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공조 유지·과세 부담 회피
R&D 세액공제 등 인정으로 韓기업도 일부 혜택

5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미국 재무부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법인세에 15%의 최저세율을 설정하는 국제 과세 체계에서 미국 기업을 예외로 인정하는 새 규칙에 150여 개 국가 및 지역이 합의했다고 발표했다. 이로써 미국에 본사를 둔 기업들은 미국의 최저한세만 적용받고 OECD ‘필러2’에 따른 최저한세는 면제를 받게 됐다.
글로벌 최저법인세는 다국적 기업들이 세율이 낮은 국가에 사업장을 두거나 소득을 이전해 세금을 회피하는 관행을 막기 위해 도입됐다. OECD 주도로 마련된 이 제도는 연 매출 7억5000만 유로(약 1조2700억 원) 이상인 다국적 기업에 대해 최소 15%의 실효세율을 적용하는 것이 골자다. 해당 기업의 현지 관할권이 최소 세율을 적용하지 않으면 다른 국가가 해당 기업으로부터 세금을 징수할 수 있도록 하는 집행 규정도 포함하고 있다.
하지만 트럼프 행정부와 공화당은 이 조항이 미국의 조세 정책 결정권을 침해하며, 미국 기업에 대한 차별이라고 반발했다. 특히 미국 당국은 이미 자국 기업들이 충분한 수준의 최저세 부담을 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미국은 연간 이익이 10억 달러 이상인 기업에 대해 15%의 연방 법인 최저세를 적용하고 있으며, 미국의 국제조세 체계에 따라 해외에서 발생한 이익에도 12.6~14%의 세율을 부과하고 있다는 논리다.
트럼프 행정부는 글로벌 최저법인세 합의에서 공식적으로 이탈하지는 않았지만, 파기 위협과 보복 과세 가능성을 압박 카드로 활용하며 판을 뒤집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작년 1월 취임하자마자 행정명령을 통해 “글로벌 조세 합의가 미국에서 강제력 또는 효력이 없음을 분명히 해 미국의 주권과 경제적 경쟁력을 되찾을 것”이라고 선언했다.
지난해 하원 공화당 의원들이 세법을 제정하면서 포함한 899조 ‘보복세’조항도 강력한 지렛대였다. 미국은 새 세법 최종 표결 전에 보복세 도입을 철회했지만 주요 의원들은 언제든 이를 부활시킬 수 있다고 경고했다.
결과적으로 미국은 글로벌 공조 틀은 유지하되 자국 기업을 보호하는 선별적 예외를 관철하는 데 성공했다. WSJ는 “이러한 변경 사항은 미국 기업들이 그렇지 않으면 부담하게 될 세금으로부터 보호해 줄 것”이라며 “미국 기업들, 특히 대기업들에 명백한 승리”라고 짚었다.
한편 OECD의 최저한세 개편안에는 연구개발(R&D) 세액공제나 미국의 인플레이션감축법(IRA) 세액공제 등 ‘적격 세제 인센티브’에 해당하면 기업들이 해외 투자로 세액공제를 받아 법인세 실효세율이 15%를 밑돌더라도 추가로 세금을 내지 않는다는 조항이 포함돼 미국에 투자한 한국 기업들도 혜택을 일부 기대할 수 있게 됐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