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국내 어묵 산업의 패러다임을 바꿨다는 평가를 받는 삼진식품이 기업공개(IPO)를 앞두고 글로벌 시장 공략에 속도를 내고 있다. 단순 수산가공품을 넘어 '브랜드 경험 식품'으로 확장하며 해외 소비 패턴 변화까지 겨냥한 전략이 주목된다.
9일 서울 63스퀘어에서 열린 IPO 기자간담회에서 삼진식품은 브랜드 파워, 생산 내재화, 상온 제품 개발을 핵심 축으로 한 성장 청사진을 제시했다.
삼진식품은 어묵 베이커리·체험관 등 업계에서 보기 드문 체험형 공간을 운영하며 어묵을 '먹는 제품'에서 '경험하는 브랜드'로 끌어올린 기업으로 평가된다. 이 같은 시도는 소비자 신뢰로 이어져 한국산업의 브랜드파워(K-BPI) 수산가공식품 부문 5년 연속 1위의 성과로 나타났다.
실적 역시 우상향을 기록 중이다.
매출은 2023년 846억 원에서 2024년 964억 원으로 증가했고, 올해 3분기 누적은 761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7% 늘었다. 영업이익률도 2.6%(2023년)에서 5.7%(올해 3분기 기준)로 개선돼 수익성 면에서도 안정 궤도에 올랐다.
K콘텐츠와 K팝 열풍으로 해외에서 한국 식품 수요가 커지는 가운데, 삼진식품은 이를 글로벌 확장의 기회로 해석했다.
현재 싱가포르·인도네시아·베트남 등에서 어묵 베이커리를 운영하며 현지에서 직접 제품을 경험하도록 하는 전략을 펴고 있다. 수출국도 13개국으로 확대됐다.
미국 시장에서는 H마트 입점 확대를 기반으로 코스트코·월마트 등 대형 유통망 진출을 추진 중이다.

삼진식품은 내년 상반기 글로벌 유통환경에 맞춘 상온 어묵 제품을 내놓는다.
상온 제품의 한계로 지적돼 온 비린맛과 식감을 개선하고, 유통기한을 12개월로 늘려 해외 온·오프라인 채널 모두에서 취급 가능하게 한 점이 특징이다.
박용준 삼진식품 대표는 "어묵은 고단백·저지방으로 글로벌 식품 트렌드인 헬시플레저와 그린푸드 흐름에 부합한다"며 "상온 제품과 해외 매장 확대를 통해 라면·김에 이은 차세대 K푸드 대표주자가 되겠다"고 말했다.
삼진식품 성장의 또 다른 기반은 밸류체인 내재화다. 연구·개발, 원재료 조달, 생산, 판매까지 모두 직접 운영한다.
특히 연육은 해외 산지에서 직접 매입해 품질·가격 안정성을 확보했고, 장림·감천공장 두 기지를 통해 연 1만1104톤 규모의 생산 CAPA를 보유하고 있다. 상장 후에는 설비 투자와 물류 고도화를 통해 생산 효율을 더욱 끌어올릴 계획이다.
박용준 대표는 기자간담회 말미에 삼진식품의 정체성을 '수산단백질 식품기업'으로 확장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했다.
최근 글로벌 식품기업들이 대체단백질·해양단백질로 사업 영역을 넓히는 흐름과 맞물린 발언이다.
박 대표는 "어묵은 단순 제수 제품이 아니라 지속 가능한 해양단백질 플랫폼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며 "장기적으로는 어묵을 넘어 수산단백질 기반의 글로벌 식품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