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셀트리온이 글로벌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 대응을 위한 총력전을 벌인다. 송도·예산·오창에 대규모 원료의약품(DS)·완제의약품(DP) 신규 공장을 구축해 국내외에서 단계적 증설 전략을 펼치며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를 확충한다.
서정진 셀트리온그룹 회장은 19일 오전 열린 온라인 기자간담회에서 “2030년이면 송도 생산능력만으로는 미국을 제외한 글로벌 수요를 충족하기 어렵다”며 “이에 대비해 국내에 신규 DS·DP 공장을 구축하고 지역별 수출 목적에 맞게 적시에 물량을 공급할 수 있는 생산 체계를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이달 16일 서울 용산 대통령실에서 열린 ‘한미 관세 협상 후속 민관 합동회의’에서 향후 3년간 인천 송도, 충남 예산, 충북 오창 등에 4조 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의약품 관세 정책에 대응해 미국 뉴저지주 브랜치버그 소재 일라이 릴리의 생산시설 인수‧증설에만 최소 1조4000억 원을 투자하기로 결정한 데 이은 대규모 투자 결정이다.
송도에는 캠퍼스 내 건설 중인 액상 완제의약품 공장에 더해 신규 원료의약품 공장을, 예산에는 완제의약품 공장, 오창에는 사전충전형주사기(PFS) 생산공장을 건설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18만 리터 증설 비용을 검토한 결과 신규 부지 매입 시 약 1조8000억 원, 기존 잉여부지 활용시 약 1조6000억 원이 소요된다”라며 “동일 조건에서 36만 리터까지 확장하면 비용도 2배 증가한다. 자체 제품만 보면 18만 리터 증설만으로도 충분하지만 위탁생산(CMO) 사업 확대 시 36만 리터 증설도 검토 중”이라고 설명했다.
투자 자금은 자체 감당이 가능하다는 계산이다. 서 회장은 “올해 3분기 대비 4분기 매출은 최소 30% 이상 증가하고 매출원가율과 영업이익률이 개선되는 등 주요 지표에서 성장세가 예상된다”며 “필요한 투자는 충분히 자체적으로 감당할 수 있다. 보유 중인 자사주 활용 방안도 필요할 경우 주주와 논의해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날 간담회에서는 미국 공장의 구체적인 증설 계획도 공개됐다. 1차 증설로 3년에 걸쳐 1만1000리터 배양기 3기를 추가하고 이후 미국 내 제품 수요 상황을 고려해 2차로 1만1000리터 배양기 3기를 추가해 합계 6만6000리터 증설을 총 5년에 걸쳐 진행할 계획이다. 두 번에 걸친 증설에 총 7000억 원의 추가 자금이 쓰인다. 공장 인수 즉시 증설 착공에 들어갈 수 있도록 연말까지 설계 및 각종 허가 준비를 완료할 계획이다.
서 회장은 “지난해 위탁개발생산(CDMO) 사업을 공식 선언하고 미국 공장 증설 계획까지 발표하자 곧바로 CMO 문의가 들어오기 시작했다. 지난해 말 설립한 셀트리온바이오솔루션(셀바솔)이 CDMO 영업을 본격적으로 맡게 될 것”이라며 “셀트리온이 인프라를 보유하고 셀바솔이 영업해 발주하는 구조가 중복 투자를 막고 효율성을 높인다. 셀트리온이 수주 물량을 처리하는 체계를 갖출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셀트리온은 지난해 12월 CDMO 전문 기업인 셀바솔을 출범했지만 미국 공장 인수 이후 두 회사의 역할이 겹칠 수 있단 점이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서 회장은 별도로 CDMO 설비를 구축하면 이중투자 문제가 발생한다는 점을 지적하며 셀트리온이 생산을 맡고 셀바솔이 영업을 담당하는 방식이 가장 효율적이란 설명이다.
셀트리온의 신약 개발은 연말부터 성장 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항체약물접합체(ADC)·다중항체 신약은 현재 10종 이상 파이프라인에서 출발해 2027년에는 임상 단계 10종을 포함한 총 20종으로 확대된다.

비만 치료제는 내년 허가용 전임상에 착수할 계획이다. 기존 글루카곤유사펩타이드(GLP)-1 기반 이중·삼중 작용제를 넘어 사중 타깃 작용 신약으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다.
서 회장은 “현재 비만 치료제는 근육 감소란 한계가 있지만 차세대 이중·삼중·사중 작용제로 갈수록 이런 부작용을 줄이며 효능을 극대화하고 있다. 전임상에서 독성과 효능이 명확히 입증되면 이후 개발 속도는 더욱 가속화될 것”이라며 “환자 참여 의향이 높아 임상도 상당히 빠르게 진행될 가능성이 크다”라고 강조했다.
바이오시밀러는 2038년까지 연평균 2~3개의 신규 제품이 출시될 예정으로 총 41개의 제품군을 갖출 전망이다. 기존에 강점을 보이는 자가면역질환, 항암제 영역에서 파이프라인을 강화하는 동시에 아토피 피부염, 혈우병, 천식, 발작, 면역항암 등 새로운 영역으로 보폭을 넓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