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값 치솟자 골드뱅킹에 뭉칫돈…잔액 2조 원 첫 돌파

3개 시중은행 골드뱅킹 잔액 2조633억⋯첫 2조 원 돌파
골드뱅킹 계좌 수도 역대 최대⋯지난해 1월보다 22%↑
실물 금 수요 뜨거워⋯골드바 판매량 올해 들어서만 633억

국내 주요 시중은행의 골드뱅킹(금통장) 잔액이 사상 처음으로 2조 원을 넘어섰다. 금값이 연일 최고가를 경신하는 가운데 안전자산인 금으로 투자 수요가 집중되면서 골드뱅킹에 뭉칫돈이 몰리고 있다.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골드뱅킹을 취급하는 KB국민·신한·우리 등 3개 시중은행의 전날 기준 골드뱅킹 잔액은 2조 633억 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지난해 1월(8353억 원)과 비교하면 147% 급증한 수치다.

골드뱅킹 잔액 증가 속도는 해마다 가팔라지고 있다. 2024년 1월 5668억 원이었던 골드뱅킹 잔액은 그해 10월 7773억 원으로 소폭 늘었다. 그러다 지난해 5월 1조617억 원에 이어 10월 1조5130억 원을 기록했고, 증가세가 가속하면서 전날 2조 원대로 불어났다. 불과 2년 사이 잔액이 약 3.6배 확대된 셈이다.

잔액 증가와 함께 골드뱅킹 계좌 수도 역대 최대 수준을 기록했다. 3개 시중은행의 골드뱅킹 계좌 수는 전날 기준 33만6438개로 지난해 1월(27만5424개)과 비교하면 22%가량 늘어났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골드뱅킹 상품 출시 시점은 은행별로 다르겠지만, 계좌 잔액은 지금이 최대치"라며 "금에 대한 선호도가 계속 높아지고 있으니 당분간은 수요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골드뱅킹은 국제 금 시세와 환율에 맞춰 계좌에 예치한 돈을 금으로 적립하는 상품이다. 영업점에 방문하지 않고도 모바일뱅킹으로 계좌를 만들어 입금하면, 은행이 국제 시세에 따라 금을 구매해 적립해준다. 0.01그램(g) 단위 거래가 가능해 저가로도 매입할 수 있다.

실물 금에 대한 수요는 더욱 뜨겁다. 5대 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골드바 판매량은 2024년 1655억 원에서 지난해 6902억 원으로 4배 넘게 급증했다. 이달 1일부터 19일까지 판매량만 633억 원에 달한다. NH농협의 경우 2024년 한해 골드바 판매량이 총 59억 원이었는데, 올해는 이달 들어서만 46억 원어치가 팔렸다.

이날 기준 한국거래소 KRX금시장에서 1㎏짜리 금 현물의 1g당 가격은 22만4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해 10월 17일 이후 약 3개월 만에 22만 원 선에서 유지되는 모습이다.

전날 기준 금 1돈(3.75g) 매입 시 가격은 97만1000원으로, 100만 원에 바짝 다가섰다. 국내 금값은 올해 들어서만 10.5% 상승했고, 최근 6개월 사이에는 무려 50.3%나 폭등하며 2배 가까이 뛰었다.

금값 상승의 배경으로는 불안한 국제 정세 등이 꼽힌다. 미국의 니콜라 마두로 대통령 체포를 위한 베네수엘라 공습과 이란 정권의 전국적 시위탄압, 그린란드 관세 사태 등이 악화하면서 미국과 유럽 간 긴장이 고조되고 있다.

영국 일간 파이낸셜타임스(FT)가 집계한 글로벌 금융기관 11곳의 전망에 따르면 올해 말 국제 금 가격 평균 전망치는 온스당 4610달러로 제시됐다. 지난해 연간 상승률 64%와 비교하면 상승 속도는 크게 둔화될 것이란 관측이다. 글로벌 투자은행(IB)들의 경우 JP모건은 5055달러, 골드만삭스 4900달러, 모건스탠리 4800달러를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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