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료계 “의사인력 수급추계 우려”…정부와 또 각 세우나

김교웅 의협 대의원장 ‘특단의 조치’까지 거론

▲정은경(왼쪽에서 여섯 번째) 보건복지부 장관, 김택우(왼쪽에서 일곱 번째) 대한의사협회장 등이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2026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떡 케이크 커팅을 하고 있다. (노상우 기자 nswreal@)

“2년 전 의료사태 당시 가장 크게 우려했던 건 의사 수 정원 문제였습니다. 이번 의사인력 수급추계위원회에서도 너무 성급하게 발표하는 게 아닌가 우려스럽습니다.”

김택우 대한의사협회 회장은 8일 서울 용산구 대한의사협회 회관에서 열린 2026년도 의료계 신년하례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회장은 “올해는 폐허 속에 재건을 도약하는 한 해”라면서 “외국에선 2년에 걸쳐 추계하고 발표하는데 우리는 5개월 만에 너무 성급하게 결론을 내려가는 과정이 아닌가 싶다. 의료는 예측이 어렵고 불확실성이 많은 만큼 합리적인 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2024년 의정갈등의 영향으로 24학번과 25학번 의대생들이 같이 수업을 듣게 됐다. 김 회장은 “훌륭한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선 교육에 대한 지원이 필요하다. 지금과 같은 시스템으로 얼마나 견딜지 예측하기 어렵다”라면서 “전공의 수련환경 개선도 약속했는데 얼마나 개선됐는지 확인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2040년 240조 원, 2060년 700조 원의 건보 재정이 소요된다. 뒷받침할 수 있는지 고려해야 한다. 또다시 2년 전 국민적 재앙이 발생했던 의대 증원 문제가 되풀이되지 않기를 바란다”고 덧붙였다.

김교웅 의협 대의원회 의장은 정부에 대한 날 선 비판을 퍼부었다. 그는 “정부가 의사 부족을 논하는 건 지역·필수·공공 의료가 살아나지 않기 때문이 아닌가”라며 “중요한 건 의사 수가 아니다. 소위 필수의료과인 내외산소(내과·외과·산부인과·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지속해서 감소하고 있다. 정부가 지방의료를 살리기 위해 지방 전공의 정원을 늘렸지만, 지원자는 오히려 감소했고, 전국의 소아청소년과 전공의는 57명 정원에 13명만 지원했다. 현 상황도 해결하지 못하는데 10~15년 뒤 의사 수급을 추계한다는 게 얼마나 의료현장과 동떨어진 이야기냐”라고 꾸짖었다.

김 의장은 “정부의 변화가 없다면 대의원회는 특단의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라며 “망가진 의료를 회복할 기회는 지금뿐이다. 아픈 환자들이 마음대로 치료받을 수 있는 K-의료 환경이 다시 회복되길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이에 대해 정부는 저출생고령화로 인한 노령인구 돌봄 수요 급증, 응급의료, 소아 필수의료 공백, 지역의료 공백, 건강보험 재정 지속 가능성 해결 등을 위해 혁신이 필요하다는 뜻을 강조했다.

정은경 복지부 장관은 이날 축사에서 “정부와 의료계가 많은 갈등이 있었고, 그로 인한 상처도 깊다”면서 “그 모든 과정에는 대한민국 의료시스템을 바로 세우고 국민의 건강을 지키자는 공동의 목표가 있었다. 어려운 상황에도 묵묵히 소임을 다한 의료인이 있어서 대한민국 의료가 흔들리지 않았다. 장관으로서,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깊은 감사 말씀을 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 장관은 “의료계와 같은 문제의식을 느끼고 있다. 어려운 정책 여건 속에서도 진정성과 신뢰를 바탕으로 충분히 협의하겠다. 개혁할 수 있는, 개혁해야 하는 중요한 마지막 시기라는 절박함도 공유하고 있다. 정부가 정책을 추진함에 있어 의료계의 참여와 협력은 필수다. 국회와 시민단체 등의 도움과 절실하다. 변화를 만들어내야 하는 시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밖에도 더불어민주당 서영교·전현희·박희승·김윤 의원과 국민의힘 나경원·김예지·서명옥·한지아 의원, 개혁신당 이주영 의원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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