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MF "내년 韓 성장률 1.8%"…성장 반등 전망에도 하방리스크 여전

IMF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韓, 올해 0.9% 성장"
"중기 재정기조 '중립'…향후 5년간 재정여력·부채수준 양호"
"무역리스크 심화·AI 수요 둔화 등 우려…수출기반 다변화해야"

▲경기 평택항에 수출입 컨테이너가 쌓여 있는 모습 (뉴시스)

국제통화기금(IMF)이 내년 한국 경제가 1.8%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올해 0%대 성장 부진을 딛고 내년부터는 추가경정예산(추경) 등 본격적인 정책 효과 등으로 뚜렷한 회복세를 보일 거라는 관측이지만, 글로벌 통상 불확실성과 인공지능(AI) 수요 둔화 등에 따른 하방 요인을 배제할 수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IMF는 24일 발표한 '2025년 한국 연례협의 보고서'에서 올해 한국 경제가 종전 전망치(세계경제전망·10월)와 같은 0.9%, 내년 1.8%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올해 하반기부터 소비심리 개선 등 영향으로 민간소비가 회복되고 내년에는 추경 효과가 본격화하고 기저효과도 맞물리면서 2%에 육박하는 성장세를 보일 거라는 분석이다.

해당 보고서는 IMF 한국 미션단이 9월 11~24일 기획재정부, 한국은행 등 주요부처 및 관계기관과 실시한 면담 등을 토대로 작성됐다.

물가상승률은 올해 상반기 소폭 상승에도 원화 절상·유가 하락 등의 영향으로 올해 2.0%, 내년 1.8% 목표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봤다. 경상수지는 실효관세율 상승으로 올해와 내년 흑자가 줄겠지만 중기적으로는 수출 회복·해외투자소득 증가로 점차 개선될 것으로 봤다. 또한 한국의 단기 재정확장에도 중기 재정기조가 중립적이며 향후 5년간 재정 여력, 부채 수준이 양호하다고 평가했다.

IMF는 한국의 올해 추경, 내년 예산안의 지출 우선순위가 IMF의 권고와 일치한다고 평가했다. 충분한 정책 여력, 경제 상황 등을 감안할 때 현 시점에서 완화적 통화·재정정책이 적절하다는 설명이다.

아울러 "경기 하방 위험이 현실화하면 적절한 시점에 추가 완화 정책도 고려할 수 있다"며 성장 지원 효과가 높은 연구개발, 혁신 분야 투자 강화를 조언했다. 잠재성장률 회복 이후에는 물가상승 압력 등을 고려해 재정정책 기조를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금융 부문은 최근 한국 정부의 부동산시장 안정화 대책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 노력 등을 긍정 평가했다. 기업가치 제고를 위한 상법 개정, 외환시장 구조개선 등이 '코리아 디스카운트' 완화, 국내 장기투자 기반 확충에 기여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내년 경제의 주요 하방 요인으로는 통상 불확실성이 꼽힌다. 올해가 미국 트럼프 정부의 고율 관세 정책에 따른 심리적 불안감이 지배한 시기였다면, 내년은 관세 부과 등 실제 정책이 집행되며 각국의 실물 경제 타격이 가시화할 거라는 분석이다. 올해 한국 수출의 버팀목 역할을 한 AI 반도체 시장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IMF는 "무역 및 지정학적 리스크 심화 가능성, AI 수요 둔화에 따른 반도체 부진 등과 같은 하방 위험도 상존한다"고 내다봤다. 특히 수출 측면에서 한국이 첨단제조업 분야에 높은 비교 우위를 갖고 있지만, 특정 국가·품목 의존도가 높은 만큼 AI 도입·연구개발(R&D) 확대 등으로 경쟁력을 유지하면서도 서비스 수출 확대·역내 교역 강화 등 수출 기반을 다변화할 것을 조언했다.

산업연구원도 이날 발표한 '2026년 경제·산업 전망'에서 내년도 우리 경제가 완만한 회복 흐름을 유지하겠지만 대내외 하방 리스크가 그 어느 때보다 높다고 진단했다. 산업연구원은 올해 한국 경제가 1.0%, 내년 1.9%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홍성욱 산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미국의 보편관세 부과와 대중국 견제 심화가 글로벌 교역을 위축시킬 것"이라며 "특히 무역확장법 232조 등 파생상품에 대한 관세가 확대 적용될 경우 자동차, 철강 등 주력 산업의 불확실성은 최고조에 달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발 공급 과잉에 따른 구조적 문제도 불확실성 요인으로 지적됐다. 철강과 석유화학 등 기초 소재 산업은 중국의 자급률 향상과 저가 밀어내기 수출 공세에 밀려 내년에도 단가 하락과 수익성 악화라는 이중고를 겪을 것으로 진단이다. 산업연구원은 이같은 리스크를 반영해 내년 연간 수출액이 올해(7005억 달러)보다 0.5% 줄어든 6971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환율 역시 안심할 수 없는 상황이다. 산업연구원은 내년 원·달러 환율이 1390원대의 높은 수준을 유지할 것으로 내다봤다. 고환율은 수입 물가를 자극해 내수 회복세에 찬물을 끼얹을 수 있다.

홍 선임연구위원은 "2026년은 지정학적 리스크와 통상 환경의 격변기 속에서 산업 경쟁력을 재확인하는 한 해가 될 것"이라며 "반도체 편중 심화를 해소하고 트럼프발(發) 파고를 넘을 정교한 통상 전략이 시급하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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