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33년 129억 달러까지 시장 규모 성장

글로벌 제약사들이 잇따라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 실패를 발표했다. 미국 존슨앤드존슨(J&J)과 덴마크 노보노디스크가 임상에서 의미 있는 효과를 입증하지 못하며 연구 중단 또는 방향 전환에 나서면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개발의 어려움이 재차 부각하고 있다.
25일 제약바이오업계에 따르면 노보노디스크는 ‘위고비’란 제품명으로 잘 알려진 비만·당뇨 치료제 ‘세마글루타이드’ 기반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로 두 건의 임상 3상을 진행했으나 기대에 미치지 못한 결과를 얻었다. 세마글루타이드는 뇌 염증 조절과 대사 개선을 통한 인지 기능 보호 효과가 주목받았지만, 실제 임상에서 명확한 인지 저하 개선을 입증하지 못한 것으로 평가됐다.
노보노디스크의 최고과학책임자이자 R&D 부문 부사장인 마틴 홀스트 랑게(Martin Holst Lange)는 “알츠하이머병에 대한 미충족 수요와 여러 지표적 데이터를 바탕으로, 성공 가능성이 낮음에도 세마글루타이드의 잠재력을 탐구할 책임이 있다고 느꼈다”고 말했다. 노보노디스크는 해당 결과에 따라 1년간의 연장 연구를 중단하기로 했다.
J&J도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포스디네맙(posdinemab)’이 임상 2상에서 임상적 악화를 유의미하게 늦추지 못했다며 연구 중단을 선언했다. 타우 단백질을 타깃하는 단클론항체 기전인 포스디네맙은 기존 아밀로이드 표적 약물 대비 차별화된 기전으로 기대를 받았으나, 임상적 효능 검증에 실패했다.
앞서 J&J는 2028년 포스디네맙을 출시해 50억 달러(7조3695억 원) 이상의 매출을 올릴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1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패스트트랙(신속심사)으로 지정 당시 빌 마틴(Bill Martin) 글로벌 신경의학 치료제 부문 대표는 “지구촌 전반의 평균연령이 고령화되면서 파괴적인 진행성 질환으로 인한 영향에 직면한 환자 수가 지속해서 늘고 있다”며 “J&J는 알츠하이머의 진단이 이뤄진 순간부터 이 증상의 진행을 차단하는 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현재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허가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는 바이오젠의 ‘아두카누맙’, 에자이·바이오젠의 ‘레켐비’, 일라이릴리의 ‘키순라’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약물 역시 발병 초기 환자에서만 제한적으로 효과를 보여 부작용과 투약 편의성 문제 등으로 시장 내 미충족 수요가 큰 상황이다.
한 바이오업계 관계자는 “알츠하이머병은 발병 원인이 복합적이고 뇌는 약물이 도달하기 가장 어려운 장기 중 하나라서 치료제 개발이 쉽지 않다”며 “글로벌 제약사들이 치료제 개발에 앞다퉈 뛰어들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낸 제품이 많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전 세계적인 고령화로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시장 규모는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글로벌 시장조사기관 MARC에 따르면 2024년 전 세계 알츠하이머 치료제 시장 규모는 81억 달러(약 11조9458억 원)로 추산되며, 2033년에는 129억 달러(약 19조210억 원)로 불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알츠하이머병은 진행성 신경변성질환의 일종으로 전 세계 치매 환자의 60~80%를 차지하고 있다. 현재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장기적으로 인지기능 저하와 일상생활 능력 상실하고 최종적으로 사망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