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영연구원 "AI·재정이 떠받친다… 내년 한국경제 2% 성장"

보호무역 확산 속 AI 투자 경쟁…세계경제 3% 성장
국민성장펀드·SOC 확대…정부투자가 성장 견인
반도체는 웃고 전통산업은 ‘냉기’…격차 확대

▲한국경제 전망 (출처=LG경영연구원)

글로벌 경제가 보호무역 확산과 지정학적 불확실성 속에서도 인공지능(AI)과 재정 확대를 축으로 완만한 회복 흐름을 이어갈 것이란 전망이 나왔다. 한국경제 역시 정부 주도 투자와 반도체 중심의 AI 산업 호조에 힘입어 내년 2% 안팎의 성장률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된다.

LG경영연구원은 21일 ‘2026년 국내외 경제전망’ 보고서를 통해 “세계경제는 자유무역 약화와 공급망 재편으로 구조적 하방 압력이 커졌지만, AI와 인프라 투자가 이를 일부 상쇄하며 3% 내외 성장을 유지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국가별로는 재정 여력과 정책 대응 능력에 따라 성장 격차가 확대될 것으로 내다봤다.

미국의 관세 정책과 통상 마찰이 글로벌 교역을 제약하는 가운데, 각국은 생산성 저하를 만회하기 위해 AI·에너지·인프라 분야에 대규모 투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미국은 AI 데이터센터와 전략산업 투자가 경기 하방을 지탱하며 1% 후반대 성장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됐다. 유로존과 일본 역시 재정 규율 완화와 공공투자 확대를 통해 완만한 회복 국면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반면 중국은 구조 개혁과 제조업 중심의 성장 전략으로 올해보다 낮은 4%대 초반 성장에 그칠 것으로 분석됐다.

한국경제는 내년 확장적 재정정책이 본격적으로 성장의 마중물이 될 전망이다. LG경영연구원은 정부가 150조 원 규모의 국민성장펀드를 조성하고, AI 고속도로를 비롯한 사회간접자본(SOC) 투자를 대폭 확대하면서 설비투자와 건설투자가 동반 회복할 것으로 내다봤다.

특히 5년 연속 마이너스를 기록했던 건설투자가 플러스로 전환되고, 반도체 클러스터와 데이터센터 구축, 전력망 확충 등 전략 인프라 투자가 민간 투자를 끌어올릴 것으로 분석했다. 이에 따라 올해 1% 초반에 머물렀던 성장률이 2026년에는 2% 수준으로 회복될 것이란 전망이다.

수출 부문에서는 산업별 양극화가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인다. 고대역폭 메모리(HBM), 고용량 D램, SSD 등 AI 관련 반도체 수출은 두 자릿수 성장을 이어가며 한국 수출의 핵심 버팀목 역할을 할 전망이다. 글로벌 빅테크의 AI 설비투자 확대가 국내 반도체·장비·부품 산업 전반에 긍정적 영향을 미친다는 분석이다.

반면 석유화학·철강·가전 등 전통 주력 산업은 글로벌 수요 둔화와 중국과의 경쟁 심화로 회복이 더딜 것으로 예상됐다. 보고서는 “내년 한국경제는 성장률 숫자보다 산업 간 체감 격차와 기업별 자금조달 여건 차이가 더 큰 과제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주요 환율 전망 (출처=LG경영연구원)

국내 금융시장은 완화적 통화정책 기조 속에서도 차주·업종별 온도 차가 확대될 전망이다. 한국은행은 내년 중 0.25%p 추가 기준금리 인하에 나설 가능성이 높지만, 부동산 가격 상승과 원화 약세 부담을 고려할 때 인하 폭은 제한적일 것으로 예상된다. 시중금리는 국고채 발행 증가로 상승 압력을 받겠지만, 한국 국채의 세계국채지수(WGBI) 편입에 따른 외국인 자금 유입이 이를 상당 부분 상쇄할 것으로 보인다.

원·달러 환율은 상반기에는 대미 투자 집행과 해외 증시 투자 영향으로 높은 수준을 유지하다가, 하반기 들어 경상수지 흑자와 채권 자금 유입 효과로 점진적인 하락 흐름을 보일 전망이다. LG경영연구원은 2026년 원·달러 환율 연평균을 1400원 수준으로 제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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