걸프만 정유시설, 중질유 필요로 해
중국에 자원수출권 넘기는 것도 경계
석유부국 가이아나와 영토분쟁도 영향

13일 AP통신과 오일프라이스닷컴 등에 따르면 표면적인 명분은 ‘마약 운반선 차단’이지만 실상은 마두로 정권 전복, 나아가 원유 공급망과 자원 통제권을 둘러싼 에너지 패권 전략이 작동하고 있다.
시릴 비더쇼벤 힐타워리소스어드바이저 수석연구원은 “트럼프 행정부가 표면적으로는 베네수엘라의 국제 마약 밀매 역할을 저지한다는 명분으로 군사적 준비를 강화하고 있으나 그 규모와 방식은 러시아의 우크라이나 침공 직전 펼쳤던 ‘훈련 활동’을 연상시킨다는 분석이 나온다”면서 “아직 공식 결정을 내리지 않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은 중남미 및 카리브해의 세력 판도뿐 아니라 러시아·중국·이란이 얽힌 글로벌 석유시장 전반에 중대한 지각변동을 가져올 모든 시나리오에 대비하는 전략을 펼치는 것으로 보인다”고 해석했다.
베네수엘라는 세계 최대 원유 매장국이며 무엇보다 중질유 공급의 핵심지이다. 미국 걸프만의 정유시설 상당수는 바로 이 중질유와 혼합유 수급을 전제로 설계돼 있어 베네수엘라산 원유 수급에 차질이 생기면 해당 시설들에 부담될 수 있다. 미국은 지난해 베네수엘라산 원유를 하루 평균 22만2000배럴 수입했다. 이들 원유의 약 90% 걸프만 정유시설로 향했다.
또 트럼프 행정부는 마두로 정권이 중국·러시아 국영기업과 협력해 자원 수출권을 넘기는 것을 미국 에너지 안보에 대한 위협으로 보고 있다. 따라서 마두로 정권에 대한 압박은 베네수엘라 석유산업을 서방 체계로 되돌리기 위함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베네수엘라가 최근 석유부국으로 부상한 가이아나와 에세키보 지역을 놓고 영토 분쟁을 격화시키고 있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이 지역은 가이아나 국토의 약 3분의 1을 차지하며 바로 이 지역 앞바다에서 엑손모빌 등이 대규모로 해상 유전을 개발하고 있다. 베네수엘라가 가이아나를 압박하면 엑손모빌을 비롯한 서방 석유기업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중남미 에너지 지정학 판도를 흔들 수 있다. 마코 루비오 미국 국무장관은 3월 말 가이아나를 방문해 “베네수엘라 정권이 이 나라나 엑손모빌을 공격한다면 매우 나쁜 날이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