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6 바이오 신약지형]②방사성의약품

글로벌 제약·바이오 시장에서 방사성의약품(RPT)이 차세대 항암제로 부상하고 있다. 항체약물접합체(ADC)가 정밀 표적 항암 치료의 가능성을 열었다면 RPT는 방사성 동위원소를 활용해 암세포를 직접 사멸시키는 방식이다. 업계에서는 2026년을 기점으로 RPT가 글로벌 항암 신약 지형의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을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5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RPT는 암세포를 표적하는 리간드(또는 항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방사성 동위원소, 그리고 이들을 연결하는 링커로 구성된 치료제다. 암세포 표면의 특정 수용체에 선택적으로 결합한 뒤 방사선을 방출해 세포 사멸을 유도하는 방식이다. 화학항암제나 기존 표적치료제에 비해 정상 조직에 대한 손상을 줄이면서도 강력한 항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세대 항암 치료법으로 주목받고 있다.
방사성의약품은 오랫동안 진단 영역에서 주로 활용됐다. 방사성의약품이 다른 항암제보다 암세포를 사멸하는 능력이 뛰어나지만 암세포를 표적하는 기술이 부족했다. 그러나 표적 기술의 발전으로 암세포를 정확히 표적할 수 있어 치료제 개발이 가능해졌다. 무엇보다 2022년 3월 노바티스의 전립선암 치료제 ‘플루빅토’가 미국 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으며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했다.
플루빅토는 방사성동위원소 루테튬(177Lu)이 전립선 암세포의 전립선특이막항원(PSMA)에 선택적으로 결합해 암세포를 사멸시키는 기전이다. 임상에서 유의미한 생존기간 연장 효과를 입증하며 출시 첫해 2억7000만 달러(약 39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했고, 2023년 9억8000만 달러(약 1조4000억 원), 2024년 13억9200만 달러(약 2조 원)의 매출을 올리며 글로벌 블록버스터 의약품 반열에 올랐다.
이후 글로벌 빅파마들은 RPT를 차세대 항암 전략으로 낙점하고 기술 확보에 속도를 내고 있다. 노바티스는 지난해 방사성의약품 개발사 마리아나 온콜로지를 17억5000만 달러(약 2조5000억 원)에 인수했고 아스트라제네카는 퓨전 파마를 20억 달러(약 2조9000억 원)에, 일라이 릴리는 2023년 포인트 바이오파마를 14억 달러(약 2조 원)에 각각 인수했다.
또 진단용과 치료용 RPT를 연계하는 ‘테라노스틱스(theranostics)’ 전략도 본격화되고 있다. 진단 단계에서 환자를 선별하고 치료 반응을 예측할 수 있어 임상 성공 확률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된다.
다만 RPT는 높은 기술적 진입장벽을 동시에 안고 있다. 방사성 동위원소 생산과 취급을 위한 인프라, 엄격한 규제 환경, 복잡한 제조 공정은 상용화의 주요 과제로 꼽힌다. 특히 동위원소 공급이 제한적인 상황에서 글로벌 수요가 급증하면서 향후 RPT 시장에서는 기술력뿐 아니라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능력까지 핵심 경쟁 요소로 작용할 가능성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RPT의 임상적 가치와 치료 확장 가능성이 부각되면서 시장 성장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글로벌 방사성의약품 시장 규모는 2025년 75억1000만 달러(약 10조8000억 원)에서 2034년 약 144억4000만 달러(약 20조9000억 원)로 증가하여 연평균 7.53%의 성장률로 확장될 것으로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