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아프리카 리튬광산 70% 선점...한국 자원개발률 0.2%
투자개발형 사업 초기 참여 불가능한 구조적 한계
법 개정 지연될수록 공급망 경쟁서 뒤처질 우려

한국 수출입은행의 20년간 직접투자 실적은 11건, 총 554억원. 중국 수출입은행이 일대일로 사업에 연간 수백억 달러를 투자하고, 일본 국제협력은행(JBIC)이 연간 수십억 달러를 직접투자하는 것과 비교하면 투자 기능이 미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가장 극명한 차이를 보이는 분야가 핵심광물 확보다. 중국은 아프리카 리튬 광산의 상당 부분을 선점했다. 짐바브웨에서 시노마인이 비키타 광산을, 화유코발트가 아카디아 광산을 확보했고, 나미비아에서는 중국 기업들이 리튬 채굴을 진행하고 있다. 말리와 콩고에서도 간펑리튬과 BYD가 광산을 확보했다.
2025년 중국이 아프리카를 포함해 전 세계에서 통제하는 광산에서 생산될 리튬은 70만5000톤으로 전망된다. 글로벌 점유율이 24%에서 32%로 증가하는 것이다. 중국 정부가 손실을 감수하며 기업과 공동 투자한 결과다.
반면 한국 기업들의 해외 자원 투자는 한계에 직면한 사례가 포착된다. 포스코홀딩스가 아르헨티나 옴브레 무에르토 염호에서 수산화리튬을 생산하고, 호주 필간구라 리튬 광산에 합작 투자했지만 대부분 가공 중심이다. LG에너지솔루션과 LG화학이 모로코에서 중국 기업과 협력하는 것도 가공·생산 단계에 그친다. 원광을 직접 확보한 사례는 드물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투자개발형 사업은 통상 투자자가 먼저 모집되고 나중에 대출을 받는 구조인데, 현행법상 대출과 연계해야만 출자가 가능하다"며 "대출 심사 단계에 가면 이미 투자자 모집이 끝난 상태라 초기 지분 참여 기회를 놓치게 된다"고 말했다.
한국 정부의 해외 자원개발률은 낮아지고 있다. 신전략광물(리튬·희토류) 자원개발률은 2014년 24.9%에서 2024년 0.2%로 추락했다. 구리도 최근 몇 년간 12.2%에서 8.3%로 하락했다. 2018년 이후 문재인 정부가 해외 광산 전면 매각 방침을 세우면서 호주 물라벤 유연탄, 미국 로즈몬트 구리광산, 칠레 산토도밍고 구리광산 등을 매입원가 이하로 손실 매각한 결과다.
미국과 일본의 접근은 다른 방식이다. 미국은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을 통해 향후 10년간 4850억 달러를 정부 직접 보조금 형태로 제공한다. 손실감수 구조를 확실히 마련한 것이다. 일본은 설비투자 비용의 최대 3분의 1을 직접 보조한다. 라피더스 같은 반도체 기업에 2025년도에만 1000억엔을 지원하기로 했다.
일본 JBIC의 투자 사례는 더욱 대조적이다. 호주 로이힐 철광석 프로젝트에 한·미·일 수출신용기관이 공동으로 대규모 투자를 진행했고, 모잠비크 LNG 프로젝트에 30억 달러를 투자했다. 15-20년 장기 프로젝트도 마다하지 않는다. 초기 손실을 감수하더라도 장기적으로 자국 기업의 안정적 원료 조달을 보장하려는 전략이다.
수출입은행의 최근 직접투자는 2021년 5월 대원전선 전환사채 50억 원이었다. 이마저도 전액 회수를 완료했다. '손실 없는 투자'이긴 하나 이는 역설적으로 제대로 된 위험 투자를 하지 않았다는 점을 보여준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부보증채로 조달한 자금은 회수가 확실한 것만 투자해야 한다"며 "수은이 직접 출연할 수 있게 되면 손실 여력이 생겨 상대적으로 위험성이 높은 핵심광물이나 인프라 투자를 활성화할 수 있다"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