행정통합의 경제·사회적 효과와 여론조사 결과를 담은 최종 의견서를 부산시장과 경남도지사에게 전달했다.
공론화위원회는 통합 추진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갈등 최소화와 정책 정당성 확보를 위해 주민투표를 거쳐 최종 결정을 내려야 한다고 권고했다.
공론화위원회는 전날 경남도청 프레스센터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최종 여론조사 결과를 종합하면 부산·경남 행정통합 추진은 타당성이 있다"면서도 "다만 지역 내 이견과 온도 차가 존재하는 만큼 주민투표를 통해 사회적 합의를 완성해야 한다"고 밝혔다. 이미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경남도의회 역시 통합 논의 과정에서 주민투표 필요성을 공식적으로 언급한 바 있다.
실제 여론은 과거보다 통합 쪽으로 기울었다. 공론화위원회가 부산·경남 거주 만 18세 이상 남녀 4047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사에서 53.6%가 행정통합에 찬성한다고 응답했다. 부산은 55.5%, 경남은 51.7%로 모두 과반을 넘겼다. 행정통합 인지율도 55.7%에 달해, 2023년 조사 당시 인지율 30% 수준, 찬성률 35.6%에 머물렀던 것과는 뚜렷한 대비를 보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행정통합을 둘러싼 시각차는 여전히 존재한다. 일부 지역에서는 통합 이후 행정 비효율이나 지역 정체성 약화를 우려하는 반대 의견도 만만치 않다. 이 때문에 행정통합을 ‘정책 결정’이 아닌 ‘주민 선택’의 문제로 돌려야 한다는 요구가 확산하고 있다.
주민투표 실시 여부는 최종적으로 박형준 부산시장과 박완수 경남도지사의 판단에 달려 있다. 두 단체장이 공론화위원회의 권고를 수용할 경우, 행정통합 추진은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게 된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남부권의 새로운 성장축을 만들고 국가 균형발전을 도모한다는 구상 아래 2022년부터 논의가 시작됐다. 이후 2024년 6월 양 시·도가 공동합의문을 발표하면서 논의는 속도를 냈다. 다만 통합 지방정부 출범을 위해서는 특별법 제정 등 넘어야 할 제도적 과제도 적지 않다.
부산시는 이르면 오는 2월부터 특별법 제정을 본격 추진하겠다는 방침이다. 부산시 관계자는 "실질적인 통합 효과를 내려면 통합 지방정부에 걸맞은 권한과 자율성이 확보돼야 한다"며 "정부 차원의 제도적·재정적 뒷받침이 필수적이어서 특별법 제정이 불가피하다"고 말했다.
행정통합이 지역의 미래 전략으로 자리 잡기 위해서는 속도보다 공감, 선언보다 동의가 우선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주민투표는 통합의 발목을 잡는 장벽이 아니라, 통합 이후를 견인할 최소한의 안전장치가 될 수 있다는 점에서 최종 선택의 무게가 커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