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 탄소중립 전략을 현행 규제 중심에서 기술개발 지원으로 전략의 중심축을 전환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대한상공회의소와 서울대학교는 10일 상의회관에서‘제8회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를 공동으로 개최했다.
이날 세미나는 ‘새 정부의 탄소중립·에너지 정책 방향과 과제’를 주제로 구체적인 탄소중립 이행 방법론을 논의하기 위해 마련됐다.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 세미나’는 최태원 대한상의 회장의 제안으로 국가적 아젠다인 탄소중립과 에너지 정책의 해법을 모색하는 취지에서 2022년부터 개최됐으며, 이번이 8번째 행사다.
최태원 대한상공회의소 회장은 개회사를 통해 “기후 규제는 예전보다 약해지고 글로벌 금융시장의 녹색 투자 증가세는 감소하고 있으며, 안타깝게도 실제 탄소 중립을 이행할 수 있는 기술들의 상용화 시기도 조금씩 늦어지고 있다”며 “외부 환경이 계속 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 기업은 나름대로 생존도 해야 하고 경쟁력도 계속 유지를 해야 하는데 저탄소 전환에 대한 요구도 동시에 받고 있다”고 말했다.
최 회장은 “일본은 GX(Green Transformation) 전략으로 산업과 에너지 기술 정책을 통합해서 성장과 탈탄소, 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구하는 통합적인 정책 패키지를 가동하고 있다”면서 “우리나라도 조금 더 테크놀로지를 중심으로 한 통합적인 새로운 방법론이 필요하다”라고 강조했다.
김성환 기후에너지환경부 장관은 "앞으로 탄소 중립과 녹색 대전환으로 막대한 규모의 신시장이 창출될 것으로 전망된다”면서 "이에 대비해 전기화를 가속화하고, 재생에너지 가격 경쟁력을 제고하는 한편, 녹색 산업을 우리 경제의 핵심 동력으로 성장시켜 미래 산업 경쟁력을 주도하기 위해 노력해나가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첫 번째 세션에서 전문가들은 규제 중심의 탄소 감축 체계가 가진 한계를 지적하며, 산업 전환을 뒷받침할 탄소 중립 혁신기술 개발 정책의 필요성과 구체적 추진방안을 논의했다.
정은미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산업부문의 탄소 중립 정책은 한국 산업이 어떤 구조로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장기 비전과 사회적 공감대가 전제돼야 한다”며 “규제 강화만으로는 기업 활동 위축 위험이 있는 만큼 산업 성장을 견인할 혁신기술 개발 중심의 정책 전환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일본은 GX(Green Transformation) 전략을 통해 산업·에너지·기술 정책을 통합하고 성장·탈탄소·에너지 안보를 동시에 추진하는 종합 패키지를 운영 중이다. 특히 20조 엔 규모의 GX 경제이행채 발행, 탄소가격제 도입, 전환금융 활성화, 세제·보조금 지원 등 정부의 정책 지원과 금융, 인센티브를 결합하여 기업의 탈탄소 투자와 기술 개발을 유도하는 것이 핵심이다.
조홍종 단국대학교 교수는 “철강·석유화학·시멘트 등 난감축산업은 기존 기술만으로는 감축에 한계가 있어 과학적 감축 로드맵과 대규모 기술개발 투자가 필수”라며 “일본처럼 정부가 명확한 중장기 방향을 제시하고 이를 뒷받침할 제도·재정 지원을 통해 민간 투자를 촉진하는 혁신 생태계 조성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에서는 탄소 중립 달성을 위한 기후테크의 역할과 과제가 논의됐다. 참석자들은 우리 경제가 에너지 다소비 산업 중심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기술혁신 없이는 목표 달성이 어렵다는 데 공감했다. 이를 위해 △실증 지원 확대 △민간투자 유인 △규제 합리화 △인력·인프라 기반 강화 등 통합적 지원체계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