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2.9% “내년 노사관계 더 불안”…2020년 이후 최고치
임단협 쟁점 ‘정년연장’ 1순위…주 4.5일제 부담도

국내 기업 10곳 중 7곳은 내년 노사관계가 올해보다 더 불안해질 것으로 전망했다. 노란봉투법 시행과 정년연장, 주 4.5일제 도입 논의가 동시에 겹치며 교섭 구조와 인건비, 노동시간을 둘러싼 ‘3중 충돌’이 예고된 데 따른 것이다. 제도 변화가 한꺼번에 몰리면서 노사 갈등이 구조적으로 증폭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회원사 151개를 대상으로 실시한 ‘2026년 노사관계 전망조사’ 결과, 응답 기업의 72.9%가 “2026년 노사관계가 2025년보다 더 불안해질 것”이라고 답했다고 21일 밝혔다. 이는 2020년 이후 노사관계 불안 전망 응답 비율 가운데 가장 높은 수치다.
노사관계 불안 전망의 가장 큰 이유로는 ‘노란봉투법 시행에 따른 교섭 갈등 및 노동계 투쟁 증가’가 83.6%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년연장·근로시간 단축 등 노동조합 요구의 다양화’가 52.7%를 차지했다.
경총은 노란봉투법 시행이 산업 현장의 갈등을 키울 가능성이 크다고 봤다. 노란봉투법은 노동조합법 2·3조 개정 등을 통해 하청 근로자도 원청 기업을 상대로 단체교섭을 요구할 수 있도록 하고 사용자 측의 손해배상 청구를 제한하는 내용이 핵심이다.
노란봉투법이 시행될 경우 ‘원청기업 대상 투쟁 증가로 산업현장 불안이 심화될 것’이라는 응답이 64.2%, ‘교섭 대상 확대에 따른 교섭 및 분규 장기화’가 58.3%로 나타났다.
반면, ‘노동시장 이중구조 완화’나 ‘노사 간 대화 촉진으로 분규 감소’ 등 긍정적 효과를 기대하는 응답은 각각 3.3%, 2.0%에 그쳤다

내년 임금 및 단체협약에서 가장 큰 쟁점으로는 ‘정년연장’이 49.7%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이어 ‘경영성과금 인상 및 임금성 인정’이 33.8%, ‘인력 충원’ 26.5%, ‘근로시간 단축’ 23.2% 순으로 집계됐다. 기업 경영에 가장 큰 부담을 줄 것으로 우려되는 고용노동 관련 법안으로는 ‘근로시간 단축(주 4.5일제 시행)’이 73.5%로 1위를 차지했고, ‘법정 정년연장’이 70.2%로 뒤를 이었다.
정년연장은 고령화 대응과 고용 안정 명분이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인건비 부담, 임금체계 조정 부담, 청년 고용 위축 우려와 함께 노사 간 세부 기준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제기된다. 또 주4.5일제 도입 논의는 노동시간 단축과 일·생활 균형 개선을 위한 긍정적 취지가 있으나, 기업 경쟁력 저하 및 생산성 감소, 인력 운용 부담이 갈등 요인으로 꼽히고 있다.
장정우 경총 노사협력본부장은 “노사관계가 더 불안해질 것이라는 전망이 2020년대 들어 가장 높게 나타난 것은 노란봉투법 시행과 정년, 근로시간 등 제도 변화 논의에 대한 기업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라며 “내년도 노사관계는 다양한 이슈가 예상되는 만큼 노사관계 안정을 위한 대화와 협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