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비서실장 “관세정책, 내부서 의견 크게 갈렸다⋯트럼프, 알코올 중독자 성격”

“관세정책, 트럼프 대통령 의지로 빠르게 추진”
“정리 안 된 채 밀어붙인 결정” 내부 비판 공개
“부통령은 음모론자, 머스크는 마약 중독자로 보여”
인터뷰 파장 확산에 와일스 “악의적 왜곡” 주장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 (AP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꼽히는 수지 와일스 백악관 비서실장이 한 언론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관세정책과 관련해 백악관 내부에서 심각한 의견 충돌이 있었다고 말했다. 아울러 트럼프 대통령을 알코올 중독자에 비유해 이번 인터뷰 파장이 클 것으로 보인다.

16일(현지시간) 월스트리트저널(WSJ), AP통신 등에 따르면 와일스 비서실장은 미 대중문화 월간지 배니티 페어와의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올 4월 2일을 ‘미국 해방의 날’이라고 명명하며 모든 국가에 최소 10% 이상의 상호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했던 것과 관련해 “사실상 정리되지 않은 생각을 그대로 말한 셈이었다”고 말했다.

이는 관세정책 시행 시 일어날 파장, 순기능과 역기능 등을 제대로 따져보고 진행한 것이 아닌 트럼프 대통령 개인의 강한 의지에 따라 관세정책이 예상보다 빠르게 추진됐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은 한국을 비롯해 무역 적자가 심각하다고 평가한 60여 개 국가를 따로 선정해 10%의 기본관세에 국가별 개별관세를 추가한 고율의 상호관세를 적용했다.

이 여파로 전 세계 금융시장이 충격을 받은 것은 물론 이후 트럼프 대통령이 몇 번의 관세 유예를 발표하는 변덕스러운 모습을 보이며 글로벌 불확실성을 증대시키는 결과를 초래했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관세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좋은 생각인지에 대해 백악관 내부에서 엄청난 이견이 있었다”면서 “참모진들은 관세를 현재의 모든 문제를 해결할 정책으로 보는 쪽과 재앙이 될 것이란 쪽으로 나뉘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당시 나와 J.D. 밴스 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에게 ‘팀이 완전히 의견 일치를 하지 않았으니 오늘은 관세 이야기를 하지 말자’고 말했었다”며 관세정책 추진을 늦추려 시도했다고도 말했다.

금융시장의 불안정성은 물론 미국의 물가 상승이 관세정책 때문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상황에서 백악관 내부에서도 해당 정책에 대한 의견이 크게 갈렸다는 내용의 이번 인터뷰는 파장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고 AP통신은 전했다.

이외에도 와일스 비서실장은 트럼프 행정부 주요 각료에 대한 자기 생각을 밝히기도 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에 대해 “그는 알코올 중독자의 성격을 가지고 있다. 자신이 할 수 없는 일은 없다고 믿으며 행동한다”며 “내 부친이 알코올 중독자였기에 그러한 성격의 사람들이 술을 마실 때 과장된 모습을 보이는 걸 잘 알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그는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성착취범 제프리 엡스타인이 성범죄를 저지른 호화저택이 있는 섬을 방문했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에 대해 “그에 대한 증거가 없다. 그 점에 관해선 대통령이 틀렸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밴스 부통령에 대해선 “그는 지난 10년간 음모론자였다”며 “그가 트럼프에 대한 비판자에서 적극적 지지자로 돌아선 것은 순전히 정치적인 이유”라고 비판했다.

와일스 비서실장은 정부효율부를 이끌었던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에 대해 말하며 “그는 케타민 중독자로 보였다. 천재들이 대개 그렇듯 그도 이상한 사람이었다”고 평가했다.

한편 인터뷰 논란이 확산하자 와일스 비서실장은 소셜미디어(SNS) 엑스(X·옛 트위터)를 통해 “오늘 새벽에 공개된 내 인터뷰 기사는 나와 대통령 및 백악관을 대상으로 한 부정직하게 꾸며진 악의적인 기사”라는 게시글을 올렸다.

이어 “여러 중요한 맥락은 무시됐고 나와 다른 사람들이 트럼프 행정부에 대해 언급한 상당 부분이 악의적으로 누락됐다”며 “대통령과 백악관 행정부가 혼란스러운 상황에 있다고 부정적으로 주장하기 위해 그런 기사를 쓴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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