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서울과 경기 시흥·안산을 연결하는 광역철도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올해에만 두 차례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통 시기 지연이 불가피할 전망이다. 착공 당시 올해 4월 개통을 목표로 했으나 더딘 공정률에 사고까지 겹치며 정상 운영 시점이 2030년 이후로 밀릴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21일 경찰과 소방당국,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18일 서울 여의도역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는 철근이 붕괴돼 노동자 7명이 매몰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4월 경기 광명시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구조물 일부가 붕괴하는 사고가 발생한 지 8개월 만이다.
신안산선은 안산 한양대 정거장에서 출발해 KTX 광명역, 구로디지털단지, 신풍, 영등포, 여의도 등을 잇는 노선이다. 개통 시 안산·시흥에서 여의도까지 이동 시간이 30분대로 단축돼 경기 서부권과 서울을 연결하는 핵심 교통 인프라로 평가받아왔다.
그러나 올해 들어 잇따른 대형 사고가 발생하면서 개통 시점은 당초 계획보다 더 늦춰질 가능성이 커졌다. 2020년 착공한 신안산선은 올해 4월 완공을 목표로 했지만, 공정 지연과 차량 제작사 납기 차질 등이 겹치며 지난해 5월 공사 기간을 20개월 연장하기로 합의했다. 이에 따라 완공 목표는 내년 12월로 한 차례 미뤄졌다.
여기에 4월 11일 광명 신안산선 공사 현장에서 도로 붕괴 사고가 발생하면서 해당 구간인 5-2공구 공사가 중단돼 일정은 또 한 번 차질을 빚고 있다. 당시 업계에서는 개통 시점이 내년에서 2년가량 더 늦춰져 2028~2029년께가 될 것이란 전망을 내놨다. 국토교통부는 현재 광명 사고와 관련해 건설사고조사위원회를 운영 중이며 원인 규명이 지연될 경우 조사 기간이 당초 예정된 내년 1월 말 이후로 연장될 가능성도 거론된다.
이런 가운데 최근 여의도역 사고가 터지면서 이 구간 또한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사 재개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국토부는 여의도역 신안산선 현장 전반에 대한 전수조사를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이에 따라 전체 공사 기간은 최소 수개월이 더 걸려 최종 완공이 2030년이 될 수 있다.
전문가들 역시 개통 지연은 불가피하다는 데 무게를 두고 있다. 강경우 한양대 교통물류공학과 교수는 “지하철과 같은 대형 인프라 공사는 사고 발생 시 조사위원회 구성과 매뉴얼 검증 등에 상당한 시간이 소요돼 공기 지연이 불가피하다”며 “특히 한 구간만 공사가 중단돼도 노선 전체 개통 일정에 영향을 미치는 구조적 특성이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과거 대형 사고를 겪으며 절차가 축적된 만큼 여의도 사고의 경우 광명 사례처럼 장기 지연으로 이어지진 않을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사고가 반복되자 신안산선 시공사인 포스코이앤씨는 전 현장에 특별안전대책을 적용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고위험 공정에 대한 공법과 작업 순서, 장비와 인력 투입 방식 등을 재점검한다는 방침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현장별로 사고 가능성이 높은 요소를 집중 점검해 공정별·현장별 맞춤형 개선 대책을 마련할 예정”이라며 “특별안전대책을 신안산선 공사가 완료될 때까지 지속해서 관리·운영하고 점검·개선 결과를 토대로 전사 안전관리 기준과 현장 운영 방식을 계속해서 보완해 나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