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LG·효성, 벤츠와 연쇄 회동
배터리·센싱·디스플레이 협력 강화

삼성, LG, 효성 주요 경영진이 올라 칼레니우스 메르세데스 벤츠 회장과 릴레이 회동을 갖고 글로벌 전장(차량용 전자·전기장비) 사업 협력 강화에 나섰다. 특히 삼성과 LG는 전장을 미래 성장동력으로써 적극적으로 육성하고 있는 만큼 차량용 반도체·디스플레이부터 배터리, 조명 부품까지 전 사업에서 협업 확대 방안을 폭넓게 논의했다. 이번 회동으로 글로벌 전장 시장에서 국내 기업들의 진일보된 성장이 기대된다.
13일 업계에 따르면 칼레니우스 회장은 오후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에서 LG 주요 계열사 경영진들과 회동하며 방한 일정을 시작했다. 칼레니우스 회장이 한국을 찾은 건 2023년 8월 이후 2년 만이다. 당시 그는 권봉석 LG그룹 부회장을 포함해 그룹 주요 계열사 CEO들과 디스플레이 등 사업 협력을 다졌고, 최재원 SK 수석부회장과도 배터리 사업을 논의한 바 있다.
칼레니우스 회장은 회동 전 취재진과 만나 "LG는 벤츠의 오랜 강력한 파트너"라며 "LG와의 뛰어난 기술 협력이 오늘 미팅의 목적"이라고 말하며 LG와의 끈끈한 협력 관계를 과시하기도 했다.
이날 LG에서는 조주완 LG전자 CEO, 정철동 LG디스플레이 CEO, LG에너지솔루션 김동명 CEO, LG이노텍 문혁수 CEO 등 자동차 부품 사업과 관련된 주요 계열사의 경영진이 총출동했다. 이들은 △전기차 중심의 미래 모빌리티 △디지털화와 자동화를 통한 유연하고 지속 가능한 글로벌 생산 네트워크 등 벤츠의 비전 실현을 위한 파트너십을 강화하는 방안에 대해 협의했다.
LG는 전기차 부품·디스플레이·배터리·자율주행센싱 분야의 차세대 솔루션 라인업을 폭넓게 갖춘 만큼 부품 사업 역량을 결집한 ‘원 LG 솔루션’으로, 벤츠와의 시너지를 극대화한다는 계획이다.
LG는 벤츠와 20년간 파트너십을 이어가고 있다. LG전자는 차량용 인포테인먼트, 첨단운전자보조시스템(ADAS) 등을 공동 개발하고 있으며, 유기발광다이오드(OLED) 기반 인포테인먼트 시스템을 프리미엄 전기차인 EQS 모델에 탑재한 바 있다. LG디스플레이는 2020년부터 차량용 플라스틱(P)-OLED를 공급 중이다. LG에너지솔루션은 9월 벤츠와 대규모 전기차 배터리 공급 계약을 체결하며 중국을 제치고 주요 공급사로 자리 잡았다. 지난달에도 벤츠와 50.5GWh 규모의 장기 공급 계약을 맺은 바 있다.
특히 이번 회동 이후 LG이노텍도 벤츠와 직접적인 거래를 성사할지 주목된다. LG이노텍은 벤츠와 차량용 카메라 모듈, 라이다, 레이더 등에서 협업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에서는 이재용 회장이 직접 나서 칼레니우스 회장과 서울 용산구 한남동에 있는 승지원에서 만찬 회동을 가졌다. 두 사람이 만난 건 5월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중국발전포럼(CDF)' 이후 약 6개월 만이다. 만찬에는 최주선 삼성SDI 사장, 크리스천 소봇카 하만 CEO도 동석해 계열사별 협력 범위를 넓히는 데 주력할 것으로 보인다.
삼성은 BMW, 아우디와는 차량용 반도체, 전기차용 배터리를 공급하며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지만, 벤츠와의 관계는 상대적으로 미미하다는 평가다. 현재 전장 자회사 하만을 통해 벤츠의 럭셔리 전기차 EQS에 탑재되는 인포테인먼트 시스템 MBUX 플랫폼을 공급하는 수준이다.
다만 이번에 이 회장이 직접 나서는 만큼 벤츠와의 진일보된 공급 협력 관계 구축이 기대된다. 이 회장은 2017년 당시 하만을 주도적으로 인수하는 등 전장 사업에 각별한 애정을 쏟고 있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전장사업팀을 하만협력팀으로 확대 개편하면서 하만을 중심으로 전장 사업 역량을 결집했다.
특히 삼성SDI가 벤츠에 차량용 배터리를 공급할 수 있을지 주목된다. 벤츠와 차세대 배터리 공급망을 구축할 경우 BMW, 아우디를 포함해 독일의 3대 프리미엄 완성차 브랜드를 모두 고객사로 확보하게 된다.
한편 칼레니우스 회장은 이날 조현상 HS효성 부회장과도 만남을 가졌다. HS효성 계열사인 HS효성더클래스는 벤츠 차량 판매와 서비스를 담당하는 공식 딜러사다. 또한 타이어코드, 에어백 등 자동차 핵심 부품을 주력으로 생산하는 HS효성첨단소재와도 협력 가능성이 점쳐진다.











