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설계·운항 데이터 공유로 2030년 국제 표준 선점 목표⋯내년 대규모 실증사업 착수
글로벌 조선·해운 시장의 패러다임이 인공지능(AI) 기반의 자율운항선박으로 급변하는 가운데 정부가 조선업계 및 해운업계와 손잡고 그간 서로 닫혀 있던 ‘데이터 빗장’을 풀고 미래 시장 패권 장악을 위한 ‘원팀’ 체제를 가동했다.
산업통상부와 해양수산부는 29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자율운항선박 M.AX(제조AX) 얼라이언스 전략회의’를 개최하고 민관 합동 협력체계를 공식 출범시켰다고 밝혔다.
이날 행사에는 김정관 산업부 장관, 김성범 해수부 장관 직무대행을 비롯해 국내 주요 조선·해운사 대표, AI 기업, 연구기관 등 100여 명의 핵심 인사가 참석해 한국 조선해양 산업의 새로운 도약을 다짐했다.
이번 얼라이언스 출범의 핵심 배경은 ‘실증 데이터 확보’에 있다. 그동안 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1단계를 통해 국제 항로 실증 등 성과를 거뒀으나, 2030년경으로 예상되는 국제해사기구(IMO)의 국제 표준 제정 경쟁에서 우위를 점하기 위해서는 실제 운항 데이터의 공유와 활용이 필수적이라는 업계의 공감대가 형성됐기 때문이다.
이날 출범한 M.AX 얼라이언스는 △속도 △연결 △상생이라는 3대 핵심 키워드(S.E.A.)를 비전으로 제시했다.
‘S’는 속도전을 의미하는 것으로 자율운항선박 기술을 가장 빠르게 개발・실증해 국제표준을 선점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 ‘E’는 연결을 의미하며 조선-해운ㆍ대-중소ㆍ공공-민간을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산업 협력 플랫폼 역할을 수행하겠다는 계획이다. ‘A’는 상생을 의미하며 얼라이언스를 통해 창출된 성과물들이 산업 생태계 전반으로 확산되는 상생 구조를 확립해 가겠다는 방향을 담고 있다.
얼라이언스에는 조선사, 해운사뿐만 아니라 네이버, KT 등 AI 기업까지 참여하여 총 50여 개 기관이 머리를 맞댄다. 앞으로 조선사가 보유한 설계 데이터와 해운사의 실제 운항 데이터, AI 기업의 알고리즘 기술을 결합해 자율운항 AI의 완성도를 획기적으로 높일 계획이다.
특히 이날 한국조선해양플랜트협회와 한국해운협회는 상생발전 협약을 체결하며 협력을 공식화했다. 양 협회는 내년 1분기부터 ‘조선해운 상생발전 전략협의회’를 구성해 △자율운항·친환경 선박 기술개발 △전문인력 양성 △국적선사와 국내 조선소 간 건조 협력 강화 등을 추진하기로 했다.
정부는 이를 뒷받침하기 위해 내년에 세계 최대 규모의 ‘자율운항선박 AI 학습용 공공 데이터셋 구축’ 실증사업에 착수하며, 지난달 예타를 면제받은 ‘AI 완전자율운항선박 기술개발’ 사업도 본격화한다. 또한 한국산업기술기획평가원과 한국해양진흥공사도 업무협약을 맺고 생태계 조성을 위한 자금 및 기술 지원에 나선다.
김정관 장관은 “우리 조선·해운산업이 험난한 파도를 이겨냈듯, 눈앞에 다가온 AI 파도도 힘을 모아 넘어야 한다”며 “세계 최고 조선 기술에 AI를 결합해 대한민국이 차세대 시장을 선도하도록 육성하겠다”고 강조했다.
김성범 장관 직무대행 역시 “자율운항선박은 게임 체인저”라며 “산업부와 긴밀히 협력해 실질적인 성과를 내도록 적극 지원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