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말특수 불씨 살려라’...주류업계, 저도주·무알콜 음료 매출에 사활

내수 부진에 달라진 음주 문화에 특수 상실
주류 소비량, 코로나 이전 수준 회복은 아직
일상 속 브랜드 경험 확장 전략 가속화

▲제로 슈거 소주 ‘새로’, ‘가챠샵’ 팝업스토어에 길게 늘어선 대기줄 (사진제공=롯데칠성음료)

연말 특수는커녕 예년보다 부쩍 줄어든 단체 모임, 회식 문화의 변화로 인해 주류업계의 고민이 깊어지고 있다. 내수 부진에 ‘웰니스’, ‘헬시 플레저’ 등 건강 트렌드가 주류 소비에도 영향을 미치자, 국내 주요 업체들은 저도주‧무알콜‧라인업 확대 등에 집중되고 있다.

14일 주류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비상계엄 정국으로 부쩍 줄어든 연말 모임이 다소 살아나는 분위기지만, 실제 주류 매출이 급격하게 늘지는 않는 추세다. 주류업계 한 관계자는 “소위 ‘소폭(소주+맥주)’ 과음 문화는 지양하고 저도주나 논알콜에 대한 선호도가 높아진 상황”이라며 ”정작 송년회를 해도 술 없이 아예 다른 활동을 하는 경우도 많아, 연말 특수 기대감도 줄었다”고 전했다. 또 다른 주류기업 관계자도 “엔데믹에도 술 소비와 회식 문화 자체가 많이 바꼈고, 지난해 말 비상계엄 사태로 연말 모임이 위축됐던 흐름이 올해도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국가통계포털(KOSIS)에 따르면 우리나라 1인당 주류 소비량은 2008년 9.5ℓ(리터)로 정점을 찍은 뒤 코로나19 팬데믹 시기 7.7ℓ 수준으로 떨어졌다. 2022년 소폭 늘었지만 2023년 7.8ℓ 수준에 머물렀다. 지난해 국내 희석식 소주 출고량도 전년 대비 3.4% 줄어든 81만5712㎘로 집계됐다.

과음하는 문화도 사라진 분위기다. 질병관리청이 전국 보건소 258곳의 지역 주민 건강 실태를 분석한 ‘2025년 지역사회 건강조사’에 따르면 올해 5~7월 한 번의 술자리에서 남자는 7잔(또는 맥주 5캔) 이상, 여성은 5잔(또는 맥주 3캔) 이상을 최소 주 2회 마신 고위험 음주율은 12%로 작년 동기 대비 0.6%p(포인트) 줄었다.

이로 인해 각 업체의 매출도 빠지고 있다. 하이트진로의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은 작년 동기 대비 각각 2.3%, 22.5% 줄었다. 같은 기간 롯데칠성음료 주류부문 매출도 5.3% 감소했다.

주류기업들의 마케팅 전략도 자주 술 마시는 이들이 아닌 평소 술을 안마시는 사람에게로 향하고 있다. 연말 특수에 의존하기 보다는 일상 속 브랜드는 물론 제품을 경험하는 전략에 투자하는 추세다.

롯데칠성음료의 제로 슈거 소주 ‘새로’가 대표 사례다. 새로는 헬시플레저 트렌드에 부응해 최근 새로 팝업스토어를 열고 소비자의 자연스러운 브랜드 경험을 유도하고 있다. 새로 캐릭터인 ‘새로구미’를 활용한 가챠(Gacha, 랜덤 뽑기) 팝업스토어는 서울 주요 상권인 서울 송파구 방이동 먹자골목‧건대입구역‧홍대 축제거리 등 3곳에서 운영 중이다.

▲하이트진로 0.00 (사진제공=하이트진로음료)

주류업계는 저도주를 선보이는 등 라인업을 다양화하고 있다. 시즌 수요 대신 일상에서 가볍게 즐길 수 있는 제품 등을 추가해 새로운 고객 잡기에 나서는 것. 롯데칠성음료는 과실탄산주 ‘순하리 레몬진’을 알코올 도수 4.5도, 7도, 과당을 뺀 9도 ‘레몬진 제로나인’으로 다양화했다. 지난달 ‘순하리 자몽진’도 공개했다.

하이트진로는 알코올 도수 3도의 과실탄산주 브랜드 ‘이슬톡톡’을 제로슈거 콘셉트로 새단장했다. 기존 도수를 유지하되, 무당류 제품으로 바꿔 기존 제품 대비 칼로리를 64% 줄였다. 또 2023년 43도 고도수 증류주 ‘일품진로 오크43’ 출시 이후 젊은 층의 저도주 니즈를 반영한 증류주 ‘오크25’도 선보였다.

알코올이 아예 없는 제품도 잇달아 선보이고 있다. 웅진식품은 업계 최초로 논알코올 와인도 선보이기도 했다. 하이트진로음료는 무알코올 음료 개념이 생소하던 2012년 11월 국내 최초로 무알코올 맥주맛 음료 ‘하이트제로0.00’을 선보였다. 2021년에는 ‘올프리(All-Free)’ 콘셉트로 리뉴얼하며 알코올뿐 아니라 칼로리와 당류까지 모두 제로화했다. 이 덕분에 하이트진로0.00은 국내 무알코올 맥주 시장 점유율 1위를 꾸준히 유지하고 있다. 2025년 상반기 기준 94억 원의 판매액으로 점유율 37.5%를 기록했으며, 이는 2024년 대비 2.2%포인트, 2023년 대비 6%포인트 상승한 수치다.

하이트진로음료 관계자는 “MZ세대의 가치소비, 책임 있는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헬시플레저’ 트렌드가 맞물리면서 무알코올 맥주의 성장세는 당분간 계속될 것”이라며 “저희가 제시한 ‘제로의 혁신’은 이제 한국을 넘어 글로벌 주류 트렌드의 한 축으로 자리 잡아가고 있다”고 자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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